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을 느낀 20대 여성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하자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여성은 몹쓸 짓을 당하는 순간 몰래 휴대전화 녹음 버튼을 눌렀고, 범행 당시 상황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이수웅 부장판사)는 강간상해, 주거침입 등 8개 죄명으로 기소된 A씨(30)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16일 오전 6시 30분경 20대 여성 B씨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고백을 거절당하자 테이블을 걷어차고 집 밖으로 나가려는 B씨의 목을 조르며 저항하지 못하게 한 뒤 성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메신저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이후 같은 식당에서 일하던 B씨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가 고백을 거절당하자 B씨가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공소장에 적시됐다.
재판부는 “정식 연인 관계로 발전하기 이전 단계에 있던 피해자에 대한 집착과 질투가 심해졌고, 술에 취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이뤄진 극악한 범행 수법과 위험성에 비춰 범행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피해자인 B씨는 성폭행 피해 당시 ‘만약 이 순간에 살아남는다면 범행을 알릴 증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A씨 몰래 휴대전화 녹음 버튼을 눌렀다. 재판부는 여기에 이 사건 범행의 잔혹성이 생생하게 드러났다며 A씨에 대한 불리한 양형 자료로 삼았다.
A씨는 같은 해 4월 27일 오전 2시경 B씨의 집 비밀번호를 눌러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B씨의 주거지에 침입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는데, 재판 과정에서 “B씨가 알려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갔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재판부는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은 술을 사러 외출했다가 편하게 들어오게 하는 취지였을 뿐 이를 두고 피해자의 집에 자유로이 출입하도록 허락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주거 침입의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9∼2020년에도 당시 여자친구의 얼굴과 복부 등을 무차별적으로 때려 늑골 골절상을 입히는 등 반복적인 데이트 폭행을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누범기간 중 더 극악한 범행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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