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대전과 냉전을 통해 시작된 군사기술의 시대와 “아르파”의 탄생
- “솔라 이글” UAV <출처: Boeing>
- EXACTO ‘스마트’ 탄환 <출처: Public Domain>
- 저격수 탐지시스템인 “부메랑 III” <출처: Raytheon>
- 4족 보행 로봇인 알파독 <출처: DARPA>
- DARPA의 강화보병슈트 사업인 “워리어 웹” <출처: DARPA>
-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무인 수상함인 ACTUV <출처: 미 해군>
- XS-1의 일러스트레이션 <출처: DARPA>
- PCAS 사업 개념도 <출처: DARPA>
-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의 X-플레인 <출처: Aurora Flight Science>
- 2015년 DARPA 로봇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휴보의 개발진 KAIST팀의 모습. <출처: DARPA>
앞서 말했듯 고금의 모든 전쟁에는 항상 시대를 앞서는 무기체계와 기술이 전쟁의 승패를 판가름했다. 그중 이러한 경향이 가장 두드러졌던 전쟁은 인류 최대 규모의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2차 세계대전이다.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시작한 독일과 일본은 군사 대국이자 선진국인 영국, 프랑스 뿐 아니라 인구 대국인 소련과 중국을 꺾고 적들을 압도하기 위해 전대미문의 다양한 과학기술을 연구하여 동원했다. 특히 독일은 로켓과 제트기까지 개발하면서 전세를 역전 시키고자 노력했지만 연합군의 희생과 물량 공세 앞에서는 중과부적이었다. 이 전쟁은 향후 다가올 시대가 과학기술의 시대임을 암시하듯 두 발의 핵무기와 함께 막을 내렸다.
- 냉전과 함께 새롭게 탄생한 “다르파”와 다르파의 미래
1960년대 중반이 되면서 냉전 체제가 본격화되자 드디어 미군은 군을 위한 과학 연구 사업의 필요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다양한 연구 개발 사업을 발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르파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대형 사업을 맡으면서 연구 범위를 비약적으로 확장했으며, 이 시기에 프로젝트 디펜더(Project Defender: 탄도미사일 방어 사업), 프로젝트 벨라(Project Vela: 핵실험 탐지), 프로젝트 어자일(Project Agile: 반군 작전 연구 개발) 등이 발주되었다.
- 오늘날의 다르파를 만들어낸 독창적인 연구 방침
다르파는 지난 50년간 미 국방과학의 선두에 서서 수많은 연구 개발을 이끌어왔다. 다르파는 보기보다 작은 조직인데다 생각만큼 연간 예산이 큰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연구 업적을 남기고 있다. 다르파는 프로젝트 사업이 잡히면 다르파 혼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성격에 맞게 외부에서 팀을 구성한다. 이 팀에는 다양한 크기의 기업, 대학 연구 기관, 연구소, 정부 산하 기관, 비영리 단체 등이 포함된다. 현재 다르파의 연구 부서는 총 6개 부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분야는 국방과학실(Defense Science Office, DSO), 정보개혁실(Information Innovation Office, I2O), 전략기술실(Strategic Technology Office, STO), 전술기술실(Tactical Technology Office, TTO), 마이크로시스템 기술실(Microsystems Technology Office, MTO), 생물학 기술실(Biological Technologies Office, BTO)로 이루어져 있다.
- 야심 찬 목표
다르파가 추진하는 사업은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한 과학과 공학 기술의 발전을 도모한다. 따라서 절대로 해결책이 간단히 나올 사업은 손대지 않으며, 과학적으로 혁신적인 응용이 필요하거나 기술적인 도전이 필요한 사업에만 참여한다. 특히 당장 사용이 시급한 분야의 사업에 손대는 이유는 ‘필요성’이라는 시급성의 요소가 천재들의 ‘창의력’을 직접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이다.
한시적인 팀 구성
앞서 말했듯, 다르파는 필요에 따라 연구팀을 다양한 분야에서 모은 전문가들로 구성하여 꾸린다. 이는 통상 다르파의 사업 기간은 짧은 편이므로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구성할 수 있다. 이들 팀의 지휘 또한 임기제로 임명한 기술 관리자가 지휘하며, 이들은 해당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뛰어난 리더십을 갖춘 이들 중에서 선발한다. 모든 프로젝트는 기간을 정해두고 엄격하게 관리하므로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집중하여 강도 높게 개발을 진행한다.
독립성
다르파는 스스로 사업을 선정하고 진행 시킬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 받는다. 이러한 독립성 덕분에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난제에도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으며, 정치권이나 재계 등 외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최고의 인재들이 기꺼이 사업에 참여한다.
