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머스크에 75조 주식 제공 테슬라 결정 무효”…테슬라 변신 계획 차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6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혁신과 스타트업을 위한 ‘비바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법원은 30일(현지시간)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최대 558억달러(74조5000억원) 어치의 스톡옵션을 제공하려던 계획에 절차상 결함이 있다며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에 머스크는 항소할 계획이지만, 지배력 강화로 테슬라를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첨단 분야 선두 기업으로 만들려는 머스크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은 이날 테슬라 이사회가 2018년 머스크 CEO에 대해 승인한 보상 패키지가 무효라며 테슬라 소액 주주 리처드 토네타의 손을 들어줬다.

캐서린 맥코믹 판사는 “머스크가 테슬라를 지배했으며, 이사회가 그의 보상을 승인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결함이 있다”며 “피고(머스크)에게 기록적인 금액을 제공하기로 한 계약은 무효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머스크에 대한 보상 패키지는 테슬라 매출·시가총액·이익 등 목표 달성 때마다 12차례에 걸쳐 최대 1억1000만주의 스톡옵션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머스크가 12차례의 스톡옵션을 모두 받으려면 2018년 당시 600억달러 미만이었던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최소 6500억달러에 도달하고, 다양한 매출 및 이익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데 테슬라는 2022년 이러한 마지막 난관을 극복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원고 토네다는 머스크가 최대 558억달러에 달할 수 있는 이사회의 보상 패키지 승인 절차를 통제하고, 이사회가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며 승인 취소 소송을 제기해 2022년 말 재판이 시작됐다.

테슬라의 플래그십 전기차 픽업 사이버트럭이 28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上海) 쇼핑몰에 전시돼 있다./로이터·연합뉴스

WSJ은 테슬라 이사회가 2017년부터 머스크에 대한 새로운 보상 패키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이사회 멤버이자 보상위원회 회장인 이라 에렌프라이스가 “나는 어떻게 하면 머스크가 테슬라에 계속 관여할 수 있도록 할까를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다양한 다른 업체보다 테슬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완전 성과연동제로 그에 대한 보상 패키지를 고안했다는 의미다.

머스크도 “테슬라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며 자신의 보상 패키지가 정당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머스크 측은 항소할 예정이어서 최종 판결은 상급 법원에서 날 전망이지만 스톡옵션을 행사해 지분 약 21%로 테슬라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던 머스크의 계획엔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13%의 지분으로 테슬라의 최대 주주인 머스크는 이달 초 자신이 약 25%의 테슬라 지분을 통제하지 않는 한 테슬라가
AI·로보틱스 분야의 선두 주자로 전환하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