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크로스’로 5경기 공격포인트 침묵 끝내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경기력 비판을 잠재우는 도움을 올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아시안컵이 열릴 카타르로 향한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 리그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FC메스에 3-1로 승리했다.
전반전 내내 꽉 막혔던 PSG의 공격 흐름을 이강인의 ‘황금 왼발’이 뚫어냈다.
후반 4분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왼발로 올린 크로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비티냐의 오른발에 그대로 얹혔다.
비티냐의 논스톱 슈팅은 메스 골망을 갈랐고, PSG는 킬리안 음바페의 멀티골까지 더해 쾌승을 거뒀다.
이강인은 이날 선제골 도움 외에도 패스 성공률 94%, 득점 기회 창출 3회를 기록했다.
최근 불거진 경기력 비판을 잠재우는 빼어난 활약이었다.
이강인은 지난달 4일 선제골을 넣은 몽펠리에전(PSG 3-0 승리) 이후 리그에서 5경기째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골 침묵이 길어지자 일부 프랑스 매체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강인을 비판하고 나섰다.
프랑스 블뢰는 이강인을 두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척한다. 내년 2월까지도 PSG 수준에 다다르지 못할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직전에 열린 16라운드 릴과의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나자 르파리지앵은 이강인에게 10점 만점에 ‘3점’의 평점을 매겼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메스와 경기 전 “최고의 기술력을 가졌고 수비적으로도 매우 뛰어나며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선수”라며 이강인을 두둔해야 했다.
이강인은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냈다.
장기인 정확한 패스로 PSG의 승리로 향하는 징검다리를 놨다. 풋몹, 후스코어드닷컴 등 데이터를 근거로 평점을 매기는 사이트들은 그에게 킬리안 음바페, 비티냐에 이어 팀에서 3번째로 높은 평점을 부여했다.
메스전은 이강인이 카타르 아시안컵 참가 차 클린스만호에 차출되기 전 PSG에서 소화한 마지막 경기여서 공격포인트는 더 반갑다.
PSG는 올해 더는 경기 일정이 없다.
1월 4일 툴루즈와 치를 프랑스 슈퍼컵 경기가 새해 첫 공식전인데 이강인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각 대륙컵 선수 차출 관련 규정에 따라 PSG를 떠나 1월 2일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2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현지 적응 훈련에 들어가는데, 이강인을 비롯해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뮌헨) 등 해외파 선수들 다수가 이때부터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클린스만호의 이번 대회 목표는 단연 ‘우승’이다.
한국은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아시안컵에서 1956년 제1회, 1960년 제2회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뒤로는 단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통산 우승 횟수에서 한국은 일본(4회),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이상 3회)에 이어 4위다.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는 한국으로서는 부끄러운 기록이다.
역대 최고의 골잡이인 ‘캡틴’ 손흥민과 ‘괴물 수비수’ 김민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인 한 시즌 최다 8골을 기록 중인 ‘황소’ 황희찬 등을 보유한 한국의 전력은 역대 최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어 우승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A매치 4경기에서 4골 3도움을 올린 이강인의 존재는 64년 만의 우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다.
특히 이강인이 이날 보여준 정확한 패스와 창의적인 플레이는 중동팀 특유의 끈적한 수비망을 뚫어내는 데에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아시안컵은 다음 달 12일 개막하며, 클린스만호는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시작으로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와 차례로 대결한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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