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순환식 수경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는 농장의 모습.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 ‘배액 재사용 수경재배 기술’ 개발
생산비 절약, 탄소배출 감소로 생산성 촉진·환경보호 ‘일석이조’
작물 재배에 쓰인 배액(사용 후 남은 비료액)을 재사용하는 ‘순환식 수경재배 품목별 배액 재사용 기술’이 새로이 개발됐다. 향후 기술이 보급되면 화학비료·농업용수 사용을 줄여 생산비를 절감하고, 탄소 배출량도 줄여 ‘지속 가능한’ 농업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 13일, 농촌진흥청은 수경재배에서 사용하는 물·비료를 효율적으로 재활용해 농가 생산비 절약, 환경 부담·탄소 배출 감소에 기여하는 ‘순환식 수경재배 품목별 배액 재사용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수확량·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액 배출량(폐기량)은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작물의 생육 특성을 반영해 배출되는 배액의 희석 농도를 조절하고, 2주 간격으로 양분 불균형을 보정해 준다. 이는 순환식 수경재배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배액을 재사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농촌진흥청이 기술 개발에 나선 건 수경재배의 ‘질적인 성장’을 꾀할 필요성 때문이다. 수경재배는 흙 대신 배지(식물 등을 기르기 위해 만들어진 액체·젤 상태의 영양원)에 작물을 심은 뒤 양액을 공급해 기르는 농법으로, 병해충 피해를 막고 작물 생산성·작업 편의성을 높일 수 있어 널리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 수경재배 면적은 2000년 474 ha(헥타르)에서 2021년 5천634 ha로 약 12배 늘었다. 그러나 배출되는 배액의 양분 불균형(과잉‧부족)을 조절하기 어려워, 재사용 없이 배액을 그대로 버리는 ‘비순환식 수경재배’가 전체 면적의 95%을 차지하고 있다.
‘순환식 수경재배’는 작물 재배에 이용된 배액을 버리지 않고 회수해 재사용하는 재배 방식이다. ⓒ농촌진흥청
따라서 연구진은 2021년부터 3년 동안 우리나라 주요 수경재배 작물 4품목(딸기·토마토·파프리카·멜론)을 대상으로 배액 희석, 양분 보정 등 정밀 양분관리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그 결과, 작물의 수확량과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비료 구매비와 탄소 배출량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멜론 등 주요 수경재배 작물의 경우, 비순환식 수경재배 대비 순환식 수경재배에서 비료 구매비는 21~63%, 물 사용량은 50~70%, 생산비는 15~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수경재배 점유율 1위인 딸기의 경우, 기술 적용을 통해 비순환식 대비 비료 구매비는 21%, 탄소 배출량은 26% 줄었다. 토마토는 비료 구매비·탄소 배출량 모두 63%씩 줄었고, 파프리카도 비료 구매비 63%, 탄소 배출량은 61% 줄었다. 멜론 또한 비료 구매비와 탄소 배출량 모두 34%씩 줄어들었다(1년 3회 재배 기준).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품목별 순환식 수경재배 배액 재사용 기술을 통해 현재 5%인 순환식 수경재배 보급률을 2028년 1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4년 신기술보급 시범사업을 통해 강원도 철원을 포함한 전국 14곳에 적용하고, 산학연 공동 연구를 추가로 추진한다. 또 ‘환경보전과 자원 절감이 가능한 순환식 수경재배 지침(매뉴얼)’으로 펴내 도 농업기술원,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보급할 예정이다.
나아가 농촌진흥청이 자체 구축한 ‘스마트농업 시험 재배지(테스트베드)’와 농식품부가 구축한 ‘스마트팜혁신밸리’를 활용해 지자체나 청년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현장 기술지원을 추진하고 농가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소규모 농가 대비책 마련을 위한 관계부처 정책 수립에도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명수 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기후변화와 자원 고갈 우려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시설원예 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제한된 자원의 재활용은 매우 중요한 화두이다.”라며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 적용으로 버려지는 농업용수와 화학비료를 재사용해 탄소 배출 저감은 물론 생산비 절감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말했다.
더농부 인턴 유승재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농촌진흥청, <환경보전, 자원절약 ‘순환식 수경재배’ 보급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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