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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S 아크 로열(R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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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 테스트

아크 로열 함 <출처: 영국 국방부(UK MO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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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 로열 함 <출처: 영국 국방부(UK M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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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font color=개발의 역사

아크 로열 함(HMS Ark Royal)은 영국 해군의 경항공모함으로, 인빈서블(Invincible)급 항공모함의 3번함이자 최종함이다. 자매함인 인빈서블 함(HMS Invincible: 1980~2005년 활동)과 일러스트리어스 함(HMS Illustrious: 1982~2014년 활동)의 뒤를 이어 1985년 실전 배치되었다가 2011년에 퇴역했다. 영국 해군의 기함 역할도 수행했다.

단거리로 이륙하고 수직으로 착륙하는 STOVL(Short Take Off and Vertical Landing) 항공기인 해리어(Harrier)기의 해군 버전인 시 해리어(Sea Harrier)와 시 킹(Sea King) HAS.1 대잠 헬리콥터 등을 탑재해 대잠 항공 수색 및 공격 능력을 갖췄다. 만재배수량이 2만 2,000톤으로 크지 않음에도 시 해리어와 여러 종류의 헬기를 싣고 효과적인 공격력과 다양한 작전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크 로열 함을 포함한 인빈서블급 경항공모함은 창의적인 무기체계로 평가받는다. 영국이 1970년대 초반 경제 사정으로 항공모함을 포함한 고비용의 대형 군항공모함을 발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헬기 모함을 거쳐 STOVL기를 운용하는 경항공모함이라는 혁신적인 개념으로 개발되었다. 기술적 아이디어와 전술적 필요성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항공모함을 창의적으로 개발했다는 데 무기사적(武器史的) 의의가 있다.

영국 해군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1951~1978년 만재 배수량 5만 3,000톤의 어데이셔스(Audacious)급 항공모함 2척과 1953~1984년 2만 8,700톤의 센토어(Centaur)급 항공모함 4척을 운영했다. 두 종류 모두 고정익 제트 전투기를 함재기로 운용했다. 함재기가 캐터펄트(catapult)의 도움을 받아 이륙하고, 착륙할 때는 어레스팅 기어(arresting gear)에 잡혀 착륙 거리를 줄이는 CATOBAR(Catapult Assisted Take Off But Arrested Recovery) 방식을 사용했다. 현재 미국의 니미츠(Nimitz)급과 제럴드 포드(Gerald Ford)급 항공모함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영국은 1966년 재정 문제로 CVA-01급 차기 항모 건조 계획을 취소하고 고정익 함재기 운용을 일단 포기했다.

