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전경. [현대차·기아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나란히 사상 처음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현대차와 기아는 25일 컨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간 누적 매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영업이익은 54.0%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2조272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7%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누적 판매량은 421만6898대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 11조60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3%, 60.5%씩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8조7778억원으로 같은 기간 62.3% 늘었다.
양사 모두 연간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로, 양사 모두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산 영업이익만 27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순위에서도 현대차와 기아가 사상 처음으로 1위와 2위에 나란히 등극하게 됐다.
기아의 경우 친환경차 판매량 호조세에 힘입어 연간 누적 판매량도 308만7384대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작년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의 경우 매출은 41조6692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조4077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2%다. 당기순이익은 2조20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8% 증가했다.
기아는 매출 24조3282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4658억원, 1조6201억원씩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지만,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영향과 원화 강세에 따른 부정적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6%, 20.5%가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2024년도 시장 전망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신흥국 위주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실물경제 침체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할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 확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 증가가 경영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아 역시 “올해는 국제정세 불안,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구매심리 위축, 대기수요 축소에 따른 수요자 우위 시장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사는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가 지속해서 강화되고, 친환경 인프라 투자와 친환경차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HEV) 등 제품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현대차는 SUV 볼륨 모델은 물론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글로벌 인지도 제고, ‘디 올 뉴 싼타페’ 등 하이브리드 라인업 지속 강화를 통한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도 유틸리티 부문 ‘2024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V9’의 해외 판매 본격화와 더불어 연내 소형 전기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EV3’와 준중형급 세단형 전기차 ‘EV4’를 출시하는 등 전기차 라인업 본격 확대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한다.
양사는 지속적인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해 올해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도매판매 목표치를 지난해 대비 0.6% 늘어난 424만대로 설정했다. 또한,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전년 대비 4.0~5.0%로,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8.0~9.0%로 세웠다.
기아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치를 전년 대비 3.6% 늘어난 320만대(도매 기준)로 제시했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3.4% 늘어난 12조원을 각각 목표로 세웠다. 목표 영업이익률은 0.3%포인트 증가한 11.9%로 잡았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실적 호조를 반영, 기말 배당금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2023년 기말 배당금을 주당 8400원으로 결정했다.
이 결과 연간 배당은 2·3분기 배당 합계 3000원(2개 분기 각 1500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63% 증가한 주당 1만14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3개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인 ‘배당성향 25% 이상 설정’에 의거한 배당액으로 역대 최대치다.
기아는 기말 배당금을 전년(3500원) 대비 2100원 오른 5600원으로 책정하고,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에 밝힌 중장기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입분의 소각비율을 조건부(3분기까지 경영목표 달성 시) 100%로 확대(기존 소각 비율 50%)하는 등 올해 총주주환원율을 최대 31%까지 끌어올리며 주주가치 제고를 강화할 방침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