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왼쪽) HD현대 부회장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현장에서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우디프레스에이전시의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캡처]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HD현대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교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정기선 부회장이 사우디 산업 부처 수장과 조우한 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머리를 맞대고 사업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그것도 정 부회장이 기조연설자로 선 CES 2024 무대에 사우디 정부 인사가 깜짝 등장하며 끈끈한 관계를 공표한 지 일주일여 만이다.
사우디가 경제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통해 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HD현대가 추가 사업 기회를 확보할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와 사우디프레스에이전시(SPA)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현장에서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만나 상호 경제 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 알코라이예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비전 2030’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투자 기회 확대 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정 부회장은 당시 방한한 알코라이예프 장관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만나 HD현대가 사우디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반의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정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사우디에 방문해 알코라이예프 장관을 만났던 것까지 하면 넉 달도 채 안 돼 세 번이나 만난 셈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해 12월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오른쪽 세번째)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일행과 울산 HD현대중공업 내 정주영 창업자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
HD현대는 조선·에너지·건설기계 등 3대 사업 부문에서 모두 사우디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우선 조선 부문에선 라스 알 헤어 지역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내 약 500만㎡ 규모의 중동 최대 합작조선소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선박용 엔진공장도 짓고 있다.
에너지 부문의 경우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 사업의 협력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네옴시티와 관련해 발전·송전·배전에 필요한 각종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잇따라 따냈으며 암모니아, 수소 등 차세대 에너지와 관련한 협력체계도 구축돼 있다.
건설기계 부문도 사우디에 건설장비를 대규모로 공급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약 1900대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올해 CES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건설현장 혁신 비전을 밝히면서 사우디의 ‘지원사격’을 받은 것도 건설기계 분야에서의 상호 관계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다 알라무드 사우디 산업자원부 국제관계 자문위원은 당시 무대에 올라 “HD현대는 사우디에서 가장 많은 건설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이라며 “기조연설에서 보여준 차세대 건설장비와 현장 운영 솔루션은 ‘사우디 비전 2030’ 추진 속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 ‘CES 2024’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
정 부회장에게 사우디 사업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2015년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그룹 후계자로서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사우디 사업을 진두지휘한 그는 2년 뒤 합작조선소 설립을 성사했고 2021년에는 아람코와 수소·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협력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HD현대는 사우디와의 협력 관계를 공고하게 유지·발전시키며 사업 기회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HD현대와 사우디는 오랜 기간 다져온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조선뿐 아니라 친환경에너지 등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왔다”며 “현재 진행 중인 협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동시에 향후 공동 발전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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