건조 중인 아크 로열 함. 1981년 3월 10일 촬영 <출처: Tyne & Wear Archives & Museum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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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조 중인 아크 로열 함. 1981년 3월 10일 촬영 <출처: Tyne & Wear Archives & Muse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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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런 가운데 1970년대 초반 냉전이 가속화하면서 북해 해상에서 소련 잠수함의 활동량이 갈수록 늘고 위협이 증대되면서 이에 맞설 ‘항공 능력을 갖춘 대잠 전투 플랫폼’에 대한 소요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적의 잠수함을 찾고 추적하며 공격할 수 있는 대잠 헬기를 다수 탑재할 수 있도록 ‘함미에서 함수까지 이어진 데크를 갖춘 순양함(through deck cruisers)’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헬기 모함 개념이었으나 많은 예산이 드는 항공모함에 대한 정부 당국의 거부반응을 고려해 ‘항공모함’ 대신 ‘순양함’이라는 이름으로 개발해야 했다.</p>
<p>‘헬기 탑재 미사일 순양함’은 개발 과정에서 개념이 차차 바뀌어갔다. 데크가 짧아 처음에는 수요가 증대하고 있던 대잠 헬기만 싣는 개념이었다. 이렇게 개발되었으면 헬기모함 역할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잠작전은 물론 북해 등에 수시로 출몰하는 소련 정찰기에도 대응하는 작전의 필요성까지 더해지면서 함의 개념이 더욱 발전했다. 특히 STOVL 이착륙이 가능한 시 해리어가 개발되면서 개념이 혁신적으로 변화했다. 결국 데크의 끝부분에 스키점프 이륙시설을 갖추고 STOVL 항공기를 이륙시킬 수 있게 한 경항공모함으로 최종 개발되기에 이르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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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로열 함은 1981년 6월 2일에 진수되었다. <출처: Tyne & Wear Archives & Museum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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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 로열 함은 1981년 6월 2일에 진수되었다. <출처: Tyne & Wear Archives & Muse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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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로열이라는 함명은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물리친 영국 해군의 기함에서 따왔다. 영국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엘리자베스 1세 시절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미가 엿보인다. <출처: Public Domai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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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 로열이라는 함명은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물리친 영국 해군의 기함에서 따왔다. 영국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엘리자베스 1세 시절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미가 엿보인다. <출처: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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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아크 로열 함은 영국 타인 앤 위어(Tyne and Wear) 주의 스완 헌터(Swan Hunter) 조선소에서 건조되어 1981년에 진수되었다. ‘막강한 방주(The Mighty Ark)’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이 경항공모함의 이름은 1587년 영국 해군의 기함이 되고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Armada)를 물리친 동명의 함선에서 따왔다. 엘리자베스 1세(Elizabeth I) 당시 이뤄진 스페인 무적함대 격퇴는 영국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열강의 위협 속에서 생존을 우려하던 영국이 제해권을 확보하고 유럽의 강대국, 나아가 광활한 해외 식민지를 보유하는 글로벌 강국으로 성장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엘리자베스 1세는 이를 계기로 유럽의 변방국가였던 영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키운 군주로서 명성을 얻었다. 스페인 무적함대를 물리치면서 영국인들은 정신적으로 결속하고 내적인 일체감을 이뤘다. 영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이 확고하게 자리 잡는 계기가 된 셈이다. 따라서 아크 로열은 영국인의 자존심과도 같은 이름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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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대 아크 로열은 어데이셔스급 항공모함으로 1950년에 진수하여 1979년에 퇴역했다. <출처: Public Domai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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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대 아크 로열은 어데이셔스급 항공모함으로 1950년에 진수하여 1979년에 퇴역했다. <출처: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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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 경항공모함은 이런 자랑스러운 함명을 이어받은 제5대 영국 해군 군함이다. 제2대[HMS Ark Royal(1914)]는 상선을 수상기 모함으로 개조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다. 제3대[HMS Ark Royal(91)]는 1937년 건조되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나 1941년 독일 유보트에 격침되었다. 제4대[HMS Ark Royal(R09)]는 어데이셔스(Audacious)급 항공모함으로 1950년 건조되어 1979년 퇴역했다.</p>
<p>아크 로열 함은 동급의 선행함 2척과 이름을 짓는 방식이 다르다. 1번함의 함명인 인빈서블은 ‘무적의’라는 의미를, 2번함의 일러스트리어스는 ‘걸출한’이란 의미를 가진 형용사다. 이에 따라 아크 로열 함도 여기에 맞춰 ‘불굴의’라는 의미의 인도미터블 함(HMS Indomitable)이라는 함명을 붙이려고 했다. 하지만 이를 한참 건조하고 있던 1979년 제4대 아크 로열 함이 30년간의 실전배치를 마치고 퇴역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영국 여론은 자국 해군에 각별한 의미가 있는 ‘아크 로열’이라는 함명의 군함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흘렀다. 이에 따라 인빈서블급 경항공모함 3번함에 아크 로열 함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함의 이름에도 운명이 따로 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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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font color=특징

우여곡절 끝에 인빈서블급 경항공모함 1번함인 인빈서블 함(HMS Invincible))을 개발한 영국 해군은 이 함을 실전배치하기 3개월 전인 1980년 4월 짧은 함선 활주로에서도 이착륙할 수 있는 고정익 전투기인 시 해리어(Sea Harrier) FRS를 마침내 도입했다. 시 해리어 FRS는 영국 공군의 수직이착륙(VTOL) 전투기인 호커 시들리 해리어(Hawker Siddeley Harrier)를 해군용으로 개량한 것이다.

