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AFP,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미국 뉴햄프셔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투표일인 23일(현지시간) 투표소를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투표 결과에 따라 헤일리 전 대사의 공화당 경선이 계속될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세론을 앞세워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를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문제와 자신의 본선 경쟁력 등을 부각하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투지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20분께 런던데리 고등학교 투표소를 예고 없이 찾아 투표를 독려했다고 NBC,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오는 것을 아무도 몰랐는데도 사람들이 이렇게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언론이 공정하게 보도해줬으면 좋겠다”라면서 “유권자들은 우리나라가, 미국이 위대해지는 것을 다시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국 뉴햄프셔주 햄프턴의 위나쿠넷 고등학교 투표장 밖에서 경선 중 그를 지지하는 내용의 표지판을 들고 있다. [AFP] |
그는 헤일리 전 대사가 3월 슈퍼화요일 경선 때까지 계속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나는 자신 있다”면서 “헤일리가 하고 싶은 대로 둬라.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압도적인 대세론을 이어가는 만큼, 경선이 계속돼도 자신이 후보로 선출되는 데는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경선에서 사퇴하고 자신을 지지한 것과 관련, “실제로 헤일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마 오늘 크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디샌티스나 비벡 라마스와미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퇴한 후보들은 나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나는 누구에게도 사퇴할 것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헤일리에게 달렸다”고 했다. 사실상 사퇴를 압박한 셈이다.
후보 사퇴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라마스와미와 팀 스콧 전 경선 후보들도 이날 각각 투표소를 찾아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호소했다.
23일(현지시간) 크리스 수누누(왼쪽) 미국 뉴햄프셔 주지사와 함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뉴햄프셔주 햄프턴 위나커넷 고등학교의 투표장 밖에서 취재진들에게 답하고 있다. [AFP] |
헤일리 전 대사도 이날 크리스 스누누 뉴햄프셔주 주지사 등과 햄프턴의 투표소를 찾았다. 그는 취재진들에게 “우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갈 것”이라며 “이것은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이오와에서 강했고, 뉴햄프셔에서는 더 강해지길 원하며,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퇴 압박과 관련해선 “나는 그가 하라는 대로 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부고(訃告)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고 여러분이 생각한다고 내가 부고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스스로를 ‘투사(fighter)’라고 지칭하면서 “마지막 투표소가 문을 닫을 때까지 싸운 뒤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도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77)의 고령을 문제 삼으면서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80살이 됐는데 여러분이 쇠퇴하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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