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꾸’를 아시나요? ‘별걸 다 꾸미는 시대’의 줄임말인데, 기성품에 휩쓸리지 않는 MZ세대들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문화입니다. 사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문화는 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광경인데요, 달라진 게 있다면 아이들의 놀이로 그치지 않고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도 공을 들여 나만의 취향을 뽐내는 요즘 ‘다꾸’ 문화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꾸’ 해시태그 관련 게시물은 약 400만 건
최근 다이어리나 노트북, 신발 등 다양한 물건을 자신의 개성에 맞춰 꾸미는 ‘별다꾸(별걸 다 꾸민다)’ 유행이 한창입니다. SNS상에서는 이미 400만 건이 넘는 해시태그가 생성되어 있으며, 유튜브에서는 다이어리 꾸미기와 관련된 ASMR 영상이 15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뉴트로 트렌드의 일환
다꾸 열풍은 실제로 소비로도 이어졌습니다. 문구와 아이템 등을 판매하는 교보핫트랙스의 경우 꾸미기 용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80%나 성장했고, 다꾸 용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프랜차이즈도 등장했습니다. 다꾸 문화는 특히 10~20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데, 이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별다꾸’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유통업계는 꾸미기를 돕는 굿즈뿐 아니라 알록달록한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별다꾸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경우 크리스마스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했고 스타벅스의 경우 프리퀀시 적립을 완성하면 플래너와 관련 굿즈를 받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카페 노티드와 협업해 한정판 다이어리 키트를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다꾸숍 가면 20~30만 원은 기본
다이어리 꾸미는 것이 유행이 되면서 다꾸숍이나 소품숍이 곳곳에 생기고 있습니다. 다꾸 용품은 크게 마스킹 테이프나 스티커, 펜, 스탬프, 메모지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가격대도 천 원대부터 몇만 원대까지 다양합니다. 일명 ‘다꾸족’들은 유명한 다꾸숍들을 투어하기도 하고 다른 지역에 있는 다꾸숍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또한 온라인 스마트스토어에서도 다꾸 관련 용품들의 매출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내가 바로 디자이너!
셀프 커스텀이 유행을 하면서 본인이 꾸미고 싶고, 하고 싶은 대로 제작하는 것이 유행이 되어버렸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이 되기도 하고 나만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한 예로 크록스 지비츠의 경우 크록스를 장식할 수 있는 참으로, 내 맘대로 떼었다 붙였다 하며 하나의 신발로 다양한 느낌을 연출하기 좋은 아이템입니다.
다이어리뿐 아니라 꾸밀 수 있는 곳 무궁무진
셀프 커스텀의 원조 격인 다이어리 꾸미기나 폰 꾸미기는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한데, 이 외에도 필통이나 에어팟 꾸미기 등도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다이어리 꾸미기의 경우 다꾸를 할 수 있는 스티커와 마스킹 테이프, 엽서 등을 파는 곳에 가서 재료를 구입한 뒤 다꾸를 하며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요즘 MZ들의 취미입니다
신용카드 외관도 개성 있게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외관도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는데, 카드 스티커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사진 등을 넣어 제작할 수도 있으며 국내 굴지의 카드사들은 유명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를 출시하는 등 카드 꾸미기 열풍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키보드 또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출시되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이모지를 단축키에 적용시키는 등 사용자가 선호하는 취향에 따라 키캡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깊꾸’를 아시나요?
‘깊꾸’는 누군가에게 카카오톡 기프티콘을 선물할 때 바코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손글씨로 메시지를 적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예쁘게 꾸며서 주는 것을 말합니다. 상대에게 바로 기프티콘을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선물하기’를 해서 바코드를 캡처한 뒤 정성스럽게 꾸며서 이미지를 보내는 게 포인트입니다.
일각에서는 과소비 조장한다는 지적도
이런 다꾸 문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지비츠나 스티커, 키링 등 꾸밈을 위한 다양한 굿즈들의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유명 가수나 인기 캐릭터와 콜라보한 제품 등의 경우 하나에 몇만 원씩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단순히 팬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탓에 과소비 조장에 대한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커스텀 아이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이와 같은 셀프 커스텀 아이템들의 공통점은 바로 ‘정성’이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나의 만족도 있지만 누군가가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꾸미기도 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꾸미며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인데요, 이런 소소한 행복을 위해 정성을 쏟는 요즘 문화가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할 수 있겠죠?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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