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북한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고 비판한 데 대해 “무근거한 비난에 일일이 논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공개된 북한산 추정 미사일 잔해.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러시아가 북한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발뺌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앞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와 관련 “미국이 의제토의와 전혀 상관없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걸고든 것은 궁지에 빠진 그들의 처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전략적 대결에서 힘과 수가 딸린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놓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사는 “미국의 무근거한 비난에 일일이 논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며 “미국은 남을 걸고들기 전에 상대가 누구인가부터 잘 가려보고 목전의 득보다는 차후에 초래될 실에 대해 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는 철두철미 러시아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안전이익을 침해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을 계단식으로 추진한 미국의 대결정책에 의해 산생된 것”이라면서 “워싱턴은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 10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는 러시아가 북한에서 조달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러시아는 증거가 없다며 미국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발뺌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무기거래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방문 중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100만발이 넘는 탄약을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수십발의 탄도미사일을 제공받아 우크라이나 공격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49개국 외교장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미사일 거래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지난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매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수공장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공개한 사진에 등장한 무기체계와 관련 신형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인 ‘근거리형 전술유도탄’이라며 러시아 수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 돈이 필요한 북한이 이미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을 러시아에 판매한 사례가 있듯이 러시아가 원하는 무기를 적극적으로 팔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북한 나진항에서 러시아로 이동한 컨테이터가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약 2000개였는데 두달만인 지난해 연말에는 약 5000개 분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152㎜ 곡사포 포탄 기준으로는 약 230만발, 122㎜ 방사포 포탄 기준으로는 약 40만발에 달하는 분량이다.
북한은 최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북한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고 비판한 데 대해 “무근거한 비난에 일일이 논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공개된 북한산 추정 미사일 잔해. [로이터] |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조달받는 반대급부로 무기 관련 기술을 이전하거나 탄약 등 공동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이와 관련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이 더 많은 탄약을 생산하도록 러시아가 지원하기 시작하면 북한은 한반도에서 지금 보유한 형편없는 탄약보다 더 우수한 탄약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은 현재 북한은 구식 재래식 전력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북한이 러시아와 공동생산 및 협력으로 보다 진보한 지대공미사일과 탄도미사일, 장갑차 등을 보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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