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아이폰을 꺼내들고 있다. [유튜브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로레알의 첫 가상 뷰티 어드바이저 ‘뷰티 지니어스’를 소개합니다”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CES2024에 뷰티 기업 사상 최초로 기조연설 무대에 올랐다.
이번 전시회를 뒤덮은 인공지능(AI) 트렌드에 맞춰 로레알 역시 AI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직접 시연하며 1시간에 걸친 연설 동안 2000여명의 현장 청중을 사로잡았다.
특히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로레알은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완벽한 뷰티 솔루션을 만들어냈다. 수많은 화장품 사이에서 ‘결정장애’를 겪는 소비자들을 위한 뷰티 어드바이저 ‘뷰티 지니어스’를 소개한다”며 대뜸 자신의 양복 상의 안주머니로 손을 옮겼다.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아이폰을 꺼내들고 있다. [유튜브 ‘로이터’] |
이윽고 그에 손에 들려나온 것은 애플 아이폰이었다. 아이폰을 꺼내든 그는 “헬로! 뷰티 지니어스”라고 말하며 AI를 호출했다.
니콜라스 CEO는 아이폰을 손에 쥔 채 “라스베이거스까지 11시간 비행기를 타고 왔더니 시차 적응이 안 된다”며 말을 건넸고, ‘뷰티 지니어스’는 아이폰 카메라로 니콜라스 CEO의 피부 상태를 스캔한 후 진단을 내렸다. 뒤이어 현 피부 상태에 맞는 로레알 화장품을 추천해 화면에 보여주기도 했다.
로레알은 이 모든 과정을 무대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여줬다. 청중들은 AI 기술을 활용한 로레알의 새로운 뷰티 솔루션에 주목했다. “헤어 관리를 위해 도움이 필요해보인다”는 ‘뷰티 지니어스’의 농담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로레알의 AI 기반 뷰티 솔루션 ‘뷰티 지니어스’가 사용자에게 피부상태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화면(왼쪽). [유튜브 ‘로이터’] |
같은 날 진행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기자간담회에선 “생성형 AI가 나온 이후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로레알도 (기조연설의 주제가) AI일 정도로 모든 부분에서 생성형 AI로 가고 있다”고 말할 만큼 로레알의 CES 기조연설 데뷔는 높은 관심을 받았다.
눈길을 끈 건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의 대표가 자사 첫 AI 기반 뷰티 솔루션을 시연하는 공개석상에서 삼성 갤럭시의 라이벌인 아이폰을 꺼내든 점이다. 유럽 시장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로레알의 본국인 프랑스의 경우 아이폰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기종은 아이폰15 프로(11%) 였다. 그 뒤를 갤럭시 S23(10%), 아이폰15(10%), 아이폰14(8%), 갤럭시 S23 플러스(5%)가 이었다. 상위 5개 중 3개가 애플 아이폰이다.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4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뷰티 솔루션 ‘뷰티 지니어스’로 피부 진단을 받고 있다. [유튜브 ‘로이터’] |
삼성전자는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시장 환경에 고심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 2024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애플의 아이폰에 비해 갤럭시의 세련미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젊은층을 잡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4’ 행사를 열고,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온디바이스 AI 적용을 예고한 첫 스마트폰으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배석한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갤럭시에 너무 많은 라인업이 있어서 혁신적 변곡점이 있을 때 새 이름을 기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관심이 쏠렸다.
다만 이 사장은 브랜드 교체를 하더라도 시점이 지금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는 “갤럭시 이름보다는 공감과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과제화하고 있다”면서 “새로 나올 제품에 (개선방안을) 적용하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돼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정리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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