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0일 JTBC 유튜브 생방송에서 안철수 의원을 비난하며 “이 XX가”라고 욕설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 생방송에 패널로 출연해 ‘정말 정치를 하면 안 되는 사람’을 꼽아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진행자는 구체적인 실명은 언급하지 않고 네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보기를 듣자마자 망설임 없이 “4번”이라며 “복국집에서 시끄럽게 남 욕하다가 ‘조용히 좀 하세요’ 면박 들은 사람”을 꼽았다. 이는 안철수 의원을 암시하는 선택지였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각자 식사하다 신경전을 벌였다. 당시 안 의원이 이 전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를 사용했던 점 등을 비판하며 험담하자, 옆방에 이 대화를 들은 이 전 대표가 “안철수 씨 조용히 하세요”라고 고함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에서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도덕이 없다. 여럿이 식당에서 먹는 데서 칸막이 제대로 안 돼 있는 거 알면서, 시끄럽게 떠들어가지고 도저히 옆방에서 대화를 못 하도록 하는 사람”이라며 안 의원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진행자가 “옆자리에 있는 줄 몰랐을 것 같다”고 하자 이 전 대표는 “옆에 없으면 밥 먹으면서 그러고 다녀도 되는가”라며 “그냥 도덕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목소리가 그렇게 컸나”라는 질문에 “앵앵거리지 않나”라고 답했다. 문제가 된 욕설은 그다음에 나왔다. 이 전 대표는 “김무성 대표였으면 ‘준석이 금마 어저께 이랬다’ 할 텐데 ‘(안 의원은) 이준석이가…’이러니”라며 안 의원의 목소리를 흉내 냈다. 그러면서 “이러는데 밥이 넘어가냐고요, 이 XX가”라고 말했다. ‘이 XX가’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이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안 의원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 제 부주의고 불찰이다”라며 “앞으로 더 조심히 방송에 임하겠다”고 사과했다.
한편 두 사람은 2016년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선거에서 맞붙은 이후 여러 차례 충돌해 왔다. 최근에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과정에서 불거진 ‘욕설 논란’과 선거 참패를 계기로 갈등을 겪었다. 욕설 논란은 유세 과정에서 한 시민이 “XX하고 자빠졌네. 개XX”라고 욕설을 하자, 안 의원이 “정말로 XX하고 자빠졌죠”라고 너스레로 받아친 일이다.
당시 안 의원은 시민의 발언을 유머로 승화시킨 것이라 해명했으나,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이 상대 후보를 겨냥해 이렇게 발언했다며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에 “막말을 한 안 의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며 이 전 대표의 제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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