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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이 ‘올드보이(OB)’와 현역 중진 의원 등에 대한 일률적인 ‘물갈이’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영환)가 동일 지역 3선 이상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경선 점수를 최대 35%까지 감산하기로 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신 민주당은 OB·중진·586 등의 자발적 용퇴를 권고하는 동시에 성 비위 의혹과 막말 논란 등 ‘5대 혐오 범죄’ 후보자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예고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공천심사 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공천 인적 쇄신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임 위원장은 2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드보이 및 다선 중진 출마자들에 대한 컷오프는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임 위원장은 “공관위에서 ‘3선 이상, 올드보이, 586’ 등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감점 주는 등의 규정을 세울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그분들 가운데는 당과 나라를 위해 출마를 해야 할 분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임 위원장은 ‘지지불태(知止不殆·멈출 때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를 언급하며 자발적 용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선당후사,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3선) 김민기 의원이 솔선수범한 것처럼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바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체 대상으로 언급되는 그분들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시스템 공천’상 우리가 강제할 수 없다”고 인위적 물갈이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현역 의원에 대한 칼질을 예고한 상태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6일 22대 총선 공천기준을 정하면서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다선 의원에게 경선 득표의 15%를 감산한다’고 밝혔다. 또 전국 권역을 4곳으로 나눠 현역의원 중 각 권역별 하위 10% 이하를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하위 10~30% 의원들에게는 경선득표율에서 ‘조정지수 -20%’를 적용하기로 했다. 권역별 조정지수와 중복 땐 일관 합산돼 다선 의원 중 하위 30% 이하 경선대상자는 최대 35%의 감점을 받는 것이다. 당내에선 해당 룰이 영남 기득권 교체 및 중진 물갈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공천룰에 대해 그간 국민의힘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시스템 공천 제도를 도입한 사례라고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성 비위·막말 논란 등 후보자에 대한 검증 강화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임 위원장은 △성범죄 △음주운전 △직장갑질 △학교폭력 △온·오프라인상 증오발언을 5대 혐오범죄로 규정하고 공천 심사 점수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필요한 경우 당 윤리위원회나 공관위 내 도덕성검증소위원회 심사를 통해 컷오프까지 시행할 계획이다. 앞서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막말 논란, ‘미투’ 파문 등이 있는 후보자에게도 ‘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야기된 당 안팎의 비판을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정부패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들에 대해서도 감산 등 불이익이 적용된다. 임 위원장은 “최종 유죄판결을 받기 전까진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면서도 “부패와 뇌물 문제를 갖고 있는 후보에 대해선 감산하는 방식을 이용해서 반영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여야 모두 공천 심사가 본격화하면서 정치권에서는 현역 의원들의 컷오프 공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3선인 정우택(충북 청주 상당) 국민의힘 의원은 22일께 당내 공천룰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통합 청주시 출범으로 대대적인 선거구 개편이 이뤄지면서 동일 지역구로 볼 수 없다는 게 정 의원 측 입장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컷오프가 현실화할 경우 이의 제기 등 반발이 빗발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성추행 의혹을 받는 정봉주 전 의원이나 뇌물 혐의로 재판 중인 노웅래 의원,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을 옹호한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민형배 의원을 비롯해 막말 논란을 빚었던 현역 의원들 다수가 앞선 검증위에서 적격 판정을 받아 공관위의 심사를 남겨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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