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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지난주 재점화 한 가자지구 전쟁 반대시위가 예일대를 거쳐 전국 대학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밤 뉴욕대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를 해산하고 133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치안방해 혐의로 법정 출두 소환장을 받고 풀려난 상태다. 컬럼비아대가 대면 수업을 취소한 가운데 예일대에서도 수 십 명의 학생이 체포됐다. 버클리와 MIT를 포함 미국 전역의 대학에서 시위대가 캠퍼스에 캠프장을 세우고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가자 전쟁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과 시위가 미국 대학가를 뒤흔들고 있다고 AP, BBC등 외신이 23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지지 대학생과 팔레스타인지지 대학생들은 쌍방에서 반유대주의와 이슬람혐오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뿐 아니라 “반유대주의 시위”도 비난한다고 말했다.
대학 내 반전 시위는 지난 주 컬럼비아대에서 100여 명이 체포된 데 이어 예일대, 뉴욕대, 미시간대, 미네소타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 등 캠퍼스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네마트 미노체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22일 “위협과 괴롭힘”이 발생했다며 모든 강의는 원격으로 진행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뉴욕대에서는 시위대가 캠퍼스에 텐트를 세웠다. 다른 대학 학생들처럼 이들 시위대도 이스라엘과 이해관계가 있는 무기제조업체나 기업으로부터 재정지원이나 기부를 받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위대가 수 백 명으로 불어난 예일대에서는 경찰이 학생 47명을 체포했다. 대학은 학생들이 여러 차례에 걸친 해산명령에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터 살로비 예일대 총장은 “시민 담론과 평화 시위에 대한 요구가 무시돼 매우 슬펐다”고 말했다. 그는 유대인, 무슬림, 이스라엘인, 아랍 및 팔레스타인 공동체 구성원들이 캠퍼스 환경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체포된 학생 47명에 대한 정학 등 징계 방침을 밝혔다.
캘리포니아대, MIT, 미시간대, 에머슨 컬리지에서도 학생들이 캠퍼스에 캠프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런 대학 시위는 반유대주의로 인해 오명을 받기도 한다. 컬럼비아대 인근 시위대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지지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게시됐다고 BBC는 전했다. 컬럼비아대와 관련 있는 한 랍비는 300명의 유대인 학생들에게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학교에 오지 말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컬럼비아 대학생’ 그룹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어떤 형태의 증오나 편견도 단호히 배격한다”며 선동가들을 비난하고 “그들은 우리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학교측은 23일 자정(한국시간 24일 오후 1시)까지 학생들에게 농성시위를 해산하라고 최종 시한을 통첩했다. 샤피크 총장은 “나는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시위권을 존중하며 많은 시위자가 평화롭게 모였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텐트촌은 심각한 안전 우려를 야기하고 캠퍼스 생활을 방해하며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위를 조직한 학생 단체들은 밤새 경찰의 강제 철거가 있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컬럼비아대 학보사인 ‘컬럼비아 데일리 스펙테이터’는 샤피크 총장이 경찰의 진입과 학생 체포를 허용함으로써 캠퍼스 생활을 방해하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안전 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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