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외관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올해 국내 완성차 시장 세단·RV(레저용 차량) 부분에서 각각 판매 1위를 사실상 확정지은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와 기아의 쏘렌토가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3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는 올해(1~11월) 국내 시장에서 모두 10만4652대가 팔리며 일찌감치 ‘올해의 베스트셀링카’로 이름을 올렸다. 2위(상용 제외)는 같은 기간 7만7743대가 팔린 기아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쏘렌토가 차지했다.
특히 두 차량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그랜저의 경우 올해 11월까지 전체 누적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54.6%(5만7107대)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198.8% 늘었다. 그랜저 판매 실적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비중이 과반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13년 하이브리드 모델 첫 출시 이후 처음이다.
그랜저 전체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7년 14%에서 2018년 21.7%를 기록,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이어 2021년 30.3%, 2022년 30.2%로 30%대까지 확대된 바 있다.
쏘렌토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의 강세가 더욱 뚜렷했다. 올해(1~11월 누적 기준)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량의 66.6%로 과반을 훌쩍 넘겼다.
그랜저와 쏘렌토 외 다른 차량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 상승세가 이어졌다. 실제로 현대차 중형세단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해 11월까지 모두 6368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64.5%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소형 SUV 코나의 경우 1만728대로 무려 444.8%의 증가율을 보였다. 기아 대형 세단 K8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2만4240대)이 전체 판매량의 62.8%를 차지했다.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 외관. [기아 제공] |
하이브리드차는 일반적으로 휘발유 모델보다 차량 가격이 더 비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더 우수한 연비 효율성으로 매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비싼 차량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안전성 이슈 등의 여파로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만2000여대 수준이었던 하이브리드차 시장 규모는 7년 만에 5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차는 처음으로 30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21만1304대 대비 최소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이브리드 시장의 성장세가 12월 마지막 날까지 이어질 경우 역대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기준 하이브리드차가 경유차 판매량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전동화 전환이 꽤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과도기 과정”이라며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과 배터리 화재 및 겨울철 낮은 전비 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아직 많아 하이브리드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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