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로 인해 불장이었던 게임 업계가 하락세를 감지하며 불안하게 시작된 2023년. 올해도 단 며칠을 남겨둔 상황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게임 인물은 누구일까? 각종 이슈가 가득했던 올해, 특히 해외에서 이름을 드높인 게임 프로듀서들이 많았다. 국내외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주요 인물 7인방을 소개한다.
◇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롤드컵 우승…살아 있는 전설 페이커
올해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라면 페이커를 단연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롤드컵 우승을 이끈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1년 연기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올해 9월에 개최됐다. 종목에 e스포츠가 포함되면서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군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에 ‘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 대표팀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른바 군대로이드가 있는 만큼 ‘LoL’ 한국 대표팀은 무실 세트 전승 우승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내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 감동과 놀라움은 ‘2023 롤드컵’으로 이어졌다. T1이 8강부터 최고의 모습으로 LPL 팀을 모두 쓰러트리며 역사상 최초 롤드컵 4회 우승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롤드컵 4강 JDG전 3세트에서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아지르로 기적의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승리해 국내 커뮤니티를 폭파시켜버렸다. 이후 T1은 결승에서 WBG를 상대로도 승리하며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팀인 것을 입증했다.
한편 T1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인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은 12월 2023 LCK 어워드에서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그리고 T1 주전 선수들 5명은 포지션 별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페이커’ 이상혁은 롤드컵에서 네 번의 우승을 함께 만들어내면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선수로 기록됐다. 또한 2023 LCK 어워드에서 ALL LCK 1st TEAM상과 MID OF THE YEAR상을 수상했으며, OP.GG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검색량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OP.GG 서치 킹 상’도 받으며 LCK 어워드 4관왕을 차지했다.
또한 ‘페이커’은 12월 연말을 맞아 사랑의 열매에 3000만원을 기부했다. 이상혁은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연말연시를 맞아 올해도 사랑의 열매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올해는 의미 깊은 한 해였고 팬들이 먼저 다양한 선행을 통해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저의 기부를 통해 조금이라도 따뜻한 연말을 보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금메달…‘스트리트파이터5′ 김관우 선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에서 대한민국의 김관우 선수가 e스포츠 종목 첫 번째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한민국은 ‘FC 온라인’, ‘스트리트 파이터 V’,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종목에 선수단을 파견했고, 27일 ‘FC 온라인’ 곽준혁의 동메달에 이어서 ‘스트리트 파이터 V’ 국가대표 김관우가 e스포츠 종목 첫 번째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e스포츠 선수단 중 최고령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관우는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보다는 이번 경기에서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나로 인해 항저우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많은 분이 같이 기뻐해 주신 점이 감동적이다. 그동안 많이 도와준 분들께 감사하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이 금메달이 기쁨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은 개인전으로, 총 22개 국가에서 35인의 선수가 참가했다. 32강부터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결승전과 동메달 결정전은 7판 4선승제, 그 외 경기는 3판 2선승제로 진행됐다.
김관우는 24일 펼쳐진 32강부터 4연승을 기록하며 승자조 결승전에 진출했다. 27일 열린 승자조 결승전에서 차이니스 타이베이 린 리웨이에게 세트 스코어 2대1로 승리하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김관우는 28일 펼쳐진 결승전에서 차이니스 타이베이 샹 여우린과의 대결했고, 7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단독 대표와 ‘TL’에서 자동 전투를 내려놓은 엔씨 김택진
올 한해를 통틀어보면 고티 상을 수상한 ‘발더스게이트3’를 비롯해서 ‘P의 거짓’ 등이 화제가 된 게임이 많지만 그보다 더 이슈가 된 게임은 바로 ‘TL’이다. 기존 PVP ‘쟁’ 위주의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 대한 MZ세대들의 반발이 컸던 게임이다.
