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우승 후보 이란이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시리아를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
이란은 1일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시리아와 연장 120분까지 1-로 승패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겼다.
후반 추가시간 메히드 타레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바람에 수적 열세에 놓였으나 연장전 30분을 버텨 내고 승부차기에서 시리아에 앞섰다.
이란은 바레인을 3-1로 꺾고 8강에 선착한 일본과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FIFA 랭킹 21위 이란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리아에 맞선다. 최전방에 아즈문을 놓고 타레미가 뒤를 받쳤다. 가예디와 자한바크시가 양쪽 측면에 배치됐고 고도스와 에자톨라히가 중원에 자리했다. 포백은 하지사피, 칼리자데, 체시미, 레자에이안으로 꾸렸으며 골문은 베이란반드가 지켰다.
91위 시리아는 4-4-2 포메이션으로 이란에 도전했다. 헤사스와 크르빈이 투톱으로 사섰고 미드필더진은 엘리아스와 함이 중원을, 라마단과 알 아스와드가 좌우 측면에 자리했다. 포백은 알 아얀, 크루마, 우에수, 바이스가 꾸렸고 마다니에흐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주도권을 잡은 이란은 7분 만에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자한바하시가 뿌린 스루패스가 아즈문에게 연결됐다. 아즈문이 날린 오른발 슈팅이 마다니에흐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란은 쉴 새 없이 시리아를 몰아세웠다. 전반 25분 가예디에 이어 전반 27분엔 하지사피가 슈팅을 시도했다. 시리아 골키퍼 마다니에흐가 선방으로 0-0 균형을 지켰다.
이란은 전반 34분에 시리아 골문을 열었다. 전반 34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타레미가 시리아 수비수 우에수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 냈다. 키커로 나선 타레미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1-0을 만들었다.
1골을 허용한 시리아는 라인을 끌어올렸고 전반 39분 이란을 위협했다. 알 아얀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날린 중거리 슈팅이 베이란반드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44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받아 연결한 헤딩슛도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전은 이란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 51분 이란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아즈문이 득점 기회를 날렸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는데 오른발 슈팅을 마다니에흐 골키퍼가 손끝으로 걷어 냈다.
이란의 맹공은 계속됐다. 이어진 슈팅 기회에서 아즈믄이 시도한 헤딩 슈팅이 골키퍼를 지나 골라인으로 향했지만 지키고 있던 시리아 수비에게 막혔다. 4분 뒤에도 타레미와 아즈문이 합작한 기회를 시리아 골키퍼가 달려나와 선방했다.
이란의 맹공을 1골로 버텨 내던 시리아가 후반 61분 온필드리뷰 끝에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크리빈이 후반 64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리드를 빼앗긴 이란은 다시 앞서가기 위해 시리아를 두드렸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 66분 시도한 슈팅은 골대 위로 멀리 벗어났고 68분 자한바크시의 슈팅도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 80분에 날린 슈팅은 결정적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2대1 패스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이번에도 시리아 골키퍼 마다니에흐를 넘지 못했다.
후반 90분 이란에 변수가 생겼다. 타레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타레는 수비하는 과정에서 넘어졌는데 이것을 다이빙으로 판단하고 주심이 옐로 카드를 떠내들었다.
1명이 앞선 시리아가 전세를 바꿔 이란을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후반 추가 시간 이란을 위협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날린 슈팅을 이란이 육탄 방어로 막아 냈다.
연장전에서 이란은 수비를 굳히고 시리아에 맞섰다. 타레미가 빠진 만큼 공격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승부차기를 노리는 듯한 전형이었다. 시리아가 이란 골문을 열지 못하면서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승부차기는 시리아 두 번째 키커에서 먼저 갈렸다. 시리아 2번 키커 파하드 유세프가 찬 슈팅을 이란 골키퍼가 막아 냈다.
이란과 시리아는 3번 키커와 4번 키커가 모두 성공하며 4-3으로 이란이 앞선 점수를 유지했다. 이 승부차기는 5번 키커에서 끝났다. 이란이 성공한 반면 시리아 마지막 키커가 실패하면서 5-3으로 승부차기가 마무리됐다.
이란이 16강에서 진출하면서 우승 후보 일본과 대진이 성사됐다. 아시아에서 FIFA 랭킹이 17위로 가장 높은 일본과 두 번째로 높은 이란의 맞대결이다. 다만 이란은 공격 핵심인 타레미가 경고 누적으로 이 경기에 나올 수 없다는 점이 변수다.
이란은 이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1968년과 1972년 그리고 1976년까지 연속으로 3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후엔 우승이 없다. 지난 대회에선 4강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 C조(아랍에미레이트·팔레스타인·홍콩)를 3전 전승으로 1위로 통과하며 16강에 올랐다.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른 시리아는 16강에서 이란을 잡는 이변을 만드는 듯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를 끝으로 16강이 마무리되면서 8강 대진이 완성됐다. 왼쪽 편에선 타지키스탄과 요르단이 맞붙고 호주와 한국이 격돌한다. 오른쪽 편에선 이란과 일본, 그리고 개최국 카타르와 우즈베키스탄이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경기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약속은 하지 않는다. 축구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당연한 것은 없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대회에 나서겠다. 수준높은 팀들과 상대한다. 그들 상대로 우승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이 우승을 한 지 너무 오래됐다. 팀의 자질, 선수들을 보면 충분히 우승 가능하다.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 얼마나 힘든지 잘 느끼고 있다. 중동팀들의 장-단점, 동남아 팀들의 장단점을 알게 됐다. 쉽지 않겠지만 목표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8강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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