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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양극화 피로”…투심은 ‘친중 vs 반중’보다 ‘민생’ [대만 총통선거 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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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향후 4년 동안 대만을 이끌 차기 지도자를 뽑는 총통 선거가 13일 치러진다. 현재 판세는 완전히 ‘깜깜이’이다. ‘친미·반중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친중’ 성향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를 오차 범위내에서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어 누가 승자가 될지 전혀 예측불가다.

지난 수년간 대만 선거에서 친미냐 친중이냐는 승패를 가르는 중요 요소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정치적 정서보다 민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냐가 어느때보다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친미와 친중을 가리지 않고 대만의 미래에 유리한 전략을 택하겠다”는 중도파 민중당 커원저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처음으로 ‘삼파전’ 구도의 총통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동아시아의 경제, 정치, 비즈니스, 국제관계 및 공공정책에 대한 분석 플랫폼인 이스트아시아포럼은(EAF) “매우 오래되고 익숙한 선거 이슈인 양안(兩岸·대만과 중국) 안보 위협에 대만인들이 무뎌지며 관심을 잃고 있다”며 “이보단 오히려 대만의 저임금 문제와 주거난, 취업난 등 현실적인 경제 문제에 명쾌한 해답을 줄 후보에게 표가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라이칭더 대만 민진당 총통 후보의 선거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

2022년 11월 26일 치러진 대만의 통합 지방선거에서도 이같은 표심을 엿볼 수 있었다. 30% 가량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는 집권 민진당은 21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텃밭인 가오슝, 타이난 등 5개 현급 시에서 당선자를 내는데 그쳤다. 야당인 국민당은 13석을 차지했다. 경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당시 나왔다.

특히 현실에 불만을 품은 2030 세대가 이번 선거의 ‘캐스팅 보트’로 부상했다. 2030 세대는 대만 전체 유권자 1980만명 가운데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기성세대에서 도돌이표처럼 반복됐던 친미 또는 반중 정서에 대한 피로감이 높으며, 실용적인 문제에 더 관심이 많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22년 대만의 임금 수준은 10년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고, 일부 대만 도시의 주택은 소득 대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물가는 지난해 평균 2.48%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다른 주요 국가들처럼 서민들의 물가 부담은 높은 편이다. 이 외에도 영유아 보육, 노인 부양, 사법 개혁, 자녀교육, 소수자 문제 등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주요 관심사다.

홍콩매체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7일 “대만 정치는 오랫동안 독립 성향의 반중파 민진당과 친중세력인 국민당으로 양극화됐다”면서 “정치적 정서보다 더 현실적인 것을 원하는 유권자들이 갈수록 많아지며 제3당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정치대 샤오이칭 교수도 HKFP에 “고도로 양극화한 정치 상황에 피로를 느끼는 이들이 제3의 길을 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화민국(대만) 건국자 쑨원 동상. 동상 뒤에는 오는 13일 2024년 대만 총통 선거의 후보로 나선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AFP]

대만 연합보가 이달 2일 마지막으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의 지지율은 32%로 1위를 차지했다.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의 지지율은 27%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 지지율은 21%로 3위에 머물렀다.

민진당 약 30%, 국민당 약 25%는 왠만해선 바뀌지 않는 콘크리트 지지층이다. 나머지 45%의 부동표가 어디로 향하느냐가 정권의 향배를 가를 전망이다.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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