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DF 홈페이지에서는 테러리즘, 하마스,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테러, 이란을 이스라엘이 직면한 다섯 가지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다. <출처: Fathom Journal>
(IDF와 해외 언론에서는 ‘98유령부대’를 ‘Multi-Dimensional Unit’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98유령부대’는 미 육군의 다영역작전부대처럼 지상, 해상, 공중, 사이버・전자기, 우주 등 다영역을 활용하여 임무를 수행한다. 이에 따라, 본 고에서는 ‘Multi-Dimensional Unit’을 ‘다영역작전부대’로 번역하여 사용할 것이다.)
창설 배경
21세기 들어 이스라엘은 전방위 안보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Hezbolla)와 가지지구의 하마스(Hamas)는 테러, 로켓공격 등 저강도 분쟁(Low-Intencity Conflicts)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고, 이란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중동지역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스라엘에 가해지는 위협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 강도가 높아진 것이다.
- 다영역작전에 대해 훈련부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코차비 총참모장의 모습 <출처: Jerusalem Post>
- ‘98유령부대’ 예하 정찰부대는 복잡한 인공구조물이 즐비한 도시지역에서 무인체계를 이용하여 선도정찰을 실시한 후, 전투원들이 후속하는 유・무인 복합전투를 숙달했다. <출처: Times of Israel>
- IDF에서 2020년 6월 14일부터 운용하고 있는 Ofek-16 스파이 위성. Ofek-16는 가자지구에 대한 정밀감시부터 이란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장거리 감시까지 전방위 안보위협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출처: Times of Israel>
- 98유령부대(98 Ghost Unit) 편성
IDF의 다영역작전부대는 약 1년 동안의 부대 개편과 부대원 선발 과정을 거쳐 2020년 1월 비밀리에 야론 핀켈만(Yaron Finkelman) 준장이 지휘하는 98공수사단 예하부대로 창설되었다. 창설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될 IDF 군 구조 개편 계획인 ‘Tnufa(Momentum)’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부대명칭은 상급부대 명칭을 따라 ‘98유령부대’로 명명되었다. 성경에 나오는 단어 중 ‘유령’의 의미를 가진 ‘Rephime’을 본따 ‘르바임부대’로 불리기도 한다.
- 대규모 기동훈련을 통한 다영역작전 수행능력 배양
2020년 초, 창설을 완료한 ‘98유령부대’는 팀워크와 임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체 훈련에 집중했다. 내부 결속력을 다진 ‘98유령부대’는 동년 6월, 다영역작전 수행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대규모(Large Scale) 기동훈련에 참가했다. 이 훈련에는 IDF 예하의 사・여단급 지상부대, 특수작전부대, 공군 등이 참가했고, ‘98유령부대’는 이들의 다영역 자산과 연계하여 다양한 형태의 ‘감시-결심-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은 IDF가 미래 다영역작전을 준비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당연히 IDF 지휘부의 관심은 높았고, IDF 육・해・공군의 주요 지휘관 대부분이 참석하여 훈련 모습을 참관했다. 특히, 아비브 코차비 총참모장은 훈련 중간 가용시간을 활용하여 훈련부대와 전술토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지상부대가 운용하는 드론, 로봇 및 군견 등이 식별한 인공구조물 내부나 지하공간에 은・엄폐된 표적도 도심지로 기습 진입한 전차나 아파치 헬기에 의해 정밀타격되었다. 특수작전부대가 식별한 적대세력의 리더십 같은 시한성 표적(Sensitive Target)도 초정밀 미사일에 의해 제압되었다.
- 2021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시 실전 운용
2021년 5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대규모 분쟁(5. 7∼21)이 발생했다. 이때 ‘98유령부대’가 처음으로 실전 운용되었고, 다영역에서 운용되는 IDF 자산과 연계하여, 지하터널에 은・엄폐되었다가 기습적으로 발사하는 하마스의 로켓을 식별과 동시에 무력화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하마스의 대량 로켓공격으로부터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98유령부대’는 지난해 6월에 실시한 대규모 기동훈련과 동일하게 ‘감시-결심-대응’ 절차를 적용할 수가 없었다. 지난 훈련은 민간요소가 가미되지 않았지만, 가자지구의 밀집된 인공구조물에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에 대한 민간피해가 발생할 경우, 하마스의 여론전과 국제사회의 비난으로 IDF의 군사행동이 수세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간요소는 등한시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였다.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바로 돌발표적이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지하터널을 이용하여 은폐기동을 한 후 차폐가 가능한 지표면으로 나와 로켓을 발사하고, 다시 사라지는 전술을 구사한다. 즉, 표적의 노출시간이 매우 짧다는 의미다. 그 결과, 작전실시간 투입된 타격자산의 임무해제 직후 2차 타격과 같은 상황이 빈번히 발생했다.
하지만 가자지구의 면적은 작다. 이로 인해, IDF의 주력 타격자산인 F-16과 같은 전투기는 임무해제 후 2차 타격이 쉽지 않다. 전투기는 고속으로 기동하여 선회할 때뿐만 아니라, 단편명령을 하달받고 표적을 최신화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타격 공백시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마스는 이런 불확실성을 십분 활용하여 로켓공격을 감행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2020년 6월에 실시된 대규모 기동훈련에서 ‘98유령대대’는 지상, 공중 및 사이버 영역에서 운용되는 부대들과 다영역작전을 수행했다. 2021년 5월에 발생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는 작전지역이 해상, 우주 및 인지 영역으로도 확대되었다. 이처럼 ‘98유령부대’는 다영역 감시・결심・타격자산을 METT+TC에 따라 작전실시간 운용하여 최단 시간 내 표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 시사점
IDF는 2020년 6월 대규모 기동훈련과 2021년 5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결과를 통해 ‘98유령부대’가 대대급 부대이지만, 사단급 전투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높게 평가했다. 전술한 것처럼 미 육군의 MDTF가 2018년 RIMPAC 훈련에서 인도-태평양지역 전체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와 같은 작전 효용성 측면에서 ‘98유령부대’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가진다.
첫째, 다영역작전부대는 전방위 위협에 효율・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헤즈볼라, 시리아, 하마스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다영역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이란은 핵・미사일 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으로도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있다. 헤즈볼라와 시리아는 국경 일대와 연안에서 이스라엘과 국지적인 충돌이 잦다. 하마스는 도시와 지하공간을 활용하여 테러와 로켓발사와 같은 저강도 분쟁을 야기한다.
저자 소개
조상근 | 정치학 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사단법인 미래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육군혁신학교에서 비전설계 및 군사혁신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고, ‘한국NGO신문’에 「메가시티와 신흥안보위협」 관련 글을 연재 중이다. 역·저서로는 『소부대 전투: 독소전역에서의 독일군』, 『Fog of War: 인천상륙작전 vs 중공군』 등이 있다. 2016년 美 합동참모대학에서 합동기획자상을 수상했고, ‘2020년 대한민국 지속가능 혁신리더대상’에서 국방교육 분야 혁신리더로 선정되었다.
유용원의 군사세계CP-2023-0230@fastviewkorea.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