함에서 시 해리어를 운용할 수 있도록 길이 170m의 데크 끝부분에 스키점프대가 설치되었다. 이로써 세계 최초로 스키점프대 활주로를 갖추고어 고정익 함재기가 단거리로 이륙하고, 수직으로 착륙하는 STOVL 방식의 경항공모함이 새롭게 탄생했다. 이는 아크 로열 함을 포함한 인빈서블급 경항공모함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고정익 함재기가 STOVL 방식으로 이착륙하는 항공모함은 인빈서블급이 현재까지 유일하다.

인빈서블급 항공모함은 스키점프대를 설치한 옛 소련 해군의 키예프(Kiev)급 항공모함과 함께 현대 경항공모함의 선구자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와 중국이 운용하는 항공모함은 함재기가 스키점프발사대를 이용해 단거리로 이륙하고 착륙할 때는 어레스팅 기어의 도움을 받는 STOBAR(Short Take Off But Arrested Recovery)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인빈서블급 경항공모함과 다르다. 인빈서블급 경항공모함이라도 스키점프발사대의 각도가 조금씩 다르다. 인빈서블 함이 7도인데 비해 후속함인 아크 로열 함은 12도로 더욱 가파르게 발전했다. 운용 경험을 반영한 결과다. 아크 로열 함은 동급 1, 2번함에서 시험하고 축적한 STOVL 기술을 최종적으로 적용한 인빈서블급 경항공모함의 결정체다.

스키점프대에서 이륙 중인 시 해리어 함재기 <출처: Public Domai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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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점프대에서 이륙 중인 시 해리어 함재기 <출처: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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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아크 로열 함은 동급 경항공모함 중에서는 물론이고 영국 군함 중에서 취역 준비 과정에서부터 CIWS(Close-In Weapon System: 근접방어시스템)를 기본으로 장착한 최초의 함선이다. 적의 대함미사일 등의 공격에 대응할 CIWS의 장착 필요성은 1982년 포클랜드 전쟁(Falklands War)을 거치면서 강하게 제기되었다. 전쟁 당시 영국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 셰필드 함[HMS Sheffield(D80)]이 아르헨티나 공군의 프랑스제 쉬페르 에탕다르(Super Étendard) 전투기에서 발사한 프랑스제 엑소세(Exocet) 대함미사일에 맞아 격침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 전쟁에서 영국군이 당한 최대의 피해로 평가되는 참사다. 셰필드 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적군의 적대적인 행동으로 격침된 최초의 영국 군함이다.</p>
<p>셰필드 함은 엑소세 미사일이 지평선 너머에서 발사되어 미처 제대로 대처할 틈도 없이 피격당했다. 이 피격 사건은 현대 해전에서 공격자 입장에서는 대함미사일의 중요성을, 그리고 수비자 입장에서는 항공기, 헬기, 미사일의 공격을 막는 CIWS의 중요성을 깨우쳐주는 사례로 두고두고 강조되고 있다.</p>
<p>시대와 상황이 변하면 무기체계도 변화해야 한다. 이를 교훈 삼아 영국 해군은 인빈서블급 항공모함에 CIWS를 추가했다. 인빈서블 함은 포클랜드 전쟁 이후 첫 점검 때 이를 장착했고 일러스트리어스 함은 1882년 실전배치 직전에 이를 급히 장착했으나 아크 로열 함은 정상적인 취역 준비 과정에서 이를 장착할 수 있었다. 아크 로열 함은 CIWS는 물론 다양한 대함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장착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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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mm 발칸포와 레이더가 결합된 CIWS의 사격 장면 <출처: Public Domai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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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mm 발칸포와 레이더가 결합된 CIWS의 사격 장면 <출처: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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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적의 대함미사일을 교란하기 위한 탈레스(Thales) 재밍 시스템(Jamming System)과 ECM(Electronic Counter Measure: 방해전파) 시스템도 취역 준비 과정에서 추가했다. 전파반사를 교란해 레이더를 속임으로써 레이더 유도형 대함미사일을 따돌리는 기만장비인 채프(chaff)와 마그네슘과 나트륨 등이 혼합된 화학물질이 고온의 열을 내며 타 들어가면서 적외선 유도 미사일을 기만하는 플레어(flare) 발사기도 취역 준비 과정에서 정착했다. 포클랜드 전쟁의 교훈이 철저하게 아크 로열 함에 적용된 셈이다. 1990년대 중반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으로 함대공미사일인 시 다트(Sea Dart)를 제거하고 그 공간은 함상에 함재기를 추가 적재하는 데 활용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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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font color=운용 현황

