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해지’는 환급 불가?…공정위, 카카오 ‘멜론’ 거짓·기만행위 제재

멜론 ⓒ데일리안 DB

국내 온라인 음악 서비스업체인 카카오가 자사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이 소비자들에게 ‘중도해지’ 신청 사실을 충분히 안내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21일 카카오가 소비자에게 중도해지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향후금지명령)과 과징금 98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해당 사건 신고 당시인 2021년 1월께 시장점유율(38.6%) 1위를 차지하던 온라인 음원 서비스업체다. 멜론 애플리케이션(앱)과 카카오톡앱 등을 이용해 음악감상전용이용권 등을 판매한다.

카카오 음원서비스 이용권은 이용기간과 정기결제 여부에 따라 ‘정기결제형’과 ‘기간만료형’으로 구분한다.

정기결제형은 이용자가 등록한 결제수단을 통해 월 단위로 이용요금이 자동으로 결제되고 이용 기간이 자동갱신되는 방식이다. 기간만료형은 이용 가능 기간이 만료되면 서비스 이용이 종료돼 미리 결제한 이용금액은 환급되지 않는 유형이다.

정기결제형 음원서비스를 이용하면 ‘일반해지’ 또는 ‘중도해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중도해지 시 즉시 계약이 해지돼 이용이 종료되고 소비자가 우선 결제한 음원서비스 이용권 금액에서 이용한 일정 요금이 제외되고 나머지는 환급받을 수 있다.

다만, 카카오는 멜론앱과 카카오톡앱, 삼성뮤직앱에서는 해지신청 기능을 제공하면서 각 사이버몰을 이용해 소비자가 해지를 신청하면 일반해지 또는 중도해지 여부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 모두 일반해지 신청으로 처리했다.

공정위는 해지신청 과정 중 소비자에게 중도해지를 할 수 있다는 권리가 있다거나 PC웹을 통해 중도해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객센터 해지/환불 관련 게시물 ⓒ공정거래위원회

카카오는 이러한 해지신청 방식으로 소비자 문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자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멜론앱 고객센터 ‘TOP FAQ’에 “이용권해지 신청 후 멜론 서비스 이용이 계속되네요. 해지된 게 맞나요”라는 표준 질문 항목을 게시했다.

답변으로는 “이용권 해지신청은 결제예정일에 이용 중인 서비스가 자동 종료돼 결제일 이후에는 결제가 되지 않도록 예약하는 것입니다” 등의 내용을 기재한 사실이 있다.

이 중 중도해지를 진행하면 이용권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우선 결제한 이용권 구입 금액에서 자신이 이용한 일정 금액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소비자 선택 결정에 중요한 정보인 해지 사항에 대해 거짓된 사실을 알리는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등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카카오에 향후 금지명령과 함께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9800만원을 부과했다. 영업정지 제재를 부과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서비스 정지에 따른 소비자 피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과징금으로 대체한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온라인 음원사업자 소비자 기만행위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지속 감시해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거래 질서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위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