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미 수출국 1위, 17년만에 멕시코에 내준다

2018년 7월 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항에 적재된 중국산 수입품 콘테이너./AP·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상품 수입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2006년 이후 17년 만에 1위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상무부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으로부터의 상품 수입액은 20% 이상 급감해 연간 기준으로 멕시코에 추월당한 가능성이 크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지난해 1~11월 미국 수입 시장에서 중국 상품의 점유율은 13.9%로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21% 이상으로 정점을 찍었던 2017년 전후 대비 7%포인트나 감소한 수치다.

미국이 동맹국과 우호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 쇼어링’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선명해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해석했다.

실제 가전제품 등 그동안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품목의 공급망이 다른 나라로 이전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11월 미국의 스마트폰 수입에서 중국산 비중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했고, 인도산은 5배나 급증했다. 중국산 랩톱도 30% 줄었지만, 베트남산은 4배 늘었다. 그 외 중국산 의류품·가구·반도체 제조장비의 수입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위에 중앙처리장치(CPU) 반도체 칩이 놓여있다./로이터·연합뉴스

닛케이는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회피하려는 ‘차이나 플러스(+) 원’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닐스 그레이엄 지리경제학센터 부소장은 “‘차이나 플러스 원’이 미국 수입 통계에서 완전한 영향이 나타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그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액을 경신할 것으로 보이는 멕시코뿐 아니라 유럽과 동남아시아로부터의 수입도 늘고 있다. 지난해 1~11월 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전년보단 줄었지만 역대 두번째이고, 점유율은 10년 전 대비 두배로 늘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해 11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632억달러로 전월 대비 2.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수출이 2537억달러로 전월 대비 48억달러(1.9%) 감소했지만, 수입도 3169억달러로 전월 대비 61억달러(1.9%) 줄어 적자 폭을 감소했다. EU와의 무역적자는 156억달러로 전월 대비 35억달러 감소했고, 중국과의 무역적자도 215억달러로 전월 대비 24억달러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