아크 로열과 동급의 초도함 인빈서블은 포클랜드 전쟁에서 큰 활약을 했다. 사진은 당시 상황을 취재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표지다. <출처: Public Domai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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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 로열과 동급의 초도함 인빈서블은 포클랜드 전쟁에서 큰 활약을 했다. 사진은 당시 상황을 취재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표지다. <출처: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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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인빈서블급 경항공모함의 초도함인 인빈서블 함은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 실전에 투입되었다. 포클랜드 전쟁은 1982년 4월 2일 아르헨티나의 레오폴도 갈티에리(Leopoldo Galtieri) 대통령의 군사독재 정부가 자국과 가까운 남대서양 해상의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아르헨티나인들은 말비나스(Malvinas) 제도로 부름]를 자국 영토라며 침공하면서 발생한 전쟁이다. 영국은 경항공모함 2척, 구축함 8척, 호위함 15척, 원자력 추진 잠수함 5척, 디젤 추진 잠수함 1척과 해군의 시 해리어 전투기 28대, 공군의 해리어 전투기 14대, 헬기 150대에 총병력 2만 9,700명을 동원해 장거리 원정대를 조직했다.</p>
<p>남극에 가까운 절해고도인데도 아르헨티나의 침공에 즉각 무력 대응을 결정하고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던 장거리 원정을 감행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 총리는 영국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전쟁은 2개월 만에 아르헨티나군의 항복으로 끝났으며 갈티에리의 군사독재정권도 무너지게 되었다. 대서양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장거리 원정을 통해 전쟁에 승리하면서 영국은 해군 전력 유지에 대한 내부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아울러 여기서 얻은 다양한 전술적 교훈을 바탕으로 해군 전력을 강화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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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대처 총리는 포클랜드 전쟁을 감행함으로써 영국의 자존심과 국익을 지켜냈다. <출처: Public Domai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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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의 여인 대처 총리는 포클랜드 전쟁을 감행함으로써 영국의 자존심과 국익을 지켜냈다. <출처: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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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인빈서블 함은 이 전쟁에 참전하여 함재기 시 해리어가 초계, 공중전투, 근접항공지원 임무를 수행하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아크 로열 함은 1985년에 실전배치되었기 때문에 포클랜드 전쟁에는 참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포클랜드 전쟁에서 얻은 다양한 군사적 교훈은 고스란히 1985년에 실전배치된 아크 로열 함에 적용되었다. 아크 로열 함은 포클랜드 전쟁의 교훈을 통해 업그레이드되었다고 볼 수 있다.</p>
<p>아크 로열 함은 보스니아 전쟁 시기인 1993년에 이탈리아와 발칸 반도 사이에 있는 아드리아 해(Adriatic Sea)에 배치되어 활발한 정찰활동을 벌였다. 2003년에는 페르시아 만(Persian Gulf)에 배치되어 이라크전에서 활약했다. 이라크전 당시 영국군이 담당했던 남부 바스라(Basrah) 주위의 알파오(Al-Fao) 반도 점령 작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알파오 반도는 샤트 알아랍(Shatt al-Arab) 수로의 우안에 위치한 반도로 페르시아 만에서 이라크 남부 주요 도시 바스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다.</p>
