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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장 “긴급환자, 병원 지정해 이송토록 법 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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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구급 스마트시스템’ 사용하고, ‘구급상황관리센터’ 역할 확대”

“아파트 화재 대피요령 홍보…관계부처와 구축아파트 화재시설 정비 논의”

남화영 소방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서울=연합뉴스) 남화영 소방청장이 세종시 소방청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양정우 김은경 기자 = “응급환자가 제때 응급의료기관에 수용되기 어려운 경우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수용할 병원을 지정해 이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일이지만 국민을 위한 일인 만큼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15일 세종시 소방청 청사에서 진행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응급실 뺑뺑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소방청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응급실 뺑뺑이’는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도 응급실을 구하지 못해 응급환자가 구급차에서 사망하는 사건을 말한다.

남 청장은 “응급실 병상 부족은 전체적인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의 문제로, 부처·기관 간 협업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며 “지금은 구급대원들이 일일이 병원을 찾아다녀야 하는 등 피로가 커 이런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구체적으로 ‘119구급 스마트시스템’ 사용 및 ‘구급상황관리센터’ 역할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119구급 스마트시스템’에는 119구급대가 다수의 병원 응급실에 환자 정보를 제공하면 응급실 수용 가능 여부 등을 일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실렸다.

구급대원들이 전화로 일일이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아야 하는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이 기능은 보건복지부, 대한응급의학회와 협의 중인 ‘수용곤란 고지 지침’에 따라 응급의료기관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병원에서 응급환자를 받지 못하는 사유와 절차를 규정한 지침이다.

남 청장은 “119구급 스마트시스템이 안착하면 시스템을 통해 편하게 가용 병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병원 응급실 등이 너무 바빠 시스템 업데이트가 늦은 병원은 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유선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보완하면 구급대원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19구급 스마트시스템 참여 병원을 늘리기 위해 협의하는 한편, 긴급한 응급환자의 경우 구급상황관리센터가 병원을 지정하면 병원이 받아주도록 구조·구급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며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인 일이지만, 국민의 생명을 위한 일인 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방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꾸준히 제기된 구급대 유료화에 대해서는 “국민 입장에서는 응급 상황이라 생각해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만큼, 환자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거절할 경우 자칫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국민이 찾으시면 도와드려야 한다는 것이 소방청의 입장”이라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남 청장은 “올해는 특히 응급증상과 비응급증상 구분 방법 등 국민들께 올바른 119 이용요령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비응급환자를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화영 소방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서울=연합뉴스) 남화영 소방청장이 세종시 소방청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싸우는 소방관들의 수장인 만큼, 화재와 같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재난과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신종 재난 등 각종 재난에 대한 대책 마련도 남 청장의 주된 관심사다.

소방청은 소방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재난 유형별로 대응하고, 관계기관은 물론 국민에게도 개방해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인공지능기술을 도입해 화학사고물질을 판독하는 ‘화학물질사고 대응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남 청장은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 인명 피해를 낳은 아파트 화재에 대해 “아파트에서는 화재가 날 때 무조건 대피하기보다 화재 상황을 본 후 대피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자택이나 다른 장소에서 불이 났을 때 어떻게 피난해야 할지 대피 방법과 경로를 미리 알아두고 대응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교통부 및 행정안전부와 구축 아파트들의 화재시설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정비할지 회의할 계획”이라며 “아파트 거주자가 50%를 넘은 만큼, 국민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정부에서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지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언제 어떤 재난이 발생할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재난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신종 재난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안전 문화 패러다임이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며 “국민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니 단기적으로는 홍보에 투자해 국민의 안전 의식을 고취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 해 5월 4일 취임한 남 청장은 청장으로서 지낸 8개월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로 ‘신뢰’를 꼽았다.

남 청장은 “직원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며 “동료 직원들이 청장을 믿고 묵묵히 자기 소임을 다해준 데 대해 늘 감사하다”고 했다.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부족하기보다 넘치게 대응하라’는 것 또한 남 청장이 강조하는 바 중 하나다.

그는 “재난 대응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휘관의 역할이니 지휘관의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지휘관들에게 재난 상황 시 ‘가장 신속히, 최고·최대 대응’을 늘 주지시킨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휘관이 제 능력을 발휘하려면 지휘관의 현장 판단과 지휘를 믿고 따라주는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며 “매뉴얼대로 했는지 여부만을 너무 따지지 말고, 재난 대응의 과정과 결과를 모두 보고 종합적으로 평가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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