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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흉기 피습을 당한 직후 이송된 부산대병원에서 헬기를 동원해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것을 놓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국가 의전서열 8위의 유력 정치인이라고 하더라도 구급헬기를 동원해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것은 특혜라는 주장과 더불어 ‘지역의사제’ 등 지역의료 강화를 주장했던 야당에서 수도권으로 병실을 옮긴 것은 자기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3일 익명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의 서울대 전원을 놓고 의료진들 사이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인을 현직 외과라고 말한 A씨가 쓴 ‘서울대병원 내부폭로자가 나와야해’라는 제목의 글에는 570여개의 댓글이 붙었다. 글의 요지는 “아무리 유명인사 정치인이라고 해도 헬기, SMICU(서울중증환자 공공이송센터) 구급차, 서울대 병원 중환자실을 이용한 것은 특혜”라는 주장이다. 다른 의료인은 “수술을 요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500㎞를 헬기를 타고 가서 헬리포트도 없는 서울대병원까지 가는 건 문제 아닌가. 요즘에는 자기가 원해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가면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야지 소방 구급차는 물론 헬기이용은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주장하며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법을 추진했던 야당이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부산대병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으로 이재명 대표를 옮긴 것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0일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제법은 상임위원회에서 독자적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복지부 평가에서 2년 연속 전국 1위를 한 곳으로 나타났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의사의 입장에서도 보면 내경정맥 손상이 확인된 경우 즉시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했다”며 “이번 일은 응급상황에서 전문가인 의료진의 의견을 무시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결정을 내리며 이에 어쩔 수 없이 의료진은 따를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환자가 무조건 서울, 그것도 빅5로 향하는 우리나라 의료 전체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로 의사가 부족해서 응급실 뻉뺑이 사태가 생기고 지방 의료가 붕괴했는지, 의대만 증원하면 응급실 과밀화와 지방 의료붕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유력정치인이 직접 몸으로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산대병원은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과 관련 유감을 표명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병원은 “이 대표를 서울로 옮긴 것은 가족들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고 수술을 요하는 위급 상황이었떤 점 역시 분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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