<p>샤트 알아랍 수로는 이라크의 메소포타미아 평원을 적신 유프라테스(Euphrates) 강과 티그리스(Tigris) 강이 합류한 수로다. 200km 정도 흐르면서 이란-이라크 국경을 지나 페르시아 만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알파오 반도는 2003년 이라크전 초기 전세를 결정하는 핵심 승부처였다. 아크 로열 함은 이렇게 중요한 알파오 반도 점령 작전에서 헬기 수송으로 지상군의 진군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았다. 당시 활약상은 샤인 TV가 다큐멘터리로 촬영해 영국의 채널5에서 ‘아크 로열’이라는 이름으로 방영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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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빈서블급 항공모함에서 작전 중인 시해리어 FA2 함재기 <출처: 미 국방부(US DO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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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빈서블급 항공모함에서 작전 중인 시해리어 FA2 함재기 <출처: 미 국방부(US D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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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라크전 작전 과정에서 항공모함에서 운용하던 영국 해군의 849 해군 항공대 소속 웨스트랜드 시 킹(Westland Sea King) 헬기(미국의 시콜스키 S-61 헬기의 영국 면허생산 버전) 2대가 공중 충돌해 영국군 6명과 미군 1명이 숨지는 불상사도 발생했지만 부여된 임무를 완수했다.</p>
<p>아크 로열 함은 군함으로서는 드물게 민간인 수송 작전에도 동원되었다. 2010년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Eyjafjallajökull) 화산이 분화해 다량의 화산재가 유럽 상공을 덮으면서 항공기 운항이 제한되는 자연재해가 발생한 것이 배경이다. 당시 고든 브라운(Gordon Brown) 영국 총리는 항공편이 끊기면서 유럽 대륙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발이 묶인 군인과 민간인을 귀국시키는 커닝엄 작전(Operation Cunningham)을 명령했다. 이를 위해 해군의 대형 상륙함인 알비온 함[HMS Albion (L14)]과 헬기모함인 오션 함[HMS Ocean (L12)]과 함께 아크 로열 함을 동원했다.</p>
<p>하지만 실제로는 알비온 함만 4월 20일 200명의 영국군과 일부 민간인을 프랑스에서 실어왔을 뿐이다. 오션 함은 19일 데본셔(Devonshire) 기지를 출발해 이튿날 도버 해협(Strait of Dover)에 도착했으며, 아크 로열 함은 스코틀랜드 서북부에서 나토(NATO) 연합훈련에 참가 중이어서 21일에야 도버 해협에 합류해 제대로 수송작전을 펼치지 못했다.</p>
<p>일부 영국 언론들은 이 작전을 ‘제2의 됭케르크 작전’이라고 불렀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인 1940년 5월 26일에서 6월 4일에 걸쳐 9일 동안 프랑스 북부 됭케르크(Dunkerque)에 발이 묶인 영국 원정군과 프랑스군 등 34만여 명 중 33만 8,226명을 9일 동안 860척의 크고 작은 선박이 영국으로 구출해온 역사적인 작전이다. 하지만 2010년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 화산 분화로 부여된 민간인 수송 임무는 규모나 의미에서 사실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p>
<p>아크 로열 함은 조기 퇴역을 하는 비운을 겪었다. 2016년까지 현역으로 활약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이른 2011년 3월 11일에 조기 퇴역해야 했다. 2010년 발생한 유럽 국가 부채 위기로 영국 정부가 대대적인 예산 감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군사비 지출 축소에 나선 영국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는 2010년 5월에 발표하고 10월에 출간한 ‘전략적 국방안보 검토서(Strategic Defence and Security Review 2010)’에서 아크 로열 함의 즉각적인 퇴역을 요구했기 때문이다.</p>
<p>이에 따라 아크 로열 함은 2010년 12월 마지막 작전을 끝으로 현역에서 사실상 물러났다. 영국 해군이 보유했던 72대의 해리어(Harrier GR7/GR9)기도 마찬가지로 예정보다 일찍 퇴역해 미국에 예비기로 팔리는 운명을 맞았다. 아크 로열 함은 2013년 5월 모항인 포츠머스(Portsmouth)를 떠나 터키의 레얄 선박 리사이클링(Leyal Ship Recycling) 사로 넘어가 해체되었다. 아크 로열 함의 퇴역 뒤 영국 해군의 기함 역할은 대형 상륙함인 알비온 함이 이어받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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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츠머스항에 입항한 아크 로열 함 <출처: (cc) Ian Visits at wikimedia.or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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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츠머스항에 입항한 아크 로열 함 <출처: (cc) Ian Visits at wiki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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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퇴역이 결정되자 아크 로열 함의 모항인 포츠머스를 기반으로 하는 축구팀 포스머스FC는 2011/2012년 시즌용 응원 세트에 함의 모토인 “열정은 결코 쉬지 않는다(Zeal Does Not Rest)”를 새겨 아쉬움을 나타냈다. 2010년 11월 5일에는 아쉬워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문하기도 했다. 여왕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모후가 이 함의 명명식에 참석한 인연이 있다. 24일 함재기 해리어기가 마지막 운용 시범을 보인 직후 함의 무장이 최종적으로 제거되었다.</p>
