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아주경제의 취재에 따르면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진입로 벽면에 검은색과 빨간색으로 낙서가 칠해져 있었다. 낙서 내용은 ‘대한민국 4부≒1, 曰 법 정치 正, 법조인 1≒1.05’ 등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문구였다. 현재는 미화 직원들에 의해 지워진 상태이나, 미세한 얼룩과 독한 냄새가 곳곳에 남아 있었다.
60대 미화 직원 A씨의 말을 종합하면 범인은 공휴일인 1일 늦은 시간인 오후 10시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낙서를 발견 후 역무실 지원 인력 2명과 함께 오전 7시 2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힘겹게 낙서를 지웠다고 말했다. 그는 “눈이 아프고 목이 따갑다. 두통과 어지러움도 있다”며 “한 번에 지워지지 않다 보니 세정제를 6~7번씩 뿌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업에 사용된 세정제의 주요 성분은 다이에틸렌 글리콜 모노뷰틸에테르, C10-13-아이소알케인, 파라-멘타디엔, 젖산 에틸 등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연구보고서 ‘청소노동자의 화학물질 노출실태 및 건강 피해사례 연구’를 보면 이들 성분은 파라-멘타디엔을 제외하고 눈과 피부에 자극과 손상을 유발하며, 일부는 호흡기계를 자극하는 독성 물질이다.
A씨는 “이러한 대형 낙서는 이례적인 편이다. 당산, 여의도, 노량진 등 주요 역내 화장실 곳곳에 유성 네임펜이나 스프레이, 락커 등을 이용한 소규모 낙서가 자주 발생한다. 심지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그때마다 독한 세정제로 지우다 보니 눈과 목도 따갑고, 본래 업무에 차질이 생겨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러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이같은 행위가 늘어날수록 시민들의 불편함이 가중된다”며 “직원들의 업무 수행 능력에도 문제가 생길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메트로 9호선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두고 “철도안전법상 처벌 가능한 근거 조항에 대해 법리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폐쇄회로(CC)TV로는 범인이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신고 접수 이후 즉시 현장에 출동했으며, CCTV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의 신원과 동선을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낙서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라며 “정식으로 입건되면 재물손괴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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