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이하 후지필름 코리아)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임훈 후지필름 코리아 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경쟁이 심화하는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후지필름 코리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본사는 현재 후지필름 코리아 사무실과 함께 복합문화예술공간 ‘파티클’을 운영하고 있다.
임훈 후지필름 코리아 사장은 약 20년간 전자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다. 해태그룹에서 시작해 인켈, 소니코리아 등을 거쳐 2011년 신설된 현 후지필름 코리아에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어 2017년 경영 성과를 인정받으며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5년째 후지필름 코리아에서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일본에 본사를 둔 후지필름은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후지필름 코리아는 그 가운데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1년 9월 출범했다. 현재 X 시리즈와 라지 포맷 센서의 GFX 시리즈 등을 제품군으로 두고 있다. 이 밖에도 프로젝터를 비롯해 최근 한국에 출시한 쌍안경 등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임 사장은 한국이 전체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는 지역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다른 글로벌 지사와 비교했을 때 한국 지사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후지필름 본사 전체 매출 중 한국은 10위권 이내 비중을 차지하는데, 한국 시장 중요도는 그보다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시장이 어떻게 운영되고, 직영점 매출 비중은 어느 정도며 중형 카메라, 즉 라지 포맷 카메라 사업을 어떻게 전개하고 있는지 등을 보면서 다른 글로벌 지사가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벤치마킹하기도 한다”며 “이런 것들이 되게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한국 시장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2030 고객 비중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후지필름 코리아는 5년 전 30% 수준이었던 정품 등록자 중 2030 고객 비중이 현재 76%까지 커졌다. 46%가량 확대된 것이다. 임 사장은 이에 대해 전시회를 통한 유입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젊은 층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전개하며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임 사장은 “디지털카메라는 고가 제품이 많기 때문에, 예컨대 일본에서도 대부분 5060 고객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유독 젊은 층이 많은 한국도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지만 여러 활동을 통해 젊은 고객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지필름 코리아는 3일간 제품을 대여해 주는 렌털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용 고객 가운데 약 80%가 2030 고객층인데 이를 통해 실제 제품을 구입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내년 한국 시장을 공략할 핵심 키워드로는 △중형 카메라 △영상 시장 △직영 채널 매출 증대 등을 꼽았다. 먼저 라지 포맷 센서를 탑재한 미러리스 사용 확대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전체 매출 중 라지 포맷 카메라 비중은 약 20%로 높은 수준이다.
또 쇼룸과 같은 직영 채널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후지필름 코리아는 기본적으로 100% 직영점 체제가 아닌 지역마다 고객이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대리점 체제까지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이에 대리점과 직영점 간 균형을 적절히 맞춰 운영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장 트렌드인 영상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임 사장은 “카메라가 예전에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도구로만 활용됐다면 지금은 영상 쪽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영상 시장이 그만큼 커지고 있으니 이에 초점을 맞춰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제품군을 다양하게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후지필름 코리아는 내년 영화나 드라마 제작 시 사용하는 시네마 렌즈 제품군을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아직 검토 중이지만 내년 새로운 품목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영상 시장에서 입지를 보다 확대하는 전략을 모색한다.
여기에 지난 7월 한국에 첫선을 보인 쌍안경도 시너지 품목으로 활용한다. 쌍안경은 매출 규모가 작지만 카메라와 연관성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콘서트나 뮤지컬 혹은 스포츠 경기 등에서 쌍안경 활용성을 강조한다.
임 사장은 “쌍안경 판매량을 늘리기보다는 제품이 활용될 수 있는 영역에 대해 고민하며 활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처음부터 국내에 쌍안경을 출시하기를 기다린 것은 아닐 테니 이런 활동과 과정을 거치면 그때부터 매출이 생기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쌍안경은 매년 10%씩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후지필름 코리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다. 기부와 연계해 파티클 등 두 곳에서 열고 있는 전시회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전시 관람객 1명당 1000원씩 회사가 적립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캠페인을 전개한 지 1년 4개월여 동안 모은 기부금은 약 1700만원에 달한다.
또 전시장에서는 예술 작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해당 수익 중 50% 역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전시회에 대한 고객 관심도 꾸준히 이어지는 추세다. 코로나19 당시부터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총 방문객은 1만8000명에 달한다. 방문 시 고객 역시 기부에 자동 참여하기 때문에 이 또한 전시회를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임 사장은 “올해부터 후원이나 협업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며 “후지필름 코리아가 2011년 설립돼 내년 13년 차를 맞는데, 설립 초기 한국 시장에 대한 적응기를 지나면서 회사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메라 분야) 관련 학생이나 단체에서 후지필름 코리아를 필요로 한다면 협업하거나 후원을 통해 이들이 저희 제품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특히 올해부터 단체, 학교, 협회 등과 협업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후지필름 코리아는 전주국제영화제와 협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과 학생들이 교보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한국영화아카데미 학생이 후지필름 코리아 제품을 사용해 영화를 찍을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단국대 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와 함께 ‘캐주얼 시네마 워크숍’도 운영하기 위해 기획했다. 이를 통해 영상 분야 인재를 양성한다.
아울러 임 사장은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 삶에 긍정적인 요소를 주고, 그들 삶이 좋아지는 쪽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향후 몇 년 이내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후지필름은 시장에서 보다 좋은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훈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사장은
◆학력
한양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경력
▷1995년 해태그룹 공채 입사
▷1995년 인켈 해외영업부 동남아·미주 수출 담당
▷2000년 인텔 독일지사 주재 및 유럽 지역 세일즈 매니저
▷2001년 소니코리아 특판 영업팀 및 Strategic Account팀 파트장
▷2005년 소니코리아 전략 영업팀장
▷2006년 소니코리아 AVIT 마케팅팀장
▷2008년 유니마케팅 대표이사
▷2011년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부사장
▷2017년~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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