<p>아크 로열 함은 국민의 사랑을 받아 퇴역이 결정되자 해체 대신 보존을 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우선 호텔이나 카지노로 개조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었다. 하지만 타국에서 전용할 가능성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소련이 건조하다가 재정난으로 공정률 70% 상태에서 건조가 중단된 우크라이나의 쿠즈네초프(Kuznetsov)급 항공모함 바랴그(Varyag) 함 소식이 아크 로열 함의 선체 보존에 악영향을 미쳤다. 바랴그 함은 홍콩 기업이 해상 카지노로 쓴다며 구입해 2002년 중국 다롄(大連)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실전용 항공모함으로 개조 작업을 벌인 끝에 2011년 거의 완공 단계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p>
<p>박물관으로 개조하는 방안도 거론되었다. 1963년 퇴역한 뒤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1971년부터 런던의 템즈(Thames) 강변에서 관광객을 맞고 있는 배수량 1만 1,553톤의 경순양함 벨파스트 함[HMS Belfast(C35)]의 사례도 있다. 그러나 1년에 100만 파운드가 들 것으로 예상되는 경비가 걸림돌이 되어 이는 실현되지 못했다. 동부 런던의 로열 앨버트 도크(Royal Albert Dock)에 정박시켜 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떠 있는 헬리패드(Helipad)’로 활용하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도시계획에 배치된다는 이유로 배제되었다. 인도주의적 재앙이 발생하면 즉각 출동시킬 수 있는 병원선으로 개조하거나 영국 남서부 데본셔에 좌초시켜 인공 어초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되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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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되기 위해 터키에 도착한 아크 로얄 함 <출처: haberciniz.bi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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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체되기 위해 터키에 도착한 아크 로얄 함 <출처: haberciniz.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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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하지만 오랜 논의 끝에 영국 국방부는 퇴역한 함을 터키의 선박 해체 기업에 290만 파운드를 받고 팔기로 결정했다. 2005년 퇴역 뒤 대기 상태로 보관 중이던 인빈서블 함도 2011년 2월 터키에 고철로 팔렸다. 2005년 인빈서블 함과 2011년 아크 로열 함의 퇴역으로 유일하게 남은 일러스트리어스 함은 해리어기를 제외한 헬기만 운용하는 헬기모함으로 이용되다 2014년 퇴역했다.</p>
<p>이로써 영국 해군의 항공모함 활동은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 1번함인 퀸 엘리자베스 함이 2017년 말 실전배치될 때까지 일시 중지하게 되었다. 재정난으로 헬기 순양함으로 개발되었다가 헬기모함을 거쳐 STOVL기와 헬기를 함재기로 운용하는 경항공모함으로 최종 개발되었지만 결국 조기 퇴역하고 보존도 되지 못하는 운명을 맞은 셈이다. 냉전이 끝나면서 활동 영역이 줄어든 대형 무기체계의 운명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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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로열 함을 비롯한 인빈서블급 항공모함은 해외 수출용 버전이 개발될 뻔했다. 건조 중이던 시절부터 외국 구매자의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슬람 혁명 이전인 팔라비 왕정 시절인 1970년대 중반, 당시 건조 중이던 인빈서블급 항공모함에 관심을 보여 3척의 인빈서블급 항공모함과 25대의 해리어기도 구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란 해군이 항공모함을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1976년 주문이 취소되었다.

