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전격 회동했으나 결국 결별을 선택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의 ‘통합비대위(2선 후퇴)’ 수용을,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의사를 꺾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로부터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1시간가량 회동했다. 2년 전 대선 당시에 만났던 장소다. 이 대표는 먼저 도착해 이 전 대표를 밖에서 마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표가 도착한 후 한 유튜버가 이 전 대표를 향해 항의하자 이 대표는 “하지말라”며 제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회동을 마친 후 두 사람은 결국 ‘결별’을 선택했다. 이 대표는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부족함이 많다 생각될 수 있고 기대치에 부족한 점은 있겠으나 당을 나가시는 것이 길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 전 대표에게 재고를 부탁했다. 이 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나오는 이 전 대표에게 고개를 숙이고 악수를 청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로부터 변화 의지를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민주당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구현하고자 했던 가치와 정신과 품격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창당 의사를 굳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후 탈당 계획과 관련해서는 “차차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의 2선 후퇴 요구를 정식으로 거부했다. 박성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은 기존의 시스템이 있다. 당원과 국민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고, 따라서 사퇴나 비대위 수용은 어렵다”며 2선 후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 전 대표는 회동에서 “지난 7월 (회동)부터 ‘혁신을 통한 단합’을 강조했으나 (이 대표가) 그 반대로 갔다”며 “민주당이 잘 되길 바라지만 지금 민주당에 기대를 갖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작업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민주당 예비후보 검증에서 탈락한 최성 전 고양시장과 더불어 당내 원로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전날(29일) 탈당과 함께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새해 초 전후로 창당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새해 첫날 행주산성에서 대중과 만나 신년 일정을 시작한다.
당장 민주당 현역 의원이 ‘이낙연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새해 초 당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당내 공천 갈등이 확대될 경우 신당행(行)이 탄력받을 수 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특히 수도권 인사들이 이낙연 신당에 합류할 경우 국민의힘과의 접전에서 굉장히 장애가 될 수 있다”며 “(이낙연 신당이) 안타깝지만 지도부도 긴장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전날(29일) 공관위원장에 원로 진보학자 임혁백 고려대 교수를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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