그래서 엔씨는 ‘TL’에서 자동전투를 뺐고, 뽑기도 빼는 등 MZ세대들의 요구를 과감하게 수용했다. 그 결과 의견이 엇갈렸다. 하는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계속하고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애매하다’는 반응이다. 최종 결과는 아직 진행형이다. 전주 PC방 순위에서 23위를 했고, 이번 주 13위로 10계단을 뛰어 올랐다. 다음 주 더 순위가 올라 톱10에 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게임에서 김택진 엔씨 대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자신의 이름을 걸었기 때문이다. 최문영 상무와 안종옥 PD 도 이름을 내걸었지만 게임 가장 앞쪽에 김택진 대표의 이름이 나온다.
김 대표는 단독 대표 자리도 내려놓았다. 엔씨소프트는 12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김택진-박병무 공동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김택진 대표가 단독 대표를 내려놓고, 공동 대표로 전환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박병무 후보자는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구)로커스홀딩스)대표, TPG Asia(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 기업 경영, 전략, 투자 관련한 경험과 식견을 갖춘 전문 경영인이다.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후보자의 역량과 전문성이 엔씨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올해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낸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올해 게임사 대표들 중에서 가장 많은 일정을 소화한 사람 중의 한 명이다. 장 대표는 지난 3월 GDC 2023에서 ‘게임의 미래: 인터게임 플레이를 넘어’를 주제로 기조연설 했다.
그리고 5월에는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가짜 뉴스라고 했고, 이를 생산 및 유포하는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하고, 민형사상의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 재학생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블록체인, 웹3(Web3)에 대한 특강을 진행했다. 블록체인 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취업을 앞둔 학생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7월에는 서울 신라 호텔에서 진행된 제2회 어돕션(Adoption)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장 대표는 ‘Web3: 산업의 재정의를 통한 미래 성장 전략’ 연사로 참가했다. 같은 달 일본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리는 컨퍼런스 ‘웹엑스(WebX)’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블록체인 게임: 게임의 경계를 허물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9월에는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진행된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이벤인 ‘코리아블록체인위크2023’에서 메인 콘퍼런스 ‘임팩트(IMPACT)’에서 키노트 발표를 진행했다. 주제는 ‘위믹스 메가 에코 시스템: 게임을 넘어서’였다.
또 11월 진행된 지스타 컨퍼런스 ‘G-CON 2023’에서 ‘게임 콘텐츠 혁신과 플랫폼 혁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또 같은 기간 부산 벡스코에서 서울대학교, 카이스트(KAIST)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열었다.
이어 11월 장 대표는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현지에서 개최된 다양한 글로벌 경제 포럼 등을 참석하며 위믹스 글로벌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먼저, 장현국 대표는 아부다비 파이낸스 위크(ADFW) 2023에 참석, 주요 행사 중 하나인 ‘핀테크 아부다비’의 ‘컨버전스: 미디어, 컬쳐와 핀테크’ 토론에 패널로 참가했다.
이러한 장 대표의 노력 덕분인지 1월 초 3만 2000원으로 시작한 위메이드의 주가는 12월 7만 7000원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6만 1000원대로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 한국 게임대상 받은 ‘P의 거짓’ 최지원 디렉터
지난 11월 지스타 하루 전 개최된 게임 대상에서는 모두가 예상하던 결과, 그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무려 6관왕을 달성하며 2023년 최고의 대한민국 게임으로 거듭났다.
최지원 디렉터는 “박성준 본부장을 시작으로 개발간에 고생한 라운드8 스튜디오의 모든 팀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모두가 함께했기에 받을 수 있었던 상이라 생각한다. ‘P의 거짓’을 사랑해준 모든 이용자들에게 진심으로 다시금 감사하며, 보내주신 성원과 정성어린 피드백이 저희에게 너무 큰 도움이 됐다. 오직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라며 수상 소감을 말했다.
네오위즈는 지난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스타필드 하남점 1층 센트럴 아트리움에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9월 출시 예정인 ‘P의 거짓’을 전시하고, 게임 데모 버전을 체험할 수 있는 시연대를 마련했다. 또 현장에서 한국 한정판 ‘콜렉터즈에디션(Collector’s Edition)’ 실물을 최초로 공개했다. 당시 최지원 P의 거짓 총괄 디렉터(PD)와 노창규 아트 디렉터(AD)의 사인회를 열고, ‘P의 거짓’을기다리는 한국의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기도 했다.
