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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치과의사의 내부 고발…”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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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경력의 현직 치과의사가 치과업계에 만연해 있는 고질적 문제에 대한 내부 고발에 나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저렴한 치료 대신 비싼 치료를 권하고,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치아도 뽑은 뒤 임플란트하는 일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개인병원 은퇴 후 지난해부터 건강검진 치과의로 일하고 있는 김광수씨는 최근 발간된 도서 ‘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통해

다른 치과의사들로부터 따돌림받을 위험을 감수해가며 어두운 ‘영업 비밀’을 폭로했다.

‘치과외전·현직 치과의사의 쓴소리’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그는 “오늘날 일부 타락하고 상업화되고 과잉진료가 판치는 치과계에 경종을 울리고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도 떳떳하게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영업 비밀을 밝히는 이유에 대해 “국민의 치아와 주머니를 보호하기 위함이고, 더는 모든 치과의사가 국민의 불신을 받는 사태까지 가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예방치과 전문의사로서 ‘치과계가 이렇게 타락해도 되는가’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장사를 잘하는’ 치과에 가면 멀쩡한 치아도 나쁜 충치로 바뀐다고 주장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아말감 충전 치료 대신 이보다 20~30배 비싼 금·인레이 치료를 바로 권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개원가가 지나친 상업성 경영, 영리 추구에만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김씨는 한국이 ‘임플란트 천국’이라고 비판했다. 신경을 치료해 치아를 살리는 것은 외면하고 손쉽게 임플란트 시술을 권하며 그냥 발치해버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책에서 “임플란트의 가장 큰 장점은 결손치의 경우 그것을 수복(修復)하는데 옆 치아를 깎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브릿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 해 왔고 살릴 수 있는 치아도 쉽게 뽑는 경향이 생겨났다. 박기 어려운 자리에도 무리하게 골이식을 하고 박다가 의사나 환자가 모두 고생하는 일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돈 되는 임플란트 시술을 배우기 위해 상당수 개원의가 주말이면 임플란트 관련 세미나를 다니고, 수천만 원을 들여 해외 연수도 다녀오는 현실도 지적했다. 이제 치과 한 곳에만 여러 명의 임플란트 전문의가 있거나 아예 임플란트만 전문으로 하는 치과 병원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저자는 임플란트를 하고 약 10년 뒤면 치조골이 녹아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다시 임플란트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렇기에 최대한 자신의 이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다른 치과의사들을 향해 이제는 임플란트를 해서 돈을 잘 벌 수 있는 시대, 치과의원이 다른 것을 해서 돈 버는 시대도 끝났다고 봐야한다고 경고했다. 이제 치과의사는 그저 묵묵히, 성실히 예방 지도하고, 충치 치료해 주고, 칫솔질 잘 가르쳐 주는 소박한 직업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치과의사로서 보람 있게 살려면 예방을 잘해주거나 공중보건사업을 하고 보건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환자의 8.7%가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8.6%가 증가한 것으로 2018년 대비 38.9% 늘어난 수준이다. 또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70세 이상 인구 중 20개 이상 자연 치아 보유율은 48%에 불과하다.

임플란트 수술비는 2014년 처음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만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본인부담률 50%로 시작했다가 2015년 만 70세 이상, 2016년 만 65세 이상으로 연령을 확대해 왔으며, 현재 만 65세 이상에 2개까지 보험 혜택(본인부담률 30%)이 적용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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