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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의 보초를 서는 보스톤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 [박혜림 기자/rim@] |
[헤럴드경제(새너제이)=박혜림 기자] “대박! 로봇개가 왜 여기 있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한 기업 연구소에 들어서자 건물 사이를 오가는 로봇개가 보였다. 연구소를 방문한 기자들 사이에서는 일제히 탄성이 튀어나왔다. 로봇개의 정체는 현대차 보스톤 다이나믹스가 만든 경비견 ‘스팟’이었다.
사람 대신 반려견 형태의 경비 로봇이 24시간 보초를 서는 등 사람과 기술이 한 데 어우러진 곳. 그곳은 다름 아닌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의 산실 가운데 하나인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였다.
SRA는 삼성전자의 해외 연구개발(R&D) 핵심 기지다. 지난 1988년에 처음 설립된 뒤 2015년 지금의 마운틴뷰 캠퍼스로 자리를 옮겼다. 미항공우주국(NASA)과 구글이 길 건너편에 위치한, 그야말로 실리콘밸리 한복판에 터를 잡았다.
약 1만834평 규모의 부지 연구동 2곳에서 700여명의 연구원이 ‘혁신적 탁월함의 토대가 되자’는 기치를 내걸고 삼성전자의 미래 혁신 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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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전경. [박혜림 기자/rim@] |
SRA 소개를 맡은 노원일 SRA 연구소장(부사장)은 “설립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는 PC, 모니터, HDD 등 하드웨어 연구에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카메라, 디지털 헬스,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음성 비서 등을 비롯해 인공지능(AI), 6G, 로봇 등으로 연구를 확장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RA의 경비를 책임지는 로봇개 스팟도 현대차와 로봇 협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기기 관련 연구개발 부서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최근에는 AI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노 부사장은 “갤럭시S24 언팩을 맞아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갤럭시S24 시리즈 핵심 기술인 온디바이스 AI, 카메라 기술, 디지털 헬스 기술 등에 우리 SRA의 선행연구가 상당히 기여했다는 부분”이라며 “SRA 연구원들이 많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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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원일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연구소장(부사장) |
실제로 SRA에는 삼성 글로벌AI 센터 7곳 중 한 곳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18년 SRA 산하에 설립된 ‘SRA AI센터’는 실리콘밸리의 산학연 AI 전문가들과 협력해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멀티디바이스 연결성을 강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AI 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좋은 연구진들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복지 정책도 운영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도그 프렌들리(Dog Frendly)’다. SRA 직원들이라면 누구나 반려견을 데리고 출근할 수 있다. 근무시간엔 곁에 두고 일을 하다 점심 시간 등을 이용해 센터 잔디밭에서 산책을 시킨다. 기자가 SRA를 방문한 날에도 한 여성이 반려견과 함께 잔디밭을 누비는 모습을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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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개가 오가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모습. [박혜림 기자/rim@] |
SRA 관계자는 “미국은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반려견을 일터에 데리고 올 수 있다는 점은 큰 복지”라며 “실리콘밸리, 그 중에서도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반려견 친화적이지 않은데 SRA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점심 식사도 공짜로 제공한다. SRA 관계자는 “미혼인 직원들이 많아 유용한 복지 중 하나”라며 “한식, 중식, 인도식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어 미혼 직원들은 아침, 저녁 식사를 포장해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리서치(Samsung Reserch)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헬스 및 메디컬, 네트워크, 디스플레이, 가전 등을 포괄하는 DX(Device eXperience)부문의 선행 연구개발 조직으로, 국내외 14개국에 15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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