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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유동현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가져온 ‘피벗(pivot, 금리 인하)’ 선물에 자극받은 투심 덕분에 미국 뉴욕증시 주요 3개 지수가 각각 연일 신기록을 세우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발(發) 훈풍이 좀처럼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국내 증시 역시도 ‘산타 랠리’에 가세할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51.90포인트(0.68%) 오른 37,557.9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7.81포인트(0.59%) 상승한 4,768.37, 나스닥지수는 98.02포인트(0.66%) 뛴 15,003.22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작년 1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15,000선을 상향 돌파했다. 이날까지 9일 연속 상승이다.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선 S&P500이 약 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E-Mini S&P500 선물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4818.00에 거래되고 있다. 기존 최고치는 작년 1월 기록한 4808.25였다. E-Mini 나스닥100 선물은 앞서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다만 S&P500 선물의 기초자산인 S&P500 지수는 아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지 못한 상태다. S&P500의 역대 최고치는 작년 1월 기록한 4,818이다.
다우는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면서 사상 최장 기록을 계속 경신 중이다.
베어드의 투자 전략 분석가인 로스 메이필드는 로이터 통신에 “지금 이 시점에서 하방 압력을 제공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실질적인 촉매제도 없다”고 말했다. 모멘텀이 주도하는 지금 시장에서 오는 22일(현지시간) 발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PCE 가격지수는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정도를 판단하는데 가장 선호하는 지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내년 전망은 엇갈렸지만,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하라는 큰 흐름은 결국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완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나 금리인하나 첫 금리인하 시점을 논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인플레이션을 끝내지 못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현재의 속도로 계속 진행된다면 연준은 당연히 (그것에 맞게)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연준이 내년에 2회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긴축 기조를 급하게 되돌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완화는 선호하되 연준의 공식 전망치보다는 적은 수치를 제시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이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올라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캐나다의 11월 CPI는 3.1%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 각국의 제약적 통화정책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4.9%를 기록했다. 전날은 68.8%였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67.5%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타고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파월 의장이 피벗을 시사했던 지난 13일(현지시간) 이후 18일 종가까지 2.2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의 상승폭은 2.61%로 더 컸다.
상승률로 봤을 때는 미 뉴욕증시 3대지수보다도 더 높다. 이 기간 다우 지수는 1.99% 올랐고, S&P500(1.63%)·나스닥(1.93%) 지수보다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글로벌 주요 증시 지수 중에서 국내 증시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 곳은 홍콩 항셍지수(2.38%) 뿐이었다.
유럽 12개국에 상장된 주요 50개 우량 기업으로 산정되는 유로스톡스50(0.28%), 싱가폴 STI(0.29%) 모두 1% 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심지어 중국 상하이(上海)종합지수와 일본 닛케이225 지수의 등락률은 각각 -1.28%, -0.51%를 기록하며 뒷걸음질 쳤다.
한국 증시 상승폭이 큰 이유로는 높은 대외경제 의존도가 꼽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반응 폭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일반적으로 더 높고 대외 의존도는 일본, 다른 동남아 국가 대비 굉장히 높은 편”이라며 “본질적으로 주식시장 내지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다른 국가들에 대비해서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반도체주(株) 훈풍 영향도 언급됐다. 신중호 이베스트 리서치센터장은 “홍콩이나 한국은 그동안 지표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한국은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오르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체 종목 중 SK하이닉스(5267억7511만여 원), 삼성전자(3765억5975만여 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하며 증시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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