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청장, 발달장애인 부모 탓하는 듯한 발언…징계 개시
영도구청장, 친분 있는 민주당 예비후보에 “파이팅”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총선이 두 달여 남은 민감한 시기에 구청장들의 잘못된 언행으로 선거운동 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최근 부산지역 여당 소속 기초단체장의 언행이 잇달아 구설에 오르면서 총선을 준비하는 같은 당 예비후보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24일 오후 발달장애인을 낳은 부모를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당 소속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발달장애인 관련 발언으로 당 윤리 규칙 제4조(품위유지) 등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해당 규정은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 구청장은 지난 17일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과의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김 청장이 발달장애인 돌봄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발달장애인 부모가 무슨 죄가 있느냐는 취지로 말하자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하는데 낳았다”고 발언했다.
오 구청장은 발언 직후 “말이 헛나간 것이고 발달장애인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고생하는 게 안타깝다는 취지였다”고 사과했으나 야당과 장애인 학부모단체가 규탄 성명을 내는 등 논란이 확산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기재 부산 영도구청장은 같은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쳐 당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김 구청장은 지난 20일 오후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 중·영도 선거구 김비오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오른팔을 들어 올리며 “김비오가 잘 될 수 있도록, 김비오 파이팅”을 외쳤다.
당원들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나오자 김 구청장은 “상대 정당 예비후보 행사에 가지 않아야 했는데, 의형제처럼 친하게 지내는 후보여서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갔다”면서 “개소식에서 한 발언에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여전하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김 구청장의 이런 행위를 중앙당에 보고 했고,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도 해당 발언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중·영도에서 뛰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의 한 예비후보는 “김 구청장의 언행을 듣고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추운 날씨에 고생하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는 예비후보들의 분노를 사는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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