1981년 영국 국방백서는 인빈서블급 항공모함이 소요보다 잉여 상태라고 판단해 항공모함의 수를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호주 해군의 노후 항모인 멜버른 함(HMAS Melbourne) 대체용으로 이미 실전배치된 인빈서블 함이나 건조 중이던 아크 로열 함의 판매를 타진하기로 했다. 호주 해군은 인빈서블급 항공모함을 대체용으로 검토하다가 일단 백지화했지만 영국 측이 1억 7,500만 달러라는 낮은 가격을 제시하자 1982년 2월 구입 의사가 있다고 발표했다. 처음에는 헬기모함으로 사용하려고 했지만 시 해리어가 개발되면서 이것까지 구매해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포클랜드 전쟁의 결과 영국은 해군에 경항공모함이 3척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1982년 7월 판매 계획을 최종 철회했다.

포클랜드 전쟁은 아크 로열 함이 개선된 방어무기체계를 갖추고 탄생하는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아크 로열 함의 운명 자체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셈이다. 무기체계는 탄생도, 퇴장도 시대의 산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크 로열 함 <출처: 영국 국방부(UK MO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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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 로열 함 <출처: 영국 국방부(UK M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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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trong><font color=제원

– 제작: 영국 타인 앤 위어(Tyne and Wear) 주 소재 스완 헌터(Swan Hunter) 사 조선소
– 기공: 1978년 12월 14일
– 진수: 1981년 6월 2일
– 취역: 1985년 11월 1일
– 퇴역: 2011년 3월 11일
– 만재배수량: 2만 2,000톤
– 전장: 209m
– 선폭: 36m
– 흘수: 8m
– 추진기관:
  └ 4 × 롤스로이스(Rolls-Royce) 올림퍼스(Olympus) TM3B 가스터빈(9만 7,000마력) 
  └ 8 × 팩스먼 발렌타(Paxman Valenta) 디젤발전기
– 최고속력: 30노트(시속 55.56㎞) 이상
– 항속거리: 5,000해리(9,260㎞, 순항속도인 18노트(시속 33.33㎞)로 항해 시 기준)
– 무장: 
  └ 3 × 팰랭크스 CIWS(close-in weapon system: 근접방어시스템) 3문
  └ 2 × GAM-B01(스웨덴산 에리콘 20mm 기관포의 영국 제조 버전) 20㎜ 대공기관포
– 함재기: 해리어 GR.7/9 12대에 시 킹 ASaC 헬기나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 AW101 멀린(Merlin) 헬기 10대 또는 해리어 GR.7/9 18대, 시 킹 ASaC 헬기나 아구스타웨스트랜드 AW101 멀린 헬기 4대

저자 소개

채수윤
영국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옥스퍼드대와 베이징대를 오가며 현대 중국학을 연구하고 있다. 러시아와 발칸 지역을 비롯한 동유럽의 분쟁사와 대외 관계사, 서유럽 국가 지도자들의 위기관리 리더십, 중국 현대사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왔다. 중세와 근대, 현대의 분쟁사와 무기체계의 관계에 관심이 많다.

CP-2023-0230@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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