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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한국경제, 태영그룹에 “SBS 팔아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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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로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채권단 400여곳을 대상으로 자구책을 밝히는 설명회를 열었으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했다. 태영그룹이 4가지 자구책을 내놨으나, 윤세영 회장 일가의 사재출연 및 SBS 지분 처분 등에 대한 계획은 없었다는 점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지난 3일 SBS 8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지난 3일 SBS 8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태영그룹의 4가지 자구책은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 원 태영건설에 지원 △계열사 에코비트(환경업체) 매각 대금을 태영건설에 지원 △계열사 블루원(골프 및 레저사업)의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계열사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이다.

그러나 태영그룹은 벌써 2가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 원 중 400억 원만 태영건설에 지원했고, 나머지는 지주사인 TY홀딩스 채무변제에 사용했다. 또 블루원 매각 대금을 태영건설에 투입할 것처럼 얘기했다가 최근 티와이홀딩스 채무 변제에 쓰겠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이날 설명회에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만 한 거로는 상식적으로 채권단이 이 모습으로, 이 제안으로 75%가 동의한다고 이해하긴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1일 예정된 채권단협의회에서 75%가 동의해야 워크아웃이 시작되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4일 매일경제 1면.
▲4일 매일경제 1면.

경제지들은 이 같은 태영의 모습을 비판했다. 매일경제는 4일자 1면 <태영건설 맹탕 자구책… 산은회장 “대단히 유감”> 기사에서 “(자구안이) 채권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평범한 수준인 데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사재 출연이나 SBS 지분 매각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에서는 오너 일가가 3000억 원 이상의 사재를 내놓는 자구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보도했다.

일부 계열사 매각 대금들이 태영그룹이 자구책으로 제시한 대로 태영건설로 들어가지 않고 SBS 대주주인 TY홀딩스로 들어간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매일경제는 4면 기사에서 “태영건설을 포기하더라도 주력 계열사인 SBS는 계속 갖고 있겠다는 게 오너 일가의 숨은 의도라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는 8면 <윤세영 “기회달라” 호소했지만… 사재출연·SBS 지분 매각은 거부> 기사에서 “사실상 사재 출연을 거부한 것이다. 시장에선 태영건설 규모와 앞선 대규모 구조조정 사례들을 볼 때 3000억 원 넘는 사재 출연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SBS 지분을 활용하지 않는 한 채권단을 설득할만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고 보도했다.

▲4일 한국경제 8면.
▲4일 한국경제 8면.

한국경제와 매일경제는 한목소리로 더 자세한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고 비판했다.

매일경제는 <자구안 기대 못 미친 태영, 기업회생 진정성 보여줘야> 사설에서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아, 자구 노력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게 했다. 태영그룹은 최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을 TY홀딩스가 보증한 채무를 갚는 데 우선 사용함으로써 태영건설보다는 SBS를 보유한 TY홀딩스를 살리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도 <워크아웃 불발 위기 태영, 책임있는 자구안 필요하다> 사설에서 “워크아웃 취지는 살릴 만한 기업은 살려내 해당 기업에 재기 기회를 주고 국민 경제에 충격과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라며 “이를 볼모 삼아 대주주가 해야 할 몫을 피한다면 명백한 도덕적 해이다. 알려진 대로 태영의 오너 경영진이 부실 규모가 큰 태영건설은 버리더라도 SBS를 가진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는 지키겠다고 끝까지 고집하면 대주주의 책무와 도의를 다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2400억원이 상거래채권 결제 대신 티와이홀딩스 채무보증 해소에 쓰였다는 것은 워크아웃 신청 때 약속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4일 매일경제 사설.
▲4일 매일경제 사설.
▲4일 한국경제 사설.
▲4일 한국경제 사설.

지난 1일 윤세영 회장은 태영그룹 임직원들에게 “태영이 본의 아니게 뉴스의 중심에 서면서 여러분들은 물론 주변에서도 많이 걱정하고 물어도 봤을 것이다. 저를 비롯해 태영건설과 지주회사 임직원들이 지난해 12월 그야말로 동분서주 불철주야 온 힘을 다해 부도와 법정관리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는 넘겼지만, 얼어붙은 부동산 금융 시장 탓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세영 회장은 이어 “작년 영업이익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흑자 부도를 막기 위해 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야속하고 안타깝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SBS와 다른 계열사 임직원들을 향해서는 “비록 몸 담은 회사는 서로 다를 지라도, 같은 그룹 식구로서 마음만이라도 태영건설을 응원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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