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끝나기까지 어느덧 1주일도 남지 않았다. 게임 업계를 괴롭히던 코로나 펜데믹이 올해 종결나면서, 게임사들도 작년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게임 이용자들에게 여러 추억을 선사했다.
그러다 보니 작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며 많은 이용자들에게 희로애락을 느끼게 만들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한 번이라도 느끼거나, 봤거나, 공감했을 법한 2023년 게임 업계의 이슈 몇가지를 한자리에 모아봤다.
◆ 끝까지 간다…이용자와 게임위간의 끝나지 않은 싸움
이해할 수 없는 등급 조정과 검열로 인해 발생한 이른바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사태가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도 이어졌다.
게임위 사태는 ‘블루 아카이브’ 등 여러 게임의 등급 및 검열로 인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해당 사태로 인해 게임위 측은 지난 1월 17일 게임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했으나 참석자를 배려하지 않은 평일 오후 2시라는 시간, 논란의 핵심인 김규철 위원장의 불참, ‘블루 아카이브’를 비롯한 게임들의 검열 문제에 대한 답을 명확히 하지 못하며 이용자들에게 실속 없는 간담회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던 중, 6월 감사원이 게임위의 자체등급분류시스템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는데 시스템 진척률을 속여서 보고한 것을 시작으로 약 6억 원 가량의 손해를 발생시켰다는 내용이 공개되며 본부장 전원이 사퇴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들은 9월에 다시금 게임물 사전심의의무 폐지에 대한 국민청원을 진행하며 게임위의 폐지를 촉구했다. 이 밖에도 현재 게임위는 스팀에서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성인 게임들에 대해 관련 등급분류 심의를 진행한다고 밝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 여러 의미로 신기록 달성?…초심 잃은 ’트릭컬’ 출시와 ‘클로저스 RT’의 서비스 종료
출시만으로도 이용자들의 시선을 모은 게임도 있었다. 바로 에피드게임즈의 ‘트릭컬: 리바이브’과 나딕게임즈의 ‘클로저스 RT’였다.
‘트릭컬: 리바이브’는 2023년 9월 27일에 출시됐는데, 전신인 ‘롤 더 체스’의 공개일로 계산하면 출시까지 약 3년 11개월 정도가 걸리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들이 각종 밈을 사용하며 게임의 출시를 기다렸는데, 실제 커뮤니티에서 군대를 전역했는데도 플레이 할 수 없었다는 웃픈 내용의 게시글도 올라오게 됐다.
또한 개발사인 에피드게임즈도 이용자들에게 갈팬치 만화, 대표가 불타고 있는 2023 PlayX4 부스, 파멸적인 내용의 PV 영상, 지스타 분탕 트럭 등을 선보이며 이용자와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클로저스 RT: 뉴 오더’도 출시 전 애니메이션 PV 영상의 조회수가 100만 회가 넘었을 정도로 이용자들에게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출시 이후 그래픽, 최적화, BM 등 게임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이용자들에게 비판을 받았고, 결국 출시 1주일만에 서비스 종료 공지가 이어지게 됐다.
이 밖에도 해외 개발사 판타스틱의 ‘더 데이 비포’도 출시 5일만에 서비스 종료 및 폐업 선언을 하며 이용자들에게 ‘먹튀’라는 말과 함께 크게 비난받았다.
◆ 감동과 기록이 탄생한 e스포츠…볼 수 밖에 없었던 아시안 게임과 롤드컵
코로나로 1년 연기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올해 9월에 개최됐다. 종목에 E스포츠가 포함되면서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군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에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한국 대표팀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른바 군대로이드가 있는 만큼 ‘LoL’ 한국 대표팀은 무실 세트 전승 우승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내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김관우 선수가 44세의 나이로 ‘스트리트 파이터 5’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해내며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미담도 선보여 많은 감동을 가져다 줬다.
이 감동과 놀라움은 ‘2023 롤드컵’으로 이어졌다. T1이 8강부터 최고의 모습으로 LPL 팀을 모두 쓰러트리며 역사상 최초 롤드컵 4회 우승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8강 경기가 끝난 후 ‘구마유시’ 이신형 선수가 “T1은 LPL에게 지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4강 JDG전 3세트에서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아지르로 기적의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승리해 국내 커뮤니티를 폭파시켜버렸다.
이후 T1은 결승에서 WBG를 상대로도 승리하며 ‘구마유시’ 이신형 선수의 말대처럼 LPL팀에게 다전제 전승 기록도 만들어내며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팀인 것을 입증했다.
