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강원도 강릉시 씨마크 호텔에서 열린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리셉션에서 환영사를 하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충돌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총선이 채 80일도 남지 않은만큼 대통령실과 여권 모두 갈등을 키우기보다 하루 빨리 이를 수습해야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2일 민생토론회 불참 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가운데 대통령실은 봉합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물밑 작업에 들어간 모습이다.
23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회동 가능성을 질문에 “해법을 찾기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참모진들도 전일부터 윤 대통령에게 여러가지 의견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들이 현 상황에 대해 가지고 있는 우려, 이에 대한 당 분위기, 한 위원장과의 소통 필요성 등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사람이 만나는 시점에 대해서는 좀 더 기다려야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을 고려할 때 “아직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봉합의 여지가 없지 않은 정도”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각에서는 양측간 갈등이 표면화돼서 언론 등을 통해 수없이 보도된만큼 적정한 시간이나 그에 걸맞는 명분도 있어야 한다는 전언도 나온다. 두 사람이 직접 회동을 하기에 앞서 대통령실과 여당 간 물밑 조율도 선행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관계의 해빙은 향후 한 위원장의 반응에 따라 해법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에 대한 한 위원장의 사과 요구 발언,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마포을 출마’ 사천(私薦) 논란을 놓고 한 위원장의 리더십에 문제의식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한 위원장에 대해서는 줄세우기를 우려한 것일 뿐, 윤 대통령이 사퇴를 요구한 건 아니라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한 위원장을 언급하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후배였다. 오죽하면 신뢰와 지지를 철회한다고 했겠느냐”라고 거론한 것 또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위원장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윤 대통령이 ‘미스커뮤니케이션’을 막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이런 상황에서 현재는 양측 모두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번 갈등이 두 사람 뿐 아니라 여권 내 세력 다툼 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다간 ‘총선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되는 중이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도 ‘김경률 마포을 공천’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위원장이 다소 오버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이 말한 얘기는 방향이 같다”고 했다.
대통령실 내에서도 불필요한 발언으로 사안을 키워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중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전날 대통령실로부터 온 사퇴요구를 사실상 인정하며 “선민후사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비판에 대해서도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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