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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마지막 공격 기회 ‘공 돌리다’ 날린 그들, 태극마크 자격 없다…日 피하려는 속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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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 그들은 태극마크의 자격을 스스로 날려버렸다.

20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2차전 요르단전. 상대적 약체를 상대로 한국은 고전 끝에 2-2로 비겼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요르단은 87위.

전반 9분 손흥민의 페널티킥으로 앞서나갔지만 내리 2실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추가시간 알아랍의 자책골 덕분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요르단에 처음으로 패배하는 굴욕은 가까스로 막을 수 있었다.

이번 무승부로 한국은 요르단에 이어 E조 2위에 머물렀다. 우승 후보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 한국이 조 2위로 밀려난 것 역시 굴욕이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축구라는 것이 그렇다. 강팀이 약팀에 고전할 수도, 질 수도 있다. 그것이 축구가 지닌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보라. 우승팀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무너지지 않았나.

한국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런 경기를 할 수 있다. 과거에도 이런 경험이 있다. 경기가 안 풀릴 수도 있다. 모든 경기에서 잘 하는 팀은 세상에 없다.

하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오점’이 있다. 그들이 스스로 태극마크를 내던져 버렸던 장면. 후반 막판이다.

추가시간은 11분이 주어졌다. 한국이 1-2로 뒤지던 상황. 이재성의 슈팅이 요르단의 알아랍의 발을 맞고 들어갔다.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왔다. 한국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역전으로 갈 수 있는 흐름이 조성됐다.

그런데 추가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국은 마지막 공격 기회를 잡았다. 어떻게 해서라도, 골을 넣어 역전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승리를 원하는 팀이라면, 반드시 그렇게 했어야 했다.

이때 한국 대표팀이 한 일은?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돌렸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이면 문전으로 공을 무조건 올려, 골대에 최대한 가깝게 크로스를 투입해, 세밀한 작업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골을 만들려는 시도를 한다. 그리고 많은 골이 이렇게 해서 터졌다.

완전히 분위기가 넘어온 상황, 경기 막판, 역전의 기회 앞에서 한국은 그러지 않았다. 그들은 빌드업을 했다. 볼을 돌렸다. 짧은 패스를 주고받았다. 이 행위는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다. 승리를 원하는 팀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였다. 그들이 진정 승리하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아시안컵 우승 후보라는 찬사에 자만심이 들었나. 역대 최강의 멤버라는 평가에 여유를 부렸나. 그들이 경기 막판에 한 행위는, 태극전사로서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태극전사라면 마지막까지 역전을 위해 전진했어야 했다. 한국 축구팬들이 태극전사에 바라는 모습도 이런 모습이다. 경기 막판 공을 돌리는 게 아니라, 한 번이라도 더 공격을 하는 것, 마지막까지 승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 축구펜들의 기대감도 꺾어버렸다.

아시안컵 우승 후보? 이런 식이라면 절대 못한다. 역대 최강의 멤버? 착각하지 마라. 몇몇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포함됐다고 최강의 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최강의 팀이란 최강의 조직력, 최강의 정신력을 갖춘 팀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대표팀 멤버처럼.

요즘 시대에 정신력 타령을 한다고? 기본 중의 기본이라 굳이 언급을 잘 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은 이 기본 중의 기본을 외면했다. 요르단이 한국과 비길 수 있었던 것, 조직력, 기술력, 이름값이 아니라 정신력과 투지, 열정이었다. 일본을 잡았던 이라크도 마찬가지.

마지막 공격 기회를 포기한 한국. E조 2위가 만족스러운가. 공교롭게도 E조 1위를 하면 D조 2위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일본을 피할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하는 것인가.

진정한 태극전사라면, 진정한 아시안컵 우승을 바란다면, 다음에 누가 나올지는 신경 쓸 필요 없다. 그 누구라도 피할 이유가 없다. 상대보다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라. 태극전사의 자격이 있는지, 우승 후보의 자격이 있는지.

우승 후보가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그들을 막을 수 있는 팀은 없다. 우승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한국-요르단 경기 사진.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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