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김주훈 기자] “한국의희망은 이번 총선에서 교섭단체 이상 의석수를 확보해 수권 능력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국민에게 양향자가 떨어져도 큰일이 아니지만, 한국의희망 가치인 ‘첨단산업·과학기술’만큼은 무너져선 안 됩니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과학기술을 국정 운영 중심에 두는 선도국가 실현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4·10 총선 낙선은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나아가 정체성을 모두 담은 당명 그리고 당의 가치·비전을 지킬 수 없다면 다른 제3지대와의 ‘빅텐트’도 없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단독] 양향자 "'한국의희망' 당명 수용 안 하면 '빅텐트' 없다">
양 대표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희망은 우리가 숙고해서 선택한 당명이다. 당명을 버리라는 말은 우리의 가치와 비전을 버리라는 말과 똑같다”며 “제3지대 신당들이 우리 당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같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희망이라는 당명에는 양 대표의 정치철학이 오롯이 배어 있다. 오랜 숙의 과정을 통해 위기의 한국 정치를 희망으로 바꾸겠다는 의미에서 한국의희망을 당명으로 채택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가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정치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정당을 만들기 위해 한국의희망을 창당했다”고 소개했다. 그런만큼 양 대표와 한국의희망의 목표는 이번 총선에 머물지 않는다. 양 대표는 “긴 호흡으로 다음 국가 운영을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여러번 강조했다.
양 대표는 지난해 6월, 지금의 제3지대 정당 중에선 가장 먼저 한국의희망을 창당했다. 해를 넘기며 불과 한, 두달 새 유력 정당만 4곳이 출범한 지금의 제3지대를 그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양 대표는 거대 양당의 정치 전쟁을 종식시키라는 것이 국민의 열망이지만, 단순히 표를 위해 정치공학적으로 합종연횡한다면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3지대 빅텐트’에 다른 신당 보다 관심이 적다는 그는 “어떤 가치와 비전으로 국민에게 정당을 소개하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제 일”이라고 했다. 당명과 비전 두 가지 전제가 받아들여진다면, 어느 제3지대 세력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떻게든 총선만 넘기고 보자는 식으로 간다면 ‘빅텐트’는 고사하고 신당 자체도 뿌리내릴 수 없다는 쓴소리다. 양 대표는 “총선의 심판 도구로 쓰이고 나면 가치와 비전은 무엇인지도 모른 채 헤매게 된다. 저는 그 역사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을 탈당한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들의 이른바 ‘낙준연대’설에 대해서는 “반명(반이재명)·반윤(반윤석열)에서 시작돼 나온 것인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국민들 시각에서 본다면 반명·반윤이 아닌, 이를 넘어선 가치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근 제3지대 신당 창당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어떻게 보고있나
“국민들 입장에서 가장 열망하는 것은 양당 정치의 전쟁을 종식해달라는 것이다. 전쟁 종식을 위해 새로운 세력이 힘을 발휘해야 하는 만큼, 그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정당들이 계속 출연하는 것 같다. 저는 양당 정치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균열이라도 내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에 존중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다만 제가 경계하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정당들이 단순히 표를 위해 정치공학적으로 합종연횡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의희망의 경우, 가치와 비전을 중요시하고 단순히 총선을 위해서 만든 정당이 아니라는 말씀을 분명히 드리고 싶다. 제가 정치에 입문한 8년 동안 느낀 정당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대로 된 정당이 필요하다는 대의에서 만든 정당이기 때문이다.”
– 제3지대 ‘빅텐트’ 구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한국의희망 입장은 무엇인가
“사실 제3지대 빅텐트에 대해 다른 신당 관계자들 보다 관심이 적다. 어떻게 어떤 식으로 신당들이 합쳐질 것이라는 점쟁이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가치와 비전으로 국민에게 정당을 소개할 것인지,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고, 그것이 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당을 보면 ‘가치·비전-세력-언론(국민)’ 3축이 있다. 저는 비전·가치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언론의 관심은 세력에만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세력화에 능통한 것은 이준석 신당인데, 저는 이 세력화를 위해 한국의희망의 가치와 비전을 손상시킬 수 없다. 무엇보다 총선을 앞두고 세력화를 시도한 국민의당의 경우 결국 실패하지 않았나. 정당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고, 총선의 심판 도구로 쓰이고 나면 가치와 비전은 무엇인지도 모른 채 헤매게 된다. 저는 그 역사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 이준석 전 대표와 정책적 교감을 확인한 계기가 많았는데, 개혁신당과도 힘을 합칠 가능성이 없나
“한국의희망의 비전·가치·정책·시스템·플랫폼 등을 지속적으로 설명해 왔고, 당의 정책도 8탄까지 발표했다. 다른 신당 중 유일하게 이준석 전 대표만 한국의희망의 가치·비전 등을 모두 본 사람이다. 그렇기에 이 전 대표가 한국의희망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고,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선 높이 평가한다. 다만 과학기술 정책 분야에 함께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한국의희망을 흡수하는 수단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반대한다. 당을 합칠 때 제가 당대표직이나 어떤 역할을 하겠다고 주장하지 않을 생각이다.”
