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프티 검사 등 비용 최대 100만원 지급
복지부 협의 늦어져 시행 시점 ‘미지수’
서울시가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35세 이상 산모 검사비 지원’ 정책이 지연되면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최대 100만 원을 검사비로 지원받을 수 있어 경제적 이유나 검사 시기 등을 고려해 정책을 기다렸던 고령 산모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가 늦어지고 있어 시행 시점을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가 지난해 4월 발표한 ‘35세 이상 산모 검사비’ 정책 시행이 늦춰짐에 따라 시 민원 응답소 홈페이지에는 정책과 관련한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해 4월 ‘오세훈표 저출생대책 2탄’을 통해 올해 1월 1일부터 35세 이상 임산부에게 소득과 관계없이 태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비를 최대 100만 원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시 차원에서도 늦은 나이에 출산하는 기조와 경제적 부담 등을 고려해 통상 ‘기형아 선별검사’로 일컫는 니프티·융모막·양수 검사 비용을 실비로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통계청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출산한 여성 중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은 2012년 18.7%에서 2022년 35.7%로 10년새 두 배 가량 증가했다. 또한 최근 10년 사이에 모든 연령대에서 분만 건수가 감소했지만, 40대의 분만 건수만 43% 넘게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산부인과학회에서는 35세 이후 출산을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저체중아 및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고령 산모는 50만~70만 원이 드는 기형아 선별검사인 니프틴 검사를 권고받게 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임신 주수를 고려해 융모막 검사, 양수 검사 등도 받아야 하는데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복지부 협의로 시행일 ‘미지수’…“검사 미뤘는데 답답”
산모들은 검사 시기와 비용 등을 고려해 시가 발표한 검사비 지원을 기대했지만 실망스럽단 반응을 내비쳤다. 올해부터 지원비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검사 시기를 미뤘던 사례도 있었다.
이미정(37·가명) 씨는 “지난해 산부인과에서 1월부터 지원비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검사를 미루고 기다리고 있었다”라며 “언제 지원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소식을 들으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시민들의 온라인 민원신청 창구 ‘서울시 응답소’에도 ‘고령 산모 검사비 지원문의’, ‘1월 1일 고령 산모 검사비 지원 왜 실행 안 하죠’, ‘고령 산모 니프티검사비 지원 서둘러주세요’ 등 다수의 민원 글들이 접수됐다.
임신 관련한 맘카페에서도 ‘검사 예약을 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임산부들에게 피해와 혼란이 야기된다’, ‘구체적인 지침이 안 나와서 답답하다’, ‘저도 산부인과에서 듣고 검사 미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진행했으나, 협의 과정이 지연돼 정책 시행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신설 또는 변경의 타당성, 기존 제도와의 관계 등에 대해 복지부와의 협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번 정책은 현재 서울 자치구 보건소에서 시행하고 있는 산전검사 지원 사업과의 중복 지원 여부, 소득 기준 폐지 등으로 인해 복지부와의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 차원에서도 사회보장 제도 신설 협의가 완료된 이후 임신·출산 정보 누리집 ‘몽땅정보만능키’를 통해 사업 시행 공지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35세 이상 산모 검사비 지원 정책은 복지부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진행할 수가 없다”라며 “지난해까지 복지부와 1~3차까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진행했는데, 그간 협의 내용도 살펴보고 왜 협의가 안 됐는지 디테일하게 따져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설 보장 제도 협의가 완료되면 정확한 사업 시행 시기를 홍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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