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이 지난 29일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의 꼬리지느러미에 얽혀있던 낚싯줄 일부를 제거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핫핑크돌핀스’ 영상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제주 바다에서 낚싯줄 등 폐어구에 몸이 걸린 채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꼬리 지느러미에서 길이 2m가 넘는 낚싯줄이 제거됐다.
30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로 구성된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은 남방큰돌고래 새끼 ‘종달’이의 꼬리지느러미에 얽혀 있던 낚싯줄 일부를 전날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제거한 낚싯줄 길이는 2.5m로, 무게는 낚싯줄에 함께 얽혀있던 해조류까지 196g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낚싯줄 제거 과정을 담은 영상을 올리고 “종달이는 꼬리에 얽힌 낚싯줄이 풀리자 한결 자유로워진 모습으로 유영중”이라면서도 “여전히 입과 몸통에 낚싯줄이 남아 있어 제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꼬리지느러미에는 아직 30㎝가량의 낚싯줄이 남아 있으며, 주둥이와 몸통에도 낚싯줄이 얽혀 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단체는 “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은 낚싯줄 제거 과정에서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종달이가 제주 바다에서 남은 생을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종달이 몸에 남은 낚싯줄을 제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꼬리지느러미에 얽혀있던 낚싯줄 일부를 제거한 ‘종달’; [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 제공] |
종달이는 지난해 11월 초 낚싯줄 등 폐어구에 주둥이에서부터 꼬리까지 걸린 채 유영하는 모습이 처음 포착됐다. 이후 두 달이 넘은 지난 16일에도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위험스럽게 지내는 모습이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됐다. 특히 낚싯줄이 종달이의 몸에 파고들어 상처가 나고, 해조류까지 달라붙어 정상적인 유영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이달 초 “몇 달 전 최초 목격 때보다, 이 새끼 남방큰돌고래는 움직임이 더 둔해지고 있다”며 “자세히 관찰하니 입 쪽에도 그물이 걸려 있다. 아직 모유를 먹고 있는데, 행동이 부자연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에 긴급 구조단은 지난해 11월 9일 해양수산부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지난 24일 해양보호생물 구조에 필요한 승인을 받아 29일부터 본격적인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긴급 구조단은 전문가와 논의 끝에 포획하지 않고 구조 선박을 탄 상태에서 남방큰돌고래와 친밀감을 키우면서 칼을 매단 장대로 낚싯줄을 끊어내는 시도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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