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스포츠 프로야구가 유료화 기로에 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KBO 유무선 중계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협상이 최종 마무리되면 CJ ENM의 자회사 OTT 티빙은 앞으로 3년간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독점할 권리를 얻게 된다. 이 때문에 최종 협상 결과를 봐야 겠으나, 네이버를 통한 야구 시청과 지상파 방송을 통한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번 입찰에는 포털·통신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과 에이클라(스포TV)가 참여했다. 연평균 450억원 가량의 중계권료를 제시한 CJ ENM이 경쟁사들을 압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포털·통신 연합이 5년간 중계권을 따내며 지불한 연평균 220억원의 두 배 가까운 액수다.
◇스포츠, 매력적인 콘텐츠=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 스포츠 중계가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스포츠는 검증된 콘텐츠로 신규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 in)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스포츠 중계는 드라마와 같은 단기 콘텐츠와 달리 장기간 고정 시청자층이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프로야구의 경우 페넌트레이스 기간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개최된다. 스포츠 콘텐츠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며 스포츠 중계 시장은 OTT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OTT, 야구 축구 중계 열 올려=앞서 쿠팡플레이는 2022년부터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를 독점 중계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내한 경기 등을 주최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4년 독점 중계권도 확보한 바 있다. 2025년부터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국가대표 및 클럽 경기까지 독점으로 중계한다. AFC와 중계권 계약을 맺고 국내 배급 마스터 라이선스를 획득한 것이다.
글로벌 OTT 기업도 스포츠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애플은 25억달러(약 3조2762억원)를 투자해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애플TV플러스로 2032년까지 미국프로축구(MLS)를 중계한다. 구글 유튜브는 프로풋폴리그(NFL) 일요일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넷플릭스도 ‘넷플릭스컵’ 골프대회를 생중계한다. 아마존 프라임도 남자프로테니스(ATP) 중계권을 따냈다.
스포츠 경기는 고정 시청자가 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 비교해 중계권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별도의 제작 기간이 들지 않는다.
◇보편적 시청권 훼손 우려=일각에서는 OTT가 실시간 중계권을 확보하며 점진적인 유료화에 따른 시청 접근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CJ ENM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티빙이 프로야구를 실시간 중계하게 되면 화질 차등이나 광고 여부 등으로 인한 점진적 유료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티빙 관계자는 “이제 세부 협상을 시작하는 단계로, 유료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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