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함께 국민이 원한다면 김건희 여사의 공식 업무와 일정을 전담하는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요구안’과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이 된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지 8일 만에 이뤄지는 거부권 행사다.
이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임시국무회의는 쌍특검법이 공명선거에 영향을 미쳐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 행사를 방해하고, 국정에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에게 재의 요구를 건의했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국민을 위해 시급한 법안 처리는 미루면서 민생과 무관 두 가지 특검법안을 여야 합의도 없이 일방적 강행 처리 대해 깊은 유감 표명한다”고 밝혔다.
특검법은 “총선용 여론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 진 것”이라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실장은 먼저 ’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방탄이 목적”이라고 했다. 그는 “누군가 대장동 로비용으로 50억을 받았다면 그 사람은 당시 인허가권자인 이재명 성남시장 시장 주변의 사람일 것이고 신변 안전을 위해서라도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집권을 바라고 지지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여당의 특검 추천권은 배제하고 야당만 추천해 친야 특검이 수사를 한다면 진상이 규명될 리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도이치모터스 특검법)에 대해서도 “12년 전, (윤 대통령 부부가) 결혼도 하기 전의 일로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커녕 소환도 못한 사건을 이중 수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재판받는 관련자의 인권 침해뿐 아니라 정치 편향적 특검 인명, 허위 브리핑을 통한 여론조작 등 50억 클럽 특검법과 마찬가지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아울러 “이 특검은 수백억 예산이 투입돼 국민 혈세가 민생 무관한 곳에 낭비될 것”이라면서 “검경 등에서 특검에 수백 명 인력이 차출될 경우 법 집행기관의 정상적 운영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건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및 방송 3법 개정안’에 이어 네 번째다.
법률안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유권한이 맞지만, 특검 대상이 대통령 배우자인 점에서 거부권 행사는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거부권 행사가 이행충돌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문제 있는 법안들이기 때문에 재의를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다만,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제2부속실 설치 요구 목소리를 검토하겠다며 전향적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민 대다수가 설치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 여론이라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대통령 배우자를 전담하는 제2부속실를 설치하지 않는 것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며 설치 요구를 일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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