◆ 야 ‘샤이닝 니키’ 너지?… 동북공정 회사와 같았던 ‘무기미도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되는데, 이용자들이 빨간 약을 먹고나서 말도 안되는 진실을 알아낸 사건도 있었다. 이른바 니키미도 사건이라고도 불리는 ‘무기미도’ 사태다.
‘무기미도’는 아이스노게임즈에서 개발한 타워 디펜스 장르의 게임으로, 배치된 캐릭터를 다른 칸으로 이동시키며 적을 막는 요소가 신선하게 다가와 디펜스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에게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으며 출시 초기 꽤 괜찮은 게임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무기미도’는 게임 내 문제가 아닌 개발사로 인해 이용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한복이 중국의 것이라는 동북공정의 말과 함께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며 논란을 만든 ‘샤이닝 니키’의 개발사가 ‘무기미도’의 개발사와 같다는 의혹이 생긴 것이다.
이처럼 의혹이 생기다 보니 이용자들은 관련 자료를 찾아냈는데 ‘샤이닝 니키’의 개발사였던 페이퍼게임즈와 ‘무기미도’의 개발사인 아이스노게임즈의 사무실 위치, 전화번호 등이 같다는 정보를 알아내며 사건은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해명이 담긴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이용자들의 화는 풀리지 않았고 ‘니키미도’라는 별명과 함께 ‘무기미도’는 국내 인지도가 바닥으로 추락하게 됐다.
◆ 소통만 같이 이어졌으면…의도는 좋았으나 대처가 아쉬웠던 ‘원신’
2023년 호요버스는 자사 IP의 팬들을 위해 그 어떤 게임사보다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선보였다. 하지만 좋은 의도에 비해 매 행사마다 사건이 벌어졌고, 이에 대해 부족한 대처를 보이며 이용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그 중 가장 큰 사건은 7월경 ‘2023 원신 여름축제’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 예고 사건이다. 한 이용자가 트위터에 폭탄으로 보이는 사진과 함께 폭탄을 터트린다는 예고 게시글을 작성해, 해당 사건은 커뮤니티를 비롯한 모든 곳으로 일파만파 퍼지게 된다.
테러 관련 문제이기 때문에 경찰특공대 및 소방 인력들이 출동해 행사장 내부를 수색했으나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아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그러나 행사의 중요 일정이 있던 3일차에 발생하며 여름축제 자체가 꼬이게 됐고, 결국 한국 호요버스 황란 지사장이 무대에 올라 이용자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하며 마무리됐다.
다른 사건들로는 9월 팝업스토어에서는 통관 문제로 인한 굿즈 입고 지연 및 배송 이슈와 12월에는 남성혐오 관련 문제로 소통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트럭과 비행선을 보낸 것이 있다. 폭탄 문제가 생겼던 여름축제와 비교한다면 너무나도 아쉬운 대처라 볼 수 있다.
피자알볼로 콜라보, 닐루에디션, 여름축제, 팝업스토어, 상시 카페 등 호요버스는 ‘원신’의 팬들을 위해 좋은 의도의 다양한 행사를 한 해 동안 진행했다. 그러나 이벤트 관리 및 소통에 있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줬다. 그렇기에 관련된 대응에 있어서도 빠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 장르 다양화 성공!…‘K’ 붙여도 당당한 한국 게임들의 출현
국내 게임업계는 좋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용자들에게는 매번 조금씩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콘솔&패키지 게임에 있어 개발력이 부족한 것과 출시되는 장르가 MMORPG에 많이 치우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넥슨과 네오위즈가 2023년 만큼은 위의 단점을 채워낼 수 있는 수작급의 게임들을 선보이며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포문은 넥슨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열었다. 해양 시뮬레이션이라는 독특한 장르, 초밥집 운영이라는 타이쿤적인 요소 등이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호평받으며 메타크리틱 90점을 달성해 최고 기록을 갱신했을 뿐만 아니라 머스트 플레이 뱃지도 획득했다.
이어서 2023년 최고 기대작 중 하나였던 네오위즈 라운드8 스튜디오의 ‘P의 거짓’도 출시됐다. 출시 전 데모버전의 다운로드만 100만 회가 넘었을 정도로 글로벌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는데, 출시 후 메타크리틱 83점을 시작으로 스팀에서도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는 100만장 판매 성공과 2023년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6관왕으로 이어지며 한국 게임계에 큰 획을 긋는 게임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 밖에도 ‘더 파이널스’, ‘산나비’도 장르, 스토리, 재미 등 여러 부분에서 이용자들에게 호평받으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처럼 개발력에서도, 장르다변화에서도 한국 게임사들이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게임들이 있기에 이용자들에게 2024년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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