– 가치·비전은 통해야겠지만, 당명 사수에 주력하는 건 우려가 있지 않겠나
“한국의희망은 철학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을 국정운영 중심이 두어야 한다고 창당된 정당이다. 이 가치를 이어갈 수 있다면 어느 세력과도 열려 있다고 늘 말씀드렸다. 이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은 당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가 숙고해 선택한 한국의희망이라는 당명은 다른 신당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새로운미래는 1년 후에 보면 새롭지 않다. 개혁신당도 1년이 지나면 더 이상 신당이 아니다. 이들 신당 중 100년 정당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없다. 한국의희망은 100년 정당을 생각하고 창당했고 당명도 숙고해서 선택한 것이다. 이 당명을 버리라는 것은 우리의 가치와 비전을 버리라는 말과 똑같다. 제3지대 신당들이 우리 당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같이 할 필요가 없다.”
–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들의 이른바 ‘낙준연대’ 시나리오에 대해 어떻게 보나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가 공통으로 주장하는 것은 ‘과거와 단절하고 미래로 건너가자’,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하라’라는 것이다. 즉, 국민을 보라는 것인데,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보면 사사롭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국민의 복무’는 무엇인가(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지난 16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가칭 ‘새로운미래’ 창당발기인대회 축사에서 “모든 동지들은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하라는 것이 우리의 구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들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나왔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신당들이 함께 가고 안 가고가 문제가 아닌,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데 있어서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신당들이 제가 말하는 가치를 동의하면, 저는 어떤 곳과도 같이 할 수 있다. 각 신당들은 반명(반이재명)·반윤(반윤석열)에서 시작돼 나온 것인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민들 시각에서 본다면 반명·반윤이 아닌, 이를 넘어선 가치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의희망의 공천 핵심 전략인 ‘K-첨단벨트 군단’에 대해 설명해달라
“과학기술을 국정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과 현 교육제도로는 미래 인재 양성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분들을 모집하고 있다. K-반도체 벨트 핵심인 용인을 중심으로 첨단산업 특화단지가 지정된 7곳(용인평택·구미·청주·포항·새만금·울산·천안아산)에 집중적으로 검증된 후보를 출마시킬 예정이다. 만약 다른 어떤 신당들과 연대를 한다면 이 공천 방향성에 대해 논의를 해볼 생각이다. 한국의희망 후보들로만 이 지역을 모두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첨단 산업이 중요한 이유는 특정 분야 산업의 경우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신산업에서 창출되는 일자리가 결국은 청년들의 미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복지이고 세수를 증가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용인의 경우, 세계의 반도체 수도가 되어야 한다. 용인의 성공은 다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을 견인할 수 있는 만큼, 용인 클래스터를 성공시키는 일이 핵심인 것이다. 이를 위해 규제 철폐 등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다수의 반도체 전문가들의 국회 입성이 필요하다. 여기서 발전된 생각이 결국은 기술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 시스템도 개혁해야 하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수 확보는 절실하다.”
– 지난해 ‘K-칩스법’ 통과가 되기까지 큰 역할을 했다.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유지를 위해 입법부에서 시급하게 나서야 할 일이 뭔가
“이미 발의된 ‘K-칩스법 시즌2’에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연장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여당은 그 법을 빨리 심사하고 통과시켜야 한다. 현재 미국은 25%, 중국은 100%를 세액 공제한다. 일본은 최대 투자비의 50%까지 현금 지원하고 있으니, 한국의 15%(대·중견기업 기준, 중소기업 25%)는 절대 높은 수준 아니다. 아울러 용인 메가 클러스터의 전폭적 지원도 요청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첨단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지자체의 국비 지원 필요 예산을 전수조사한 결과 용인·평택 반도체 특화단지에 총 약 8조 원, 내년에만 1조 1184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내년 편성 예산은 0원이다. 특화단지들에 대한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최근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자가 승리했는데, 과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해 제2야당인 민중당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를 우리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친미 성향의 총통이 선출된 것에 중국이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기술 문제가 가장 크다. 미중 간 어떤 관계가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대만 TSMC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면 반대급부로 삼성 파운드리가 커질 수 있다. 다만 어찌 보면 우리에게 좋은 환경이 마련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인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해 기회를 놓친다면 대한민국은 기술 식민지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의희망 창당 비전이 선도국가다. 과학기술 패권 국가를 가능하게 하려면 과거에 함몰되어서 이념 싸움·정파 갈등을 뛰어넘어 미래로 건너가야 한다. 그래서 한국의희망이 ‘이제는 건너가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의희망의 4·10 총선 목표는
“국가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정치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정당을 만들기 위해 한국의희망을 창당했다. 그렇기 위해 이번 총선뿐만 아니라, 긴 호흡으로 다음 국가 운영을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이를 위한 첫 단계가 이번 총선에서 유의미한 의석수, 교섭단체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고 수권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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