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역시 수비만 잘하는 게 아니다. 안정된 후방 빌드업에 날카로운 패스, 그리고 적극적인 공격 가담까지. 아시아를 넘어 월드클래스로 인정받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28)가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김민재는 15일(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바레인과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E조) 1차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4-4-2와 4-2-3-1 전형을 번갈아 오가는 클린스만호의 주전 센터백으로 수비를 이끌었다. 포백의 한 자리를 맡으며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는 패스를 뿌려주는 임무도 담당했다.
초반 한국이 고전하는 흐름에서 공격에 힘을 보탰다. 0-0으로 맞선 전반 38분 황인범의 선제골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중원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전진 패스로 기회를 열었고, 이재성-황인범으로 이어지는 선제골을 도왔다. 바레인 선수들이 방심한 틈을 잘 파고드는 멋진 패스로 한국에 소중한 선제골을 안겼다.
후반 5분 불의의 동점골을 내준 뒤에는 공격에 가담해 어시스트를 올렸다. 왼쪽 공격 쪽으로 많이 올라가 패스를 받았고, 중앙에 있던 이강인에게 찬스를 만들어 줬다. 이강인이 벼락 같은 왼발 인프런트 대포알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최후방 책임지는 김민재의 기습적인 공격에 바레인 수비진이 당황했고, 이강인의 환상적인 득점이 곧바로 터졌다.
전반 13분 경고를 한 차례 받으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본업인 수비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보여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유감없이 뽐냈다. 제공권에서 바레인 공격수들을 압도했고, 적절한 커버플레이로 수비 안정감을 더했다. 빠른 발로 바레인의 공간 침투와 역습을 잘 막아냈다. 후반 27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한국 수비를 잘 지키며 클린스만호 대회 첫 승에 큰 힘을 보탰다.
명불허전 기량을 과시하며 한국을 승리로 이끈 김민재. 수비도 수비지만 막힌 공격의 혈을 시원하게 뚫어주면서 ‘승리의 태극전사’로 거듭났다.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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