다르파의 대표작
다르파는 독특한 연구 개발 방침으로 당대에 알려진 과학기술이 풀 수 없던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해냈고, 미래를 열 기술에 대한 열쇠를 찾아냈다. 다르파의 대표적인 작품 중에는 군사 용도로 개발되었다가 민간 용도로 전용되어 일반에게 친숙한 것들도 굉장히 많다.
인터넷 / 아르파넷(ARPANET)
- GPS
- 스텔스 기술
- 무인항공기 기술
- 고고도 초 장기체공 무인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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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솔라 이글(Solar Eagle)” 사업으로, 다르파가 보잉(Boeing) 사의 팬텀 웍스(Phantom Works) 연구소와 8,900만 달러로 계약하여 개발이 진행됐다. 이 기체는 다르파에서 추진하는 벌쳐 II (Vulture-II) 사업의 일부로, 보잉이 개발한 솔라이글은 태양열 판을 장착한 후 하늘에 올라가 최소 5년간 지상에 내려오지 않고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솔라 이글의 날개는 121m로 40층 건물 길이에 맞먹으며, 고도는 성층권까지 도달하여 비행이 가능하다. 솔라 이글은 하늘에서 고정 상태로 비행하며 정보 수집, 통신 중계, 정찰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안타깝게도 개발 사업 자체가 2012년 경에 취소됐다.
생각으로 움직이는 인공 팔
자체 탄도 계산 조준경
- 저격수 탐지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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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부메랑(Boomerang)”이라는 명칭이 붙었던 프로젝트로, 다르파와 BBN 테크놀로지(Technologies) 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부메랑은 험비(Humvee) 같은 군용 차량 외에 스트라이커 장갑차나 MRAP 등에 장착하며, 상체에 붙은 레이더를 통해 저격수의 발사 위치를 탐지하는 시스템이다. 부메랑은 이라크 전쟁이 한창때였던 2003년 미 육군의 요청으로 개발이 시작됐으며, 센서에 붙은 소형 마이크를 통해 총이 발사될 때 일어나는 포구 폭풍과 초음속 충격파를 탐지한다. 각 마이크는 약간씩 차이를 두고 정보를 읽어 들인 후 역산하여 저격수의 위치를 찾아내며, 원점 발견까지 약 1초 정도 소요된다. 특히 음향정보에 기반하기 때문에 저격수의 방향 뿐 아니라 범위, 고도 위치까지 한꺼번에 파악하며, 악천후나 적이 이동 중인 상태라도 정보를 파악해낸다. 이 장비는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 이후 출발선과 결승선 주변 및 이동 차량에 장착되어 폭발물이나 저격수를 탐지하고 있다.
로봇 수송수단
강화 보병 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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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엑소스켈레톤(Exoskeleton)”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진 연구 분야로, 다르파 외에도 다수의 기업이 연구 중이다. 다르파는 2011년부터 워리어 웹(Warrior Web)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보병 강화용 슈트 개발을 시작했으며, 이를 착용함으로써 근골격 부상을 낮추고 병사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게 고안되었다. 워리어 웹은 총 9개가 시제품으로 제작되어 21주간 테스트 됐으며, B형은 스쿠버 잠수복처럼 고안되어 병사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했다.
오늘날 다르파의 도전 분야
한편, 최근에 공개된 다르파의 연구 사업 중에도 흥미진진한 것들이 많다. 최근 다르파는 첨단 군사 기술 뿐 아니라 우주 개발 기술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다.
가변형 항공 임베디드 시스템(Aerial Reconfigurable Embedded Systems)
- 대잠전(對潛戰) 연속 추적 무인함정(ACTUV)
블랙잭(Black Jack)
- 궤도 시험용 비행체(OTV), X-37
- XS-1 시험용 우주선
고출력 액체 에너지 레이저 지역 방어 체계
- 지속성 근접항공지원(PCAS)
APT 식물 센서
- 수직이착륙(VTOL) X-항공기
다목적 통역 장치 (BOLT)
- 현존 기술의 벽을 돌파하기 위한 최고 인재들의 집합소
다르파는 새롭게 연구개발을 실시할 분야를 파악하면 이것이 현존 기술이나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해결이 가능한 문제인지 분석하고, 이 사업이 가져올 파급 효과와 중요성을 고려하여 사업의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사업이 시작되면 현존하는 기술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시도나 접근이 필요한지를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예상 밖의 결과물이 도출되기도 한다. 이후 다르파는 적절한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하여 연구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뚜렷한 연구 개발 기간(통상 3년~5년 이하)과 예산을 할당한 후 엄격한 방식으로 진도를 관리한다. 다르파는 이 과정에서 연구 개발에 필요한 전 세계 지식인과 연구소를 접촉한다. 또한 특정 연구자가 성과를 제대로 내고 있지 못하지만 그의 연구 자체가 사업 성공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의 업무량을 재분할 한 후 사업을 연장하기도 한다.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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