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법의 본회의 처리를 놓고 일부 방송사들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딜레마”, “곤혹스러울 것”, “내부에서도 걱정”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의혹이 불거진지 검찰이 3년10개월이 지났지만 검찰은 수사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YTN은 지난 27일 저녁 메인뉴스인 <뉴스나이트> ‘여론 부담 vs 당정 반대…한동훈의 특검 딜레마’에서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두고 “국민의힘이 총선용 악법이라며 대통령실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특검법 거부를 좋지 않게 보는 여론은 한 위원장에게 곤혹스러운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YTN은 한 위원장이 이날 “총선용 악법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다. 그 법을 통해서 4월 9일, 4월 8일, 4월 10일에도 계속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겠다는 것 아니냐. 총선 그렇게 치르겠다는 법? 저는 그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소개했다. 이어 YTN은 “특검법이 통과되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거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한건데, 야당에 공을 넘겼지만 다른 선택지는 많지 않다는 게 당내 중론”이라며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이 고위급 협의회까지 열고 뜻을 모은 수용 불가론을 거스르는 건 한 위원장에게도 부담이지만, 문제는 여론”이라고 지적했다.
YTN은 “대통령 배우자가 연루된 특검법안을 거부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다수인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앞장서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간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야당의 파상공세에, 여권에서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되 특별감찰반이나 제2부속실 설치, 김 여사 공개활동 자제 같은 호응 조치를 동반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YTN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한 위원장에게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MBN도 같은 날짜 <뉴스7> ‘“김건희 비호” vs “국민 교란용 악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특검법 강행 의지에 반해 국민의힘이 국민 교란용 악법이라고 대치했다면서도 “이렇게 공방을 벌이면서도 속내는 편치 않는다”고 분석했다. 김주하 MBN 앵커는 “여당 내에서도 특검 수용론이 나왔고, 야당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 이후가 걱정”이라고 분석했다. MBN은 “국민의힘도 국민 교란용 특검으로 규정하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당 일부에서 특검 수용론이 나오면서 부담이 큰 건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검찰이 분명하게 김건희 여사 수사를 매듭짓지 못하는 점도 지적됐다. MBC는 같은 날짜 <뉴스데스크> ‘주가조작 의혹 수사 4년째 결론 오리무중’에서 “검찰은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사용된 사실도 확인했고, 법정에선 김 여사가 직접 주문을 넣었다고도 밝혔다”며 “그렇다면 김 여사는 주가조작 범죄자들에게 이용당한 걸까, 아니면 알고 묵인하거나 가담한 걸까”라고 반문했다. 성장경 MBC 앵커는 “검찰은 김 여사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지 4년이 다 되도록 ‘수사하고 있다’는 말만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BC는 도이치모터스 주식 특혜매입을 가장 먼저 보도한 것이 지난 2018년 4월2일자 중앙일보 기사라면서 이 신문이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부인이 한 비상장 주식을 특혜매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고 전했다. MBC는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불거진 지 3년 10개월이 지났다”며 “검찰은 김 여사 추가 조사에 대해 ‘출석 등 수사방식에 제한 없이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건희 특검법 대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6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무슨 연유에서인지 검찰이 차일피일 미루다가 특검까지 맞게 되었는데 나는 그걸 도대체 이해하기 어렵다”며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받아 들이면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거부하면 국민적 비난이 가중될 것인데 왜 그런 난제를 대통령 취임전에 처리하지 하든지 아니면 취임후 바로 서면조사라도 해서 무혐의 처리를 하든지 했어야지 지금까지 방치 하다가 이런 상황을 초래 했는지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동훈 위원장이 슬기롭게 대처 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전날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전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총선을 앞두고 ‘성역없는 수사’를 앞세워서 사정정국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숙명인 팀에게 있어서 오늘 특검법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성역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은 아이러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모토를 걸고 있던 당이 특검은 선전선동술에 의한 악법이라는 입장으로 전환하는 이유가 당리당략과 같은 공동체적 가치도 아니고 특검의 대상이 성역이기 때문이라면 오늘은 무측천을 옹립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썼다.
검사 출신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김건희 특검법을 ‘총선용 악법’이라고 규정한 것을 두고 “이거 참 진짜 민망할 것”이라며 “아킬레스건 아닌가 싶은데, 지금 이게 이렇게까지 오게 된 게 그러면 총선에 맞춰가지고 수사 일정을 이렇게 맞췄다는 것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미리 법안을 통과시키고 특검이 출발할 수도 있었는데, 그냥 방치해 두고 뭉개고 놔두다가 결국은 자동상정되는 데까지 이르렀는데, 그래놓고서 이게 총선용이라고 하는 건 참 난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계속 김건희 여사의 실명이 나왔으나 왜 수사가 안 되고 … 압수수색 한 번 없이 수사가 정말 야당만 향하고 여당이나 대통령 부인한테는 전혀 쳐다보지도 않는 이런 일방적인 수사를 해온 게 한동훈 검찰이었다”며 “그러니까 책임이 없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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