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초보’ 우려 일축하고 빠른 당 장악
차기 이재명과 양강…정치 리더십 강화
이준석 필두로 한 원심력 차단에 성공
취임 컨벤션 효과 톡톡, 이제부터 본게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충남도당 신년인사회를 끝으로 서울·인천을 제외한 전국 주요 지역 순회를 마쳤다. ‘신드롬’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한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대중적 관심을 모았고, 정치 신인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를 일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한 위원장의 이번 전국 순회로 크게 세 가지 효과를 봤다고 진단한다. 첫째로는 빠른 당 장악과 국민의힘 지지층 결집이 꼽힌다. 비대위원 설화 논란과 5·18 폄하 움직임이 일며 잠시 주춤했지만 빠른 조치로 수습에 성공한 게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한 위원장을 향한 지지층의 기대와 열망이 사소한 논란을 덮어버렸다.
둘째는 차기 정치 지도자로서 한 위원장의 리더십을 확고하게 세웠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한 위원장은 22%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3%)에 이어 두 번째였다. 해당 조사에서 5% 안팎을 기록했던 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5%를 넘기더니 단번에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와 초박빙 구도를 형성한 셈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의 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야권에서는 ‘윤석열 아바타’라는 프레임에 가두고 싶겠지만 최근 여론의 흐름은 국민이 한 위원장을 한 사람의 독립적이고 유력한 정치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당 운영은 물론이고 공천과 총선이 한 위원장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는 당내 원심력 차단에 성공한 점이 꼽힌다. 한 위원장의 등판과 지지층 결집을 통해 제3지대를 향한 움직임을 최소화했다는 게 요지다. 최근 제3지대 움직임이 부상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측 인사들 외에 현역의원 이탈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원칙과상식’ 소속 현역의원 3명이 민주당을 탈당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관건은 공천…16일 공관위 첫 회의
대통령실·내각·검사로 현역 물갈이설
무리한 공천 시 원심력 폭발 우려
韓 “공천 받기로 된 사람 결코 없다”
물론 지금은 시작일 뿐 한 위원장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취임과 전국 순회에 따른 컨벤션 효과는 다 누렸다”며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정치력 시험대”라고 했다.
최대 관건은 공천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오는 16일 공천관리위원회 첫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총선기획단이 결정한 공천 기준과 당무감사 결과 등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앞서 당무감사위는 전국 204곳 당협위원장 중 46명에 대한 컷오프를 권고한 바 있다.
문제는 ‘공정하고 납득할 만한’ 기준에 따른 엄정한 적용이 되지 않을 경우, 진통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당내에서는 현역들을 대거 공천에서 배제하고 검사 혹은 대통령실 출신들로 물갈이할 것이란 전망이 파다하다. 특히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전 사무총장이 공관위원으로 합류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 커진 상태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 취임 후 눌러 놨던 원심력이 더 큰 반발력을 갖고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험지 수원에서 지역구를 가꿨던 김용남 전 의원은 “대통령도 아닌, 대통령의 메신저를 통해 전해지는 지침에 절대 굴복하는 국민의힘 모습에 절망했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개혁신당 합류를 선언하기도 했다.
반발을 고려한 듯 한 위원장은 연일 “과정까지 공정한 이기는 공천”을 피력하며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나아가 15일에는 3선 의원, 17일에는 4선 이상 중진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당 운영과 공천 방향에 대한 조언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날 충남도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한 위원장은 ‘공천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어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개별 지역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고, 전체적으로 국민께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지향점과 철학을 보여줘야 하는데, 공천장이 들어갔을 때 나올 문제지 미리 어떤 방향으로 하겠다고 끼워 맞추는 것처럼 단순치 않다”고 답했다.
‘공천을 받기로 돼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 공천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천을 받기로 돼 있는 사람은 결단코 없다”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분들 말은 믿지 말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거듭 강조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