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화재 피해를 입은 충남 서천시장을 방문한 가운데, 일부 상인들이 “대통령이 사진만 찍고 갔다”며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갈등설이 불거졌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화해를 연출하기 위한 ‘정치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서천특화시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상인회 건물 1층에서 상황보고를 받았고, 2층에서 대기 중이던 상인들과는 만나지 않고 1시50분께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함께 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진 현장 영상을 보면 일부 상인들이 “대통령님 오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희도 안 보고 가시는 건 아니죠”, “어떻게 와서 아무 말도 없이 가버릴 수 있냐”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아무리 윤석열-한동훈 브로맨스 화해쇼가 급했다지만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가 된 서천특화시장과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을 어떻게 배경으로 삼을 생각을 하나”라며 “국민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서천 화재 현장에서 한 비대위원장의 어깨를 두드리면서도 정작 피해 상인들의 눈물을 외면한 대통령의 행보가 많은 해석을 부른다”며 “민생의 아픔마저도 정치쇼를 위한 무대 장치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그 의도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 |
허 최고위원은 “이러니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도 ‘약속 대련’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백번양보해서 경호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민생 현장이 아니라 용산 집무실에서 페이퍼 보고 제대로 받고 제대로 민심을 챙겨달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현장 ‘쇼통’은 민생 복장만 터질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보수 논객 정규재 씨도 SNS에 “어디 장소가 없어서 재난 현장을 화해의 정치연극 무대로 덧칠한다는 말인가”라며 “서천시장에 가서 호형호제하면서 화해의 쇼를 하고, 김경율을 잘라내면 화해는 완성된다는 것인가. 김건희 사과는 없던 일로 하고”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충남 서천특화시장 지원과 관련 “특별재난지역선포 가능 여부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울 경우에도 이에 준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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