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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72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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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 테스트

행사에서 사열 중인 러시아 육군 소속의 T-72B <출처: (cc) Vitaly V. Kuzmi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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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에서 사열 중인 러시아 육군 소속의 T-72B <출처: (cc) Vitaly V. Kuz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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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제2차대전이 끝났음에도 무기에 대한 인간의 집념은 중단되지 않았다. 미국과 소련의 자존심 경쟁이 극에 달했던 냉전 시기는 더욱 강력한 무기의 탄생을 촉진시켰다. 소총부터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상대보다 좋은 무기를 갖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이 벌어졌는데 지상전의 왕자로 자리 잡은 전차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소련의 기갑전력은 제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선봉장답게 핵무기와 더불어 서방 세계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존재로 인식되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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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 동안 공공연히 소련 전차의 성능이 서방 전차를 압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는 했지만, 막상 중동전쟁 같은 국지전을 통해 경험한 결과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 파악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공포는 쉽게 해소되지 않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곧바로 새로운 전차가 출현하였기 때문이었다. 7~8년 주기로 새로운 전차를 내놓는 소련의 왕성한 개발 능력에 서방은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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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71년 소련이 현존하는 최강의 전차를 양산하기 시작하였다는 정보가 입수되었고 미국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였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1991년 마침내 이 전차와 미국의 전차들이 대규모로 정면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서방의 전차가 일방적인 압승을 거두어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처럼 탄생 당시에는 모두를 두려워하도록 만들었지만 정작 실전에서 실망스러울 만큼 나약한 모습을 보여준 주인공이 바로 T-72 전차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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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mm 활강포로 사격하는 모습 <출처: 폴란드 국방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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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5mm 활강포로 사격하는 모습 <출처: 폴란드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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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trong><font color=조급하였던 소련

무려 25,000대 이상 양산 된 T-72는 소련 및 동구권을 대표한 제2세대 전차였지만 사실 탄생하지 못하였을 수도 있었다. 소련은 T-62의 양산 이전부터 이를 능가할 차세대 MBT(주력전차)를 개발하던 중이었다. 모로조프 설계국(Morozov-현재 Malyshev Factory)은 상당히 오래 전이라 할 수 있는 1951년부터 ‘프로젝트 430’으로 명명된 신예 전차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는데 그렇게 해서 탄생한 괴물이 바로 제3세대 전차의 효시로 여겨지는 T-64이다.

그런데 당대를 초월한 기술을 너무 많이 접목하다 보니 정작 개발에 난항을 겪었다. 새로운 무기는 연구와 개발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전에 없던 기술을 적용시킬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사실 T-62의 탄생도 이와 관련이 많았는데 T-64가 예정된 기간 내에 완성 될 가능성이 없자 우선 T-55를 개량한 T-62가 만들어졌다. 미국은 소련의 전차에 두려움을 느꼈지만 정작 소련은 그 반대였던 것이다.

하지만 T-62도 생각만큼 흡족하지 못한 결과를 보였고 이에 조급증이 더욱 커진 소련은 T-64의 본격 양산 전까지 임시적으로 전력 공백을 메우려고 다시 T-62를 개량한 신예 전차의 개발에 착수하였다. T-62의 개발자인 UVZ(Uralvagonzavod-우랄열차공장)는 T-64를 하청생산하며 얻은 기술을 응용하여 켈로젤(Carousel) 방식으로 자동 장전되는 125mm 활강포와 보다 성능이 향상된 화력 통제 장치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전차의 공격력을 강화시켰다.

반면 T-64가 너무 앞선 기동력을 구현하려다가 난관에 봉착하여 본격 제식화에 난항을 겪는 현실을 교훈 삼아 차체는 T-44부터 사용하여 오면서 신뢰성이 입증된 T-62의 차체를 개량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성능을 일부 축소한 T-64 포탑을 개량된 T-62 차체에 장착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한지 4년 만인 1971년에 전차가 완성되었고 이듬해 배치를 목표로 T-72라는 제식부호가 부여되었다.

 

동독군이 사용하던 T-72 <출처: (cc) Balcer at wikimedia.or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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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독군이 사용하던 T-72 <출처: (cc) Balcer at wiki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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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trong><font color=주력전차로 선정되다

그런데 이런 개발 과정 때문에 T-72를 T-64의 다운그레이드 형이라 표현하는 자료가 많다. 사실 T-64의 개발 지연에 따른 전력 공백을 메울 생각으로 개발되다 보니 초기 모델은 부품이나 장갑 등의 성능이 낮은 염가형이 장착되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T-72는 소련 전차 개발사를 살펴볼 때 T-64의 다운그레이드가 아니라 T-62의 업그레이드로 보는 것이 맞다. 계통상으로 T-44, T-55, T-62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제2차대전 후 소련 전차는 기술 교류가 있기도 했지만 크게 UVZ 계열과 모로조프 계열로 나뉜다. UVZ 계열은 이후 T-72를 거쳐 T-90까지 연결되며, 모조로프 계열은 T-64에서 현재 국군도 사용 중인 T-80과 우크라이나 군의 주력인 T-84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성능과 별개로 T-72와 T-90이 주력전차로 선정된 점을 고려한다면 상품으로써의 경쟁력은 UVZ 계열이 우위를 보였다고 볼 수 있다.

