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심가구에 ‘복지등기’ 월 1회…집배원이 면담·관찰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 지난해 겨울 송파우체국 집배원 이 모씨는 장지동 한 가구에 등기우편을 전달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해당 가구가 모자(母子)가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씨는 이를 송파구청에 알렸고 구는 즉시 ‘대한적십자사 희망풍차’ 사업과 연계하여 쌀과 생필품을 긴급지원했다.
서울 송파구(구청장 서강석)는 이처럼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복지등기 우편서비스’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복지정보를 담은 등기우편물을 위기 의심가구에 배달하며 위기 징후를 살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하는 사업이다.
구는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위기 의심가구에 매월 1회 ‘복지등기’ 우편을 발송하고, 송파우체국 집배원은 이를 배달하면서 해당 가구의 생활실태나 주거환경을 살핀다. 부재중일 때는 공과금 독촉장, 술병 적재, 악취 등을 살펴 점검표에 기재해 구청 혹은 동주민센터 복지담당자에게 전자메일로 전달한다.
복지담당자는 집배원의 점검 내용을 토대로 상담을 거쳐 위기 극복에 필요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한다.
복지등기에는 다양한 복지정보를 담았다. 복지사각지대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복지제도 안내문, 송파구 복지 신고채널 ‘송파희망톡’ 홍보물, 관내 복지기관 연락처 등이다.
앞서 구는 지난해 12월 시범 사업을 통해 약 300가구에 복지등기를 발송해 140가구에서 위기 징후를 발견, 동주민센터 직원의 방문 상담을 거쳐 최종 6가구에 맞춤형 서비스를 했다.
구는 오는 3월 송파우체국 집배원 190명을 대상으로 위기 징후 확인 방법 등을 교육하고 분기별로 실무협의회를 개최해 진행 상황을 공유할 예정이다.
서강석 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접점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적극적으로 찾아 소외됨 없는 ‘포용의 도시 송파’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prin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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