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전사적으로 전장 사업 역량 키우기에 나섰다.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등 각 계열사가 갖춘 기술력을 결집해 전장 풀 라인업을 갖추는 등 전기차 생태계 확장에 적극이다. ‘차체·타이어 빼고 다 만든다’는 전략으로 고객사를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3일 LG그룹은 핵심 계열사 4곳을 중심으로 전장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 올림픽’이라 불리는 ‘EVS37’에 LG그룹 전장 계열사가 총출동했는데, 배터리부터 파워트레인 시스템, 차량용 카메라·라이다, 디스플레이, 콘텐츠 플랫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주력으로 선보였다. LG그룹이 자동차 산업계서 ‘차체 빼고 다 만든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LG전자는 계기판과 중앙정보디스플레이·보조석 디스플레이 등 3개 화면을 하나로 통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다양한 콘텐츠를 차량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ACP) 개발을 담당한다.
또 합작법인인 LG마그나를 통해 전기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해 바퀴를 움직이게 하는 파워트레인 시스템 역량을 강화한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 주요 부품인 차량용 카메라나 라이다 등 센싱 솔루션을 비롯해 커넥티드 카 구현을 위한 통신 솔루션, 라이팅 및 파워 솔루션 등을 개발한다.
이외에도 LG디스플레이는 차량 내 스크린을 보다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는 ATO(Advanced Thin OLED), 무안경 3D 계기판과 시야각 제어 기술이 적용된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제품을 선보이며,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 필요에 따라 맞춤형 제공이 가능한 파우치·원통형 배터리 등을 공급한다.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는 차량용 게임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그룹 내 전장 사업 역량을 확대해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실제로 LG전자에서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던 전장(VS)사업부는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해 지난해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LG이노텍은 IT제품에서 전장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 역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신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LG그룹은 자동차 산업계서 존재감을 공고히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는 ‘올해 자동차 업계 인물’ 10위에 구광모 회장을 선정했다. 모터트렌드는 “구 회장은 그룹 자회사인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를 운영하는 대표적 한국 대기업”이라며 “자동차 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사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LG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메르세데스 벤츠, 현대자동차 등을 잇따라 방문해 협력을 논의하는 등 접점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3월 초 메르세데스 벤츠 독일 본사에서 진행된 임원진 미팅에선 양사간 오랜 파트너십과 인포테인먼트 및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해 올라 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우리는 하이퍼스크린으로 인포테인먼트 게임의 수준을 높이는 것을 포함해 수년 동안 LG와 협력해왔다”며 “카메라 시스템은 자율주행 분야서 우리의 선구적인 역할에 기여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2626억달러(약 353조원)였던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는 2030년 4681억7000만달러(약 630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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