[헤럴드POP=박서현기자]◆유튜브에 밀렸던 방송 예능, MBC가 살렸다
2023년은 몇 년간 유튜브 웹예능에 시청자들을 빼앗기면서 주춤했던 방송 예능이 다시 빛을 보는 해였다. ‘나 혼자 산다’의 치트키 팜유즈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리즈가 대박나면서 시청자들을 다시 방구석에 앉힌 것.
지난 10년간 매주 금요일 저녁을 책임져오던 MBC 대표 예능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는 여러 차례 논란을 겪으며 시청률 롤러코스터를 타왔다. 그리고 지난 2021년 5년만 PD를 전격 교체. 새로운 시도를 한 ‘나혼산’은 ‘팜유즈’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팜유즈’는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로 먹는 것을 좋아하는 멤버로 구성됐다. 서로의 기름진 얼굴을 보며 ‘팜유'(식용유)라고 팀명까지 지은 이들은 찰떡 케미는 물론 폭풍 먹방으로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며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말 베트남에서 열린 ‘제1회 팜유 세미나’는 시청률 전국 기준 9.2%를 기록했으며, 지난 7월 목포로 떠난 팜유즈는 수도권 기준 10.1%를 기록했다.(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제공) 여기에 지난 15일에는 대만에서 ‘제3회 팜유 세미나’가 개최돼 또 한 번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나혼산’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자랑하는 기안84도 ‘나 혼자 산다’에서 함께한 PD와 손잡고 만든 새 예능 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로 2023년 예능계를 뒤흔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계일주’는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 기안84가 친구들과 무계획 현지 밀착이라는 여행 스타일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며 겪는 해프닝을 담는 프로그램.
지난해 12월 남미로 첫 여행을 떠난 기안84는 최고 5.2% 시청률을 기록. 높은 화제성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 기세를 이어 인도편은 최고 6.1%,를 기록했으며, 현재 방송 중인 시즌3는 최고 5.7%를 기록 중이다. OTT 다시보기를 애용하는 시청자들이 많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시청률이 아닐 수 없다. 자유로운 영혼 기안84에 감겨버린 시청자들은 올해 MBC 연예대상 주인공이 기안84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대호·덱스, 예능 샛별들의 등장
2023년, 예능계의 판도를 뒤바꾼 스타들이 등장했다. 바로 김대호, 덱스다. 앞서 언급했던 ‘나 혼자 산다’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에 큰 공을 세웠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김대호는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기안84와는 또 다른 자유로운 영혼의 일상을 보여줘 대세로 떠올랐다. 이후 지난해 9월 방송됐던 MBC 파일럿 프로그램 ‘도망쳐’부터 ‘구해줘 홈즈’ 속 코너 ‘집 보러 왔는대호~’, 유튜브 채널 ’14F 일사에프’, ‘위대한 가이드’, ‘솔로동창회 학연’, ‘카 투 더 퓨처-20세기 소년들의 자동차 수다’ 등 다수의 MBC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덱스는 넷플릭스 연애 예능 ‘솔로지옥2’에 출연하며 대세 메기남에 등극했다. 솔직한 매력으로 Z세대의 심장을 저격한 덱스는 이를 시작으로 유튜브 ‘덱스의 냉터뷰’, 티빙 ‘피의 게임2’, JTBC ‘웃는 사장’, 넷플릭스 예능 ‘좀비버스’, MBC에브리원 ‘나는 지금 화가 나있어’,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 2,3′, 넷플릭스 연애 예능 ‘솔로지옥3’ 등에서 고정으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특히 오는 29일 열릴 MBC 연예대상 MC로 합류. 대세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김대호와 덱스는 MBC 연예대상 신인상을 두고 치열하게 대결 중이다. 누가 받더라도 납득이 갈만큼 2023년 예능계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친 두 사람. 그 결과에 시선이 더욱 쏠리고 있다.
◆적수 없는 ‘나는 솔로’..세계관 확장까지 예고한 인기 돌풍
ENA·SBS Plus ‘나는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 지난 2021년부터 첫방송돼 꾸준히 사랑 받아온 ‘나는솔로’가 돌싱특집으로 꾸며진 16기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편성 회차, 시청률, 화제성까지 모두 역대급이다. 가짜뉴스, 도르마무, 경각심 등 키워드로 여러 사건을 만들어낸 ‘나는 솔로’ 16기는 본방송 다음날 수차례 사과문이 올라왔다. 그만큼 욕도 많이 먹었지만 대중엔 제대로 동했다. 각종 커뮤니티, SNS 등에 ‘나는 솔로’ 밈들과 짤이 도는 등 이른바 ‘도파민 끝판왕’ 프로그램이 된 것.
연예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효리는 최근 라이브 방송에서 “원래 연애 프로그램 안 좋아하는데 ‘나는 솔로’는 인생 프로그램이고 휴먼다큐라고 해서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완전 빠져들었다. 미친 사람처럼 몰아봤다”라고 말했다. 지난 9월 MC 데프콘은 “김우빈이 이이경에게 너무 부럽다고 이야기했다”며 그가 팬임을 대신 언급했고, 이진욱 또한 최근 유튜브 채널 ‘TEO 테오’에 출연해 “‘나는 솔로’를 보다 보면 나도 한번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영수 또는 영식을 맡고 싶다. 보다 보면 ‘나는 솔로’가 배우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진짜 상황이 다보니 도움이 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SBS 유튜브 ‘문명특급’은 ‘나는 솔로’ 연예인편을 기획하기 위해 직접 출연자들을 찾는 중이기도 하다. 이처럼 2023년 예능계를 돌이켜보면 ‘나는 솔로’는 뺄래야 뺄 수 없는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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