 

(좌)중국의 98식 전차도 T-72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br />
(우)폴란드 개량형인 PT91 <출처: (cc) Hiuppo at wikimedia.or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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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중국의 98식 전차도 T-72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br /> (우)폴란드 개량형인 PT91 <출처: (cc) Hiuppo at wiki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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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72를 일선에서 운용해 본 결과 생각보다 좋은 성능을 보이자 소련 군부는 고민에 빠졌다. 서류상으로는 T-64가 성능이 앞선 것이 맞지만 대량으로 양산하여 사용하기에는 아직도 신뢰성이 부족하였던 반면 비슷한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 T-72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획득이 가능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틈새를 잠시 담당하려던 애초의 계획을 바꾸어 소련 당국은 T-72를 또 하나의 주력전차로 선정하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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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우선 노후화된 T-55의 교체에 나섰는데 덕분에 거대한 기갑부대를 보유한 소련은 1990년 이전까지 T-62, T-64, T-72 모두를 대량 보유하는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였다. 소련에서만 사용된 T-64와 달리 T-72는 친소 국가에도 대량 공급되었고 폴란드, 인도 등지에서 라이선스 생산도 이루어졌는데, 자체적으로 개량하거나 이를 베이스로 신형 전차를 개발한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중국의 98식, 99식이나 유고슬로비아의 M-84가 그러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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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래서 T-72는 파생형이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전차로도 유명하고 세계 어느 곳에서 지금도 생산 중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다양하게 생산되고 개량도 많이 이루어지면서 애초 예상과 달리 T-64보다 비싼 가격이 되었는데, 서방의 3세대 MBT에 맞서려 장갑을 강화하고 신형 조준경을 부착한 T-72A의 공급 가격은 T-64A의 1.5배에 이를 정도였다. 처음에는 저렴한 맛에 채용하였지만 결국 성능을 개량하다 보니 더 많은 돈이 들어간 셈이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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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이라크군 소속의 T-72. 걸프전 이후에도 많은 량을 사용 중이다.<br />
(우)걸프전 당시 격파된 이라크군소속 T-72. 다운그레이드형이어서 성능이 부족하다고 했지만 일방적으로 격파되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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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이라크군 소속의 T-72. 걸프전 이후에도 많은 량을 사용 중이다.<br /> (우)걸프전 당시 격파된 이라크군소속 T-72. 다운그레이드형이어서 성능이 부족하다고 했지만 일방적으로 격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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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trong><font color=참담했던 결과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에 T-72가 최초로 실전 투입되었지만 별다른 전과는 없었다. 1980년 발발한 이란-이라크 전쟁 때의 결과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고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에 전차 간 교전이 있었지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웠다. 이처럼 소련 및 동구권을 대표하였지만 전작들과 달리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한 T-72의 진면목은 1990년 발발한 걸프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유폭으로 인하여 포탑이 분리되어 나간 모습. 사실 이는 T-72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흔히 방어력이 약한 T-72를 상징하는 모습처럼 사용된다. <출처: (cc) Yana Amelin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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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폭으로 인하여 포탑이 분리되어 나간 모습. 사실 이는 T-72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흔히 방어력이 약한 T-72를 상징하는 모습처럼 사용된다. <출처: (cc) Yana Amel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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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런 결과에 대해 소련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비록 소련 이외 국가에 공급한 T-72가 다운그레이드 형이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 치부하였지만 사실 이는 변명에 불과하였다. 명중탄을 날려도 M1A1의 전면 장갑을 격파할 수 없어 단지 구경만 큰 솜방망이 소리를 들었고, 소련 전차 특유의 낮은 전고를 유지한데다 최신 복합장갑을 사용하여 대단한 것으로 알려진 방어력도 그냥 뚫려버리기 일쑤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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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특히 서방 전차와 달리 피격 시, 내부에 발생한 화재로 인한 후속 폭발로 포탑이 떨어져 날아가는 경우가 흔할 만큼 초기 화재 진압과 탄약고의 방어력이 부족하였다. 비단 T-72에게만 해당되는 사례는 아니지만 유폭으로 인한 이른바 ‘포탑 사출’은 최강의 전차로 여겨졌음에도 정작 실전에서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T-72의 굴욕을 조롱하는 말로 인구에 회자되었다. 사실 T-72의 약한 방어력을 먼저 인지한 것은 소련 자신이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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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에 반응장갑을 둘러 방어력을 강화한 T-72B <출처: (cc) High Contras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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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에 반응장갑을 둘러 방어력을 강화한 T-72B <출처: (cc) High Contr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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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trong><font color=그래도 역사의 한 장을 기록하다

이미 80년대부터 반응장갑이 장비되었는데 특히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걸프전 이후에는 마치 갑옷처럼 부가 장갑을 덕지덕지 붙인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런 노력과 더불어 제3세대 전차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개량도 꾸준히 이루어졌지만 한 번 얻은 악평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결국 최종형인 T-72BU의 이름은 아예 바뀌었는데 그것이 바로 현재 러시아군의 주력 전차인 T-90이다.

개발자인 소련도 실망시켰을 만큼 T-72는 감추고 싶은 이름이 된 것이다. 하지만 T-72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방에게 대응 수단을 개발하도록 동기를 부여하였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도 모른다. 비록 걸프전의 결과는 참혹하였지만 탄생 직후부터 상대방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그 후속작이 여전히 세계 최강 기갑부대의 주력으로 사용될 만큼 T-72는 의의가 있은 전차다. 25,000대 이상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지구 어디에서 사용 중인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제원(T-72A 기준)
중량 41.5톤 / 전장 6.95m / 전폭 3.59m / 전고 2.23m / 승무원 3명 / 125mm 2A46M 활강포 / 12.7mm 중기관총 1정, 7.62mm 기관총 1정 / 항속거리 460km / 최대속도 60km/h

 

남도현 / 군사저술가,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히틀러의 장군들》 등 군사 관련 서적 저술 http://blog.naver.com/xqon1.do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CP-2023-0230@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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