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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의 무역을 돕는 중국 은행들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차단하는 고강도 제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방위 산업 재건을 돕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곧 중국을 방문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같은 제재를 지렛대(leverage)로 삼아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전쟁을 돕는 중국 은행들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차단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 카드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것으로 제재가 시행되면 중국 은행들은 달러에 대한 접근성이 약화되고, 유럽 등과의 교역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만 해도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하지 말라는 서방의 제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군사용으로 전용이 가능한 중국 기업들의 이중용도 제품이 러시아로 대거 수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회로, 항공기 부품, 기계 및 공작기계 등인데 미국 관리들은 이를 통해 러시아가 군사 산업 역량을 재건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특히 지난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군에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중 용도 제품의 교역이 크게 늘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은행을 겨누는 것은 은행이 기업들에게 신용장을 제공하는 등 수출의 중개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제재 초안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WSJ은 “미국 당국자들은 블링컨 장관이 중국으로 향하는 현 시점에서, 중국 은행들이 달러에 대한 접근을 잃고 유럽과의 무역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협이 중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는 대러시아 수출을 억제하도록 중국을 외교적으로 설득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옵션이라고 미국 당국자들은 전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앞서 중국 고위 관료들과의 회담에서 “군사 또는 이중용도 물품을 러시아 방위산업 기지로 보내는 거래를 촉진하는 모든 은행은 미국 제재의 위험에 노출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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