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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넷제로 가는길 원전 빼고 갈 수 없어…무탄소연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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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자는 목표를 위해 재생에너지만 써야 한다거나, (어떤 에너지원이든)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 된다고 하는 여러 방법론이 있다. 우리는 넷제로(Net Zero·탄소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로 가는데 원자력에너지를 빼고 갈 방법이 아예 없기 때문에 무탄소에너지(CFE)를 구체적인 스탠더드(규범)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탄소중립을 구현하기 위한 에너지원에 원전과 수소 등을 포함하는 무탄소에너지(CFE)를 국제적 규범(글로벌 스탠더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UN)총회에서 국제사회에 CFE 이니셔티브를 제안한 바 있다.

최 회장은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챔버라운지에서 가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도 새로운 논의로 보면 원자력에 대해 많은 나라들이 다시 한번 생각을 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느끼는 이야기들이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우리의 환경이 잘 반영된 형태의 탄소솔루션이 채택되거나 많은 영향을 미쳤으면 한다”면서 “가능한 한 안전한 원자력에너지를 구축하느냐가 관건인데, 그게 다른 나라의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로 채택이 되면 사업으로도 연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여러 나라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탈탄소에서 역행하는 조짐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증권시장에서 주식가격을 보는 것과 비슷할 것 같다. 트렌드 상으로는 분명히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게 확정적인데도 단기적으로 보면 떨어지거나 올라가는 반대 상황이 날 수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후위기는) 전 지구촌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다”면서 “시간이 흐르고 기후위기가 현실화해 저희가 임팩트(충격)를 받는 거니까 임팩트가 커지면 커질수록 거기(탄소중립)에 대해 더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크게 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최 회장은 “항상 전망을 아무리 해봐야 별 소용이 없다”면서도 “상반기는 큰 변화는 없지만,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될 거라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기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 거냐가 큰 변수인데 단기간 회복될 거라고 보이지 않는다. 내년 말이나 가야 회복세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좀 나아진 거는 자동차나 반도체 경기들이 조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는 “메모리 쪽에서는 디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 쪽은 아직 잠자는 수준”이라며 “비메모리에서는 로직 반도체 쪽에서도 여러 챌린지(도전)들이 계속 있는데 그렇게 썩 좋은 형편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가) 각 나라의 전략화가 된 산업으로 돼 자기 땅 안에 전부 짓거나, 자기가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실제로 전체 시장이 하나였을 때처럼 수급 밸런스가 잘 맞는 형태로 흐르기가 꽤 어려운 상태”라며 “자칫하면 과잉 투자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신년 계획에 대해서는 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CES) 2024’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젠다는 크게 2개”라며 “저희는 환경이라는 주제 갖고 주로 계속 나가고 있고, 세상은 지금 인공지능(AI)을 선호하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내년 상의 회장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연임 여부는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 혼자 ‘내가 연임하겠소’라고 하겠다는 생각은 없고 아직 기간 남았으니까 다른 분들의 의견이나 저 자신도 돌아보겠다”며 “세계박람회(엑스포) 뛰고 막 돌아와서 국내 이슈나 다른 생각을 해볼 여유가 하나도 없었으니 연말 좀 쉬면서 좀 더 생각을 가다듬어서, 만약 한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사촌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한 SK그룹의 인사에 대해서는 “혼자 결정해서 진행하는 것보다 각 회사에서 추대 형식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상황”이라며 “하필 저하고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이 되느냐고 생각을 하는 데 그 사람의 혈연관계만 보고 ‘이게 그런 거야’라고 해석을 하려니까 힘든 거고, 그 사람의 경력과 이야기, 나이나 위치로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거기에 너무 많은 해석을 집어넣는 것은 제가 볼 때는 별로 온당한 것 같지는 않다. 앞으로 잘하나 못하나를 보시면 될 일”이라며 “장강의 앞 물결은 뒷물결에 항상 밀려간다. 단지 그게 언제 일어나느냐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언젠가는 저도 앞 물결이 된다”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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