‘P의 거짓’은 출시 이후 한국 스팀 상위권을 유지하다가 연말인 지금은 46위로 크게 추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지원 디렉터는 한국 게임 대상을 수상한 게임 개발자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 침몰하던 ‘로스트아크’를 구한 빛강선
‘역시 빛강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스마일게이트는 7월 4일, ‘로스트 아크’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번 방송은 지난 ‘로아온 썸머’에 대한 유저의 실망감과 최근 업데이트로 문제가 발생한 중국용 리소스로 추정되는 몬스터 및 NPC 등 여러 논란에 대해 금강선 디렉터가 나선 것이다.
먼저 금강선 디렉터는 중국관련 이슈에 대해 해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삼족오 문양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 2015년 6월경에 개발된 것이며 당시 작업을 한 인력은 이미 퇴사했기 때문에 어떤 의도로 작업을 했는지 확인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부분은 5일 업데이트를 통해 바로 삭제할 것이며 지금까지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금강선 디렉터는 향후 이와 같은 문제를 개선하고 글로벌 서비스 인력을 추가로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로스트 아크’이 향후 방향성과 현재 문제의 개선점에 대해서도 별도의 라이브 방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선 디렉터의 설명에 대해 ‘로스트 아크’ 유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채팅창에서는 희망을 보여준다거나 실천하는 것만 보여 달라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로스트아크’의 금강선 디렉터는 지스타 G-CON 1일차인 11월 16일(목) 10시부터 트랙1과 트랙2, 트랙3을 모두 합친 대규모 강연을 진행했다. 현장에는 그의 강연을 보기 위해 수 많은 청취자들이 몰려들었고, 자리가 없어 통로에 자리를 잡은 사람이 부지기수였을 정도.
‘빛’강선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한국의 게임 개발자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인기와 명성을 보유한 그는,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유저와의 소통은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콘텐츠로 ‘로스트아크’를 한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대표 타이틀로 발전시켰다고 평가 받고 있다.
금강선 디렉터가 보여준 유저와의 소통 방식은 최근 국내 게임 업계에서 개발자와 유저 간의 미디어 간담회 및 초대형 유저 이벤트 등이 하나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도록 하는 가장 큰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집게손 논란의 중심 스튜디오 뿌리 장선영 대표
집게손 논란은 올해를 통틀어 가장 큰 이슈가 된 사건이다. 스튜디오 뿌리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SNS를 통해 강한 남성혐오 표현을 작성함과 동시에 제작한 결과물에서 남성 혐오 표현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스튜디오 뿌리’는 게임 애니메이션 PV 제작사로 2017년 ‘에픽세븐’,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메이플스토리’ 등 굵직한 게임들의 영상을 높은 퀄리티로 작업해 이용자들에게 호평받았다. 특히 애니메이션 요소가 들어간 부분을 잘 살려내서 ‘블루 아카이브’, ‘카운터사이드’, ‘원신’, ‘붕괴: 스타레일’, ‘이터널 리턴’ 등의 중요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높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선보였기에 이용자들에게도 평이 좋았으나, ‘메이플스토리’의 인기 직업인 엔젤릭버스터의 신곡을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동작 등에서 남성 혐오의 표현들이 발견되면서 이번 사건이 커지기 시작한 것.
장선영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저희 뿌리 스튜디오는 특정 성별을 혐오하는 표현을 막지 못해 게임 이용자분들과 팬 분들께 너무 큰 실망을 안겨드렸고, 이후의 대처에 대해서도 ‘의도가 아니’라고 하는 안일한 태대로 또 한 번 실망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사건으로, 오는 29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뿌리 사옥에서 집게손가락 해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해당 애니메이터는 40대 남성 B 씨이며 넥슨 측 검수를 여러 번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뿌리 측을 가해자로 모는